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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문명이 발전하고 국가가 형성되던 시대부터 불평등의 문제는 항상 삶과 함께 했다. 과학과 기술이 발전하고 경제규모가 커지는 등 인류는 외형적인 성장을 지속했고 삶의 질도 나아졌지만, 불평은 오히려 더 심화되고 있다. 세상은 우주개발, 인공지능의 발전, 빅 데이터 등의 용어가 보편화되고 발전의 속도는 가속화되고 있지만, 그런 발전의 과실은 누구에게나 주어지지 않고 있다.

특히, 경제적 불평등은 모든 나라의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고 국가 간 불평등 역시 마찬가지다.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개선을 위한 노력은 미약하기만 하다. 신자유주의가 하나의 중요한 트렌드가 되면서 불평등의 흐름을 제어할 수 있는 국가의 기능은 오히려 축소되고 있다. 그것이 경제규모를 더 키우고 모두가 잘 살 수 있는 방법이라고 했지만, 현실은 그와 정 반대였다. 불평등의 심화는 점점 사회 불안을 커지고 하고 있고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협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사회, 경제적 불평등이 심화하고 있다. 눈에 보이는 불평등 외에 우리 사회의 미래 전망도 어렵게 하고 있다. 인구의 대도시 집중은 지방 소멸을 가속화하고 있고 이는 도시에 살고 있는 이들의 삶도 힘들게 하고 있다. 무섭게 치솟는 집값은 삶의 중요한 요소인 주거 안정을 해치고 있다. 도시에서의 경쟁 심화는 일자리를 부족하게 하고 누구나 선망하는 안정된 일자리에 대한 수요 증가와 심각한 경쟁을 초래하고 있다.

그나마도 그 경쟁을 이겨낼 수 있는 이들의 숫자는 극히 한정적이다. 과거와 달리 계층별 이동의 수단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이는 부와 사회적 직위의 세습을 심화시키고 불평등 구조의 대물림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 속에서 희망을 잃어가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고, 젊은 세대들의 미래에 대한 절망은 심각한 출생률 저하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나라의 미래 성장 동력을 잃게 하고 인구 소멸의 위기를 우려하게 하고 있다. 이에 불평등의 문제는 더는 그 해결을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되고 있다. 이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와 연구,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 

 

 

AI 생성 이미지

 




불평등을 기술과 교육의 상관 관계속에서 살핀 로렌츠 카츠


이런 불평등의 문제에 대한 선진국의 많은 학자들이 다양한 관점에서 연구를 해왔다. 그중에서 미국의 저명한 경제학자이자 하버드대 교수인 로렌츠 카츠는 기술과 교육의 관계 속에서 불평등의 문제를 고찰했다. 부의 불평등은 계층별 교육 격차를 더 크게 하고 있다. 과거에 교육은 계층 이동을 가능하게 하는 사다리 역할을 했지만, 이제는 그 기능마저 희미해지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대학의 서열화가 분명하고 상위 레벨의 대학에 진학하는 게 사회적 성공을 위한 중요한 조건이 된 게 현실이다. 그 속에서 치열한 입시 경쟁은 불가피하고 이런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사교육 수요도 크게 증가했다. 이제 사교육 시장의 규모는 수십조원에 이르고 있다. 돈이 없으면 성공을 위한 기회조차 잡긴 힘든 시대가 됐다. 이는 교육 격차로 연결되고 불평등의 대물림으로 이어진다. 로렌츠 카츠는 기술의 급속한 발전이 교육 격차를 크게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기술과 교육의 경주라는 개념으로 이를 설명하려 했고 기술의 발전 속도를 교육이 따라가지 못할 때 불평등이 더 심화된다는 주장을 했다. 그러면서 불평등을 부자와 가난한 이들의 문제로만 봐서는 안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교육의 중요성과 함께 교육격차나 거주환경 개선을 위한 국가적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경제학자이기도 했지만, 미국 클린턴 정부 시절 행정부에 참여해 불평등 해소를 위한 정책에 참여했고 기회로의 이주 프로그램 등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행동을 실현하기도 했다. 

 

 




기술과 교육의 경주 이론


그의 중요한 이론인 기술과 교육의 경주는 인류의 문명 발전의 역사를 조망하면서 기술의 발전과 그에 따른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기술의 발전 속도에 맞는 교육이 양질의 일자리를 가질 수 있는 기회가 되고 보다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영국에서 시작한 산업혁명 이후 산업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공장이 늘어나고 도시화가 진행됐다. 과거 농업이 산업의 중심이었던 시대가 점점 저물고 농촌의 소작농으로 일하던 사람들이 더 나은 삶을 위한 기회를 위해 도시로 몰려들었고 공장 노동자가 됐다. 산업혁명 초기 노동자들은 열악한 노동환경에 저임금에 시달렸지만, 점점 민주주의가 발전하면서 노동환경이 개선되고 수익도 증가했다. 그들 중 상당수는 도시 중산층이 됐다.

