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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야구 시즌 1, 2를 통틀어 가장 치열한 접전이었다고 해도 될 만큼의 승부였다. 경기가 끝나기 전까지 승패의 향방을 알 수 없었던 안갯속 승부였고 예상치 못한 반전도 있었다. 하지만 몬스터즈는 승자가 될 수 없었다. 이전 경기에서 보여줬던 극적인 역전승은 없었고 대신 극적인 끝내기 승리를 한 상대 팀의 세리머니를 지켜봐야 했다. 

최강야구 몬스터즈로서는 너무 아픈 패배였다. 몬스터즈는 강릉 영동대와의 시즌 29번째 경기에서 2점 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9회 말 3실점과 함께 8 : 9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시즌 전적은 20승 9패, 어렵게 지켜왔던 승률 7할이 시즌 막바지 다시 무너졌다. 전날 강릉 영동대에서 최강야구 사상 최초로 완투패를 당했던 몬스터즈는 이번에는 최초의 시리즈를 모두 내주는 시리즈 스윕패까지 허용했다. 

강릉 영동대와의 2차전을 앞둔 몬스터즈 선수들은 그 어느 때보다 강한 의지와 각오로 임했다. 시리즈를 모두 내주지 않았던 나름의 전통을 이어가야 했고 시즌 3를 위하 필요한 승률 7할 달성을 위해 강릉 영동대와의 2차전은 매우 중요했기 때문이었다.

만약, 경기를 패한다면 7할 승률이 무너지고 시즌 남은 2경기를 모두 승리해야 7할 승률을 달성할 수 있는 상황에 몰리기 때문이었다. 남은 2경기가 독립리그 우승 팀 연천 미라클과 대학야구 올스타까지 강한 상대들이라는 점에서 강릉 영동대와의 2차전은 이번 시즌 가장 중요한 경기였다. 이에 선수들은 웃음기를 싹 빼고 경기를 준비했고 연습에 임했다. 팔꿈치 수술로 재활을 하며 코치 역할을 하고 있는 이택근까지 수비 연습에 나설 정도였다. 그만큼 몬스터즈 선수들에게는 강한 위기의식이 함께 하고 있었다. 

 

 




비장한 마음으로 준비했던 강릉 영동대와의 2차전


하지만 몬스터즈 김성근 감독은 선발 라인업 작성에 고심을 거듭해야 했다. 결국은 코치진에서 그 역할을 위임하고 말았다. 선수 자원은 크게 부족하고 컨디션이 떨어진 선수들도 많았다. 이에 더해 전날 경기에서 타구에 얼굴을 맞아 교체됐던 주전 3루수 정성훈도 그 후유증으로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 가뜩이나 부족한 선수 자원이 더 줄었다. 

고심 끝에 이광길, 이택근 코치진은 이전 경기와 다른 타순으로 선발 라인업을 작성했다. 최근 경기에서 2번 타순에 있었던 정근우를 본래 자리인 1번 타자로 기용하고 김문호를 2번 타순으로 내렸다. 5번 타순에는 정의윤이 자리했다. 시즌 1에서는 4번 타자로 중용됐던 정의윤이었지만, 시즌 2에서 타격 부진에 시달리던 그였다.

코치진은 정의윤의 연습 타구를 보면서 강한 영감을 느낀 듯 보였다. 결과론적으로 이 결정은 성공적이었다. 박용택 이대호, 정의윤 이후 하위 타선은 6번 최수현을 시작으로 박재욱, 문교원, 유태웅까지 젊은 선수들이 자리했다. 선발 투수는 에이스 이대은이었다. 

경기는 몬스터즈 선수들의 의지와 달리 강릉 영동대가 초반 분위기를 다시 주도하는 흐름이었다. 에이스 이대은의 난조가 결정적이었다. 이대은은 중압감 가득한 경기에 큰 부담을 가진 듯 보였다. 1회 말 수비를 무난히 넘겼지만, 2회 말 큰 고비가 찾아왔다.

강릉 영동대는 이대은을 상대로 치고 달리기 작전 등 기동력과 작전 야구를 하며 강하게 그를 흔들었다. 강릉 영동대의 적극적인 작전 야구는 성공적이었다. 강릉 영동대는 치고 달리기 작전 적중으로 선취 득점을 했고 투수 이대은의 번트 수비 실책으로 1점을 더 추가했다. 예상치 못한 실점에 이대은은 더 깊은 난조에 빠져들었다. 이대은은 다시 2점 홈런을 허용했고 몬스터즈는 4점을 먼저 내주고 경기를 하게 됐다. 

전날에 이어 강릉 영동대 타자들의 스윙은 거침이 없었고 변화구 등에 대한 대응력도 뛰어났다. 전날 신재영이 그랬던 것처럼 이대은은 강릉 영동대 타자들의 방망이에 고전했다. 기세 싸움에 밀린 탓인지 이대은은 제구가 날카로움도 떨어졌도 주 무기 스플리터 포크볼 역시 제구가 높게 형성되며 강릉 영동대 타자들의 좋은 먹잇감이 됐다. 이대은의 구질은 많은 땅볼을 유도해야 했지만, 강릉 영동대 타자들의 타구는 날카롭게 외야로 자주 향했다.

 

 

 




에이스 이대은의 난조 그리고 4실점, 정의윤의 동점 만루 홈런


패배의 그림자가 빠르게 드리운 상황에서 몬스터즈는 3회 초 바로 반격에 성공하며 경기 균형을 맞췄다. 그 주역은 정의윤이었다. 강릉 영동대 선발 투수는 1회와 2회를 무난히 넘겼지만, 타선이 4득점 한 이후 수비에서 제구가 흔들렸다. 승리 가능성이 커지고 이 점수를 지켜야 한다는 마음이 강했던 게 오히려 몸에 힘이 들어가게 했고 투구 밸런스를 흔들었다. 

상대 선발 투수의 난조로 잡은 2사 만루에서 타석에 정의윤이 들어섰다. 시즌 2에서 타격 부진으로 상당한 마음고생을 했던 그였다. 한때 주전 자리에서 밀려나기도 했고 하위 타순을 전전했던 그였다. 모처럼 중심 타선에서 선 정의윤은 끈질긴 승부를 했고 상대 투수의 가운데 몰린 실투를 좌측 담장을 넘기는 만루 홈런으로 연결했다.

그의 시즌 첫 홈런이었고 그 홈런이 너무나 결정적 순간 터져 나왔다. 정의윤은 모처럼 시원하게 배트 플립을 했고 홈런의 기쁨을 만끽했다. 정의윤은 벤치로 돌아와 그를 믿고 계속 기용해 준 김성근 감독에 인사를 먼저 했다. 이 한방으로 몬스터즈는 절대 열세의 분위기를 반전할 수 있다. 

하지만 강릉 영동대는 쉽게 경기 흐름을 내주지 않았다. 돌아온 3회 말 공격에서 강릉 영동대는 솔로 홈런으로 다시 리드를 잡았다. 타자들이 초반 대량 실점을 바로 만회했지만, 이대은은 여전히 그의 투구 리듬을 찾지 못했고 높게 형성된 공이 다시 담장 밖을 향했다. 이대로 무너질 수 있는 위기였다. 이대은의 초반 강판은 몬스터즈의 투수진 운영에 큰 부담이 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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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몬스터즈는 팀에서 가장 컨디션이 뛰어난 신재영과 오주원을 마운드에 올렸도 두 투수의 투구수도 비교적 많았다. 연투가 어려운 두 투수를 제외하고 가용 투수들 중 이대은 이상의 퍼포먼스를 기대할 투수는 없었다. 가능한 이대은이 많은 이닝을 버터야 했다. 이 점을 이대은도 알고 있었다. 다시 마음을 다잡은 이대은 상대 주자를 견제 아웃 시키며 이닝을 정리했고 6회까지 추가 실점 없이 마운드를 지켰다. 

이대은이 다시 안정을 찾으면서 몬스터즈 타선도 힘을 냈다. 4회 초 여러 상황이 발생했고 그 과정에서 몬스터즈는 3득점 하며 경기를 다시 역전시켰다. 4회 초 몬스터즈 정근우의 재치 있는 주자 플레이를 상대 투수를 흔들었고 이는 튼튼하던 강릉 영동대 내야진과 실책으로 연결됐다. 그렇게 연결된 기회는 2사 2, 3루로 이어졌다. 

여기서 강릉 영동대는 과감한 결정을 했다. 강릉 영동대 벤치는 타석에 있던 박용택을 고의 사구로 내보내고 4번  타자 이대호와의 승부를 선택했다. 이를 위해 강릉 영동대는 투수를 교체하며 생소함이라는 변수를 더했다. 3번 타자를 고의 사구로 내보내고 4번 타자와 승부를 한다는 건 쉽게 예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강릉 영동대 벤치는 박용택보다는 이대호의 타격 컨디션이 떨어진다는 판단을 했다.