그 중산층을 이루는 이들의 대부분은 사무직 노동자들이었다. 산업혁명 초기 공장 기계는 단순노동의 영역이었고 특별한 기술이 필요하지 않았다. 하지만 공장의 규모가 커지면서 생산 외에 공장과 기업 운영을 위한 관리 업무가 필요했고 그 일에는 지식과 사무적 능력이 필요했다. 즉, 더 많은 교육을 받은 이들이 그 업무를 할 수 있었고 그들은 상대적을 높은 임금과 더 나은 근로 조건 속에서 살아갈 수 있었다. 즉, 기술의 발전과 사회 변화에 맞는 교육을 받은 이들이었다. 

이에 교육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이 커졌다. 더 많이 배우면 더 나는 삶을 살 수 있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이에 노동자들은 자녀 교육에 큰 관심을 보였고 가계 수입의 상당 부분을 투자했다. 실제 산업화가 급속히 진해하는 과정에서 더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은 인력의 수요는 계속 증가했고 고등 교육은 더 나은 삶을 보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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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역시 산업화가 급속히 진행하는 과정에서 도시의 일자리 수요가 늘었고 대학을 졸업한 이들이 양질의 일자리를 얻을 수 있었다. 이에 시골에서 도시로 대학 진학을 위해 유학을 떠나오는 일이 많았고 그들을 위해 가산을 정리하고 수입의 상당수를 투자하는 부모의 모습은 매우 보편적이었다. 이를 통해 자식들은 자기보다 경제적으로 더 나은 삶을 살았으면 하는 게 부모들의 공통된 마음이었다.

우리나라의 경제발전이 이루어지면서 교육의 효능감은 더 분명했다. 그에 상응하는 일자리도 많았다. 국가 차원에서도 양질의 노동력은 국가 발전의 중요한 기반이었다. 이는 인적 자본론에 근거한 것으로 인적자본론은 실제 노동자의 교육과 훈련의 정도에 따라 생산성과 소득이 결정된다는 이론이다. 우리나라의 산업화가 빠르게 이루어질 수 있었던 데는 높은 교육열에 근거한 양질의 노동력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실제 우리나라에서는 1980년대까지 대학 졸업은 중산층으로 가는 길을 열어줬다. 우리나라의 교육열은 그에 상응하는 결과를 가져다줬다. 이에 그 시대 자녀들 대부분은 부모보다 경제적으로 나은 삶을 살 수 있었다. 이는 미국이나 다른 선진국도 마찬가지였다. 그 시대는 교육의 확대가 기술의 발전과 조화를 이뤘다고 할 수 있다. 기술과 교육의 양립과 함께 국민과 국가의 발전이 함께 하는 시대였다. 

 

 




기술 발전에 따라 가지 못하는 교육 


하지만 기술의 발전 속도가 급속히 일어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정보통신 등 첨단 산업의 급속한 발전은 기술과 교육의 레이스에서 교육이 크게 뒤처지는 결과를 가져왔다. 급속히 발전하는 사회에서 과거 사람이 했던 노동의 영역을 기계와 컴퓨터 등이 대신하기 시작했다. 이는 일자리 감소로 이어졌다. 그러면서 고도화되고 전문화된 일자에 대한 수요가 늘었다.

하지만 교육은 그에 상응하는 인력을 만들어내는 데 한계가 있었다. 소수의 사람만이 그에 부합하는 조건을 갖출 수 있었다. 일자리의 양극화가 급속히 진행됐다. 그리고 높은 수준의 지식과 능력이 필요한 일자리는 보다 높은 수준의 교육을 요했고 이는 보통의 공교육 영역에서는 모두 충족하기 힘들었다. 이 지점부터 부에 따른 교육의 격차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결국, 전문화된 일자리는 이전보다 훨씬 많은 수익을 보장했지만, 그 혜택을 받는 이들을 소수에 불과했다. 

그 소수에 들어가지 못한 이들은 이전보다 떨어지는 조건의 일자리를 얻어야 했다. 가령, 기계나 컴퓨터가 하기 힘든 감정 노동, 임금이 상대적으로 낮은 단순노동을 해야 했다. 이런 현상은 경제적 불평들을 초래하는 원인이 됐다. 이는 기존 중산층에 포함됐던 많은 노동자들의 수익 감소와 계층 하락으로 연결됐다.

 



한때 미국 경제의 중심이었던 오대호 일대 중공업 지역은 산업 구조의 변화와 함께 쇠퇴했고 삶의 질도 하락했다.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건 백인 노동자들이었다. 당연히 그들의 사회적 불만도 커졌다. 이는 미국 정치판을 지금도 흔들고 있는 트럼프 돌풍의 한 요인이 됐다. 