 

 

 




이대호의 2타점 적시타, 최수현의 솔로 홈런


이 승부수는 철저히 실패했다. 이대호는 타석에서 바로 2타점 적시 안타로 그가 이대호임을 입증했다. 6 : 5 몬스터즈의 재역전, 이후 강릉 영동대 투수의 제구 난조가 더해지며 몬스터즈는 밀어내기 볼넷을 한 점을 더 추가했다. 몬스터즈는 치열한 타격전 와중에 7 : 5로 한 걸음 더 앞서가게 됐다.

이후 경기는 득점 없이 다소 소강상태로 접어들었다. 몬스터즈 선발 투수 이대은은 타선의 거듭된 지원에 심기일전하며 실점 없이 이닝을 이어갔다. 결정적으로 7회 초 최수현이 솔로 홈런을 터뜨리며 몬스터즈는 8 : 5 리드와 함께 승리에 더 가까워지는 듯 보였다. 통상적으로 보는 야구에서라면 누구든 몬스터즈의 승리를 예상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에 한껏 긴장했던 몬스터즈 선수들도 조금은 여유를 찾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강릉 영동대는 포기하지 않았다. 강릉 영동대는 7회 말 다시 주자를 출루시키며 몬스터즈를 압박했다. 이미 이대은의 투구 수가 100개를 넘긴 상황에서 지친 이대은으로 남은 이닝을 막아내기는 무리가 있었다. 몬스터즈는 2번째 투수로 유희관을 마운드에 올렸다. 이대은과는 전혀 다른 유형의 좌완 기교파 투수로 강릉 영동대 타선의 흐름을 끊으려는 시도였다.

여기에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했다. 상대 1루 주자를 견제하기 위한 포수 박재욱의 1루 견제가 외야로 빠져나가면서 무사 3루의 위기를 맞이했기 때문이었다. 잔잔하던 경기 흐름이 다시 큰 폭풍이 몰아칠 것 같았다. 몬스터즈가 이 위기를 극복한 건 유희관의 느린 공이었다. 유희관은 3루 주자의 득점을 허용하긴 했지만, 추가 실점을 막았고 그의 무실점은 8회까지 계속됐다.

유희관은 70킬로, 80킬로 대 느린 커브를 과감히 사용하며 강릉 영동대 타자들의 타이밍을 흔들었고 이는 효과적이었다. 이대은과는 전혀 다른 유형의 공에 강릉 영동대 타자들은 쉽게 적응하지 못했다. 그렇게 경기 후반이 흘러갔고 몬스터즈의 승리까지 남은 이닝은 1이닝이었다.

 

 

 




더 느림으로 버틴 유희관 


9회 말 몬스터즈 유희관을 다시 마운드에 올렸다. 송승준과 장원삼이 마운드에 설 수 있었지만, 그들로는 강릉 영동대 타선을 막기는 무리가 있다는 벤치의 판단이었다. 유희관의 투구 내용이 뛰어나기도 했다. 하지만 강릉 영동대 타자들은 유희관 공의 공략법을 파악하고 타석에 섰다. 

강릉 영동대는 1사 후 연속 안타로 득점 기회를 다시 잡았다. 다시 긴장감이 경기장을 가득 채웠다. 여기서 타석에 선 선수는 전다민, 전날 경기에서 4안타를 몰아치며 승리의 주역이 됐던 그가 결정적 순간 타석에 섰다. 공교롭게도 그는 2024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두산의 지명을 받았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두산의 레전드 투수 유희관과 승패를 좌우할 수 있는 승부를 하게 됐다. 

전다민은 좌중간으로 향하는 안타를 때려냈다. 마침 빠르게 스타트를 했던 2루 주자는 무난히 홈으로 들어왔고 경기는 몬스터즈의 8 : 7 한 점차 아슬아슬한 리드로 급변했다. 이런 상황 변화가 채 끝나기도 전에 돌발 상황이 발생했다. 몬스터즈 내야진의 방심을 틈타 3루 주자가 과감히 홈으로 향했고 송구가 빠지면서 득점이 이루어졌다.

이에 더해 2루에 있던 타자 주자 전다민 마저 홈 득점에 성공하며 강릉 영동대는 순식간에 9 : 8 끝내기 승리를 완성했다. 몬스터즈 선수들로서는 어안이 벙벙한 순간이었다. 3실점이 너무나 순식간에 현실이 됐기 때문이었다. 강릉 영동대 선수들의 승리 세리머니를 보면서도 몬스터즈 선수들은 상황을 실감하지 못하고 경기장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

여기서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났다. 심판들이 모여 합의 판정이 이루어졌고 상황은 1사 2, 3루 되돌려졌다. 전다민의 적시타 상황에서 강릉 영동대의 1득점 후 심판의 타임아웃 선언이 있었다. 야구에서 말하는 볼데드 상황에서 강릉 영동대 주자들의 주루 플레이가 이어지면서 득점이 이루어졌고 야구 규칙상 이는 무효 처리돼야 했다.

몬스터즈로서는 지옥에 떨어졌다 되살아나는 순간이었다. 기사회생의 기회가 생긴 셈이었다. 몬스터즈는 이 행운을 지키기 위해 투수를 오주원으로 교체했고 고의 사구로 과감한 만루 작전을 펼쳤다. 승리를 지키기 위한 승부수였지만, 오주원은 전날 많은 투구를 한 상태로 구위가 떨어져 있었다.

여기에 상황 자체도 너무 부담이 컸다. 구위로 타자를 상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 승부가 쉽지 않았다. 오주원은 유인구로 타자의 방망이를 이끌어내려 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정면 승부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오주원의 공은 가운데 몰렸고 그 공은 바싹 전진 수비에 나섰던 몬스터즈 좌익수 정의윤의 뒤로 넘어가는 2타점 끝내기 안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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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의 반전 거듭한 9회 말, 두 번의 끝내기 승리를 한 강릉 영동대



9 : 8, 강릉 영동대의 대 역전승이었다. 강릉 영동대 선수들은 한 이닝에만 두 번 승리 세리머니를 하는 진풍경을 연출하며 그들의 승리를 만끽했다. 몬스터즈는 하늘이 준 기회마저 날려버리며 허망한 패배를 끝내 막지 못했다. 몬스터즈 선수단은 순간 멍하니 경기장을 바라봐야 했다. 쉽게 경기장을 떠날 수 없었다. 김성근 감독 역시 말을 쉽게 잇지 못했다. 그렇게 강릉 영동대 선수들의 환호 뒤편에서 몬스터즈 선수들은 패배의 충격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이는 프로그램 제작팀도 마찬가지였다. 

이 패배로 몬스터즈는 말 그대로 다른 선택지가 없는 상황에 몰렸다. 이제 그들이 시즌 3를 기약할 수 있는 방법은 남은 2경기를 모두 승리하는 것 외에 다른 길은 없다. 몬스터즈의 남은 2경기는 프로그램의 존폐를 결정하는 승부가 됐다. 몬스터즈는 강릉 영동대에 다한 두 번의 충격적 패배의 아쉬움을 덜어낼 시간조차 허락되지 않게 됐다. 

몬스터즈 선수들은 강릉 영동대와의 경기를 통해 야구가 의지만으로 승리할 수 없음을 느낄 수 있었다. 오랜 세월 야구를 했던 선수들이지만, 그들은 야구가 어렵다는 걸 강릉 영동대와의 1차전 패배로 다시 한번 경험했고 그 경험은 2차전까지 이어졌다. 프로야구 선수로 숱한 경기를 치르고 패배도 경험했던 레전드들이지만, 강릉 영동대와의 2차전 패배를 마음속에 큰 여운을 남긴 듯 보였다.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만큼의 내용이었고 정말 힘든 경기였다. 그 결과는 참혹했다. 이제 필요한 건 패배의 충격을 잊고 남은 경기 승리하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 여러 선수들의 컨디션이 떨어지고 가용 선수 자원도 부족하지만, 그들의 다음을 기약하기 위해서는 그런 이유가 더는 필요가 없다.

김성근 감독이 몬스터즈 감독으로 취임하면서 했던 선수들로 인해 프로그램의 스태프와 그 가족 등 수많은 이들의 생계와 미래가 달려 있고 그 때문에 이겨야 한다는 말을 선수들은 다시 기억해야 할 시점이다. 두 번의 벼랑 끝 승부에서 몬스터즈가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지 남은 경기의 긴장감은 한층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 : 프로그램,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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