이런 기술의 발전은 이전에 상상하지 못했던 영역에서도 인공지능이 인간을 대체하게 하고 있다. 고도의 지식과 경험 기술을 요했던 분야를 인공지능이 대신하고 있다. 이에 인공지능은 스스로 학습을 하고 그 능력을 업그레이드하면서 많은 분야에서 인간을 뛰어넘고 있다. 심지어 문화, 예술 영역에서도 인공지능이 점점 그 비중을 높이고 있다. 이에 대중들은 인공지능 등 첨단 기술의 발전에 열광하면서도 자신의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두려움을 함께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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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렌츠 카츠 <불평등 특집 2부 기술과 교육> 2강 교육과 기술의 레이스

불평등의 지난 역사를 살펴보면, 교육과 기술의 변화가 변곡점을 만들어 내곤 했다. 기술의 발달이 노동 시장에 가져온 변화와 그에 따른 교육의 변화 과정을 들여다보면, 어떻게 불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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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발전이 불러온 자본가의 절대 우위 환경 


또한, 기술의 발전은 자본가와 노동자와의 관계에서 자본가가 더 우위에 서도록 하고 있다. 기술의 발전은 산업 각 분야에서 독점 현상을 불러오고 있다. 첨단 산업에서 빅 테크 기업들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미국을 포함해 우리나라에서도 빅 테크 기업은 대기업과 같은 위상을 가지고 있다. 이 기업들은 막대한 정보를 독점하고 이를 기반으로 막대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양질의 일자리 감소를 초래하고 있다. 기업의 수익 대부분은 소수의 상위 노동자들이 독식하고 있다. 이에 경제규모가 커졌음에도 노동자들의 실질 임금은 계속 감소하고 있다. 또한, 노조활동 등 노동자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증진하기 위한 활동도 위축되고 있다. 쉽게 사람을 구인할 수 있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로렌츠 카츠는 이런 변화를 기술의 급속한 발전에 교육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현상에서 그 원인을 찾고 있다. 그러면서 인간의 영역을 빼앗고 있는 인공지능을 오히려 교육에 더 적극적으로 활용해 심화한 교육 격차를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을 하기도 했다. 또한, 인공지능을 이용해 단순화된 일을 대신하게 하고 사람은 인공지능이 할 수 없는 고도의 사유와 응용의 영역에 더 집중할 수 있다고 했다. 즉, 교육의 방향도 인공지능을 적극 활용할 수 있는 방향으로 변화할 필요가 있다. 이는 사회 발전을 선도하는 교육의 방향이기도 하다. 

로렌츠 카츠는 강의의 말미에 소득의 불평등이 가져오는 거주지 불리 현상과 이에 따른 교육 격차 심화를 해소할 수 있는 방향으로 클린턴 정부 시절 시행했던 기회로의 이주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이 프로그램은 거주지가 교육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전제로 저소득층 가정들에게 보다 나은 환경의 거주지로 이전을 위해 주택 임대 비용 등을 국가가 지원토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런 거주지 환경 개선은 보다 나은 환경에서 저소득층 가정이 범죄나 각종 유해한 환경에서 벗어나 보다 안락하고 안전한 삶을 살도록 한다. 이는 그 가정의 자녀들이 보다 학업에 진중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다. 그 효과는 상당 부분 입증됐다. 부모 세대들은 나아진 주거 여건에서 정신적, 육체적 건강에 긍정적 변화가 있었고 자녀들은 대학 진학률도 상대적으로 증가했다. 기술과 교육의 격차를 스스로 줄일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이렇게 로렌츠 카츠는 교육이 불평등의 개선에 큰 역할을 할 수 있음을 각종 사례를 통해 주장했다. 이는  국가가 그런 계층에 따른 교육의 격차를 줄이는 데 있어 더 적극적을 나서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도 적용될 수 있는 주장이다.

 

 




달라져야 할 우리의 교육 


경쟁에서 이기는 데 매몰된 우리 교육체계에서 서열화는 필연적이고 이는 소수의 승리자와 다수의 패배자를 양산하게 한다. 그런 결과를 가져오는 데 있어 부모의 재력과 각종 환경이 중요하게 작용한다. 이미 시작부터 불공정한 게임이다. 그리고  대다수를 이루는 패배자들은 양극화의 아랫부분을 점유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나누어진 계층 구조는 계속 고착화되고 있다. 지금과 같은 교육 체계가 유지된다면 불평등의 사회 개선을 더 요원할 수밖에 없다. 

이를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교육의 격차를 줄이기 위한 사회적 노력이 필요하다. 교육의 공공성을 보다 확대하고 교육의 기회가 보다 광범위하게 제공돼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대학의 간판으로 인생이 결정되는 사회 구조를 변화시켜야 한다. 미래의 기회가 보다 다양하게 제공돼야 하고 그 범위도 넓어져야 한다. 사람을 평가하는 방식도 성적이 아닌 그 사람의 진정한 실력이 기준이 되는 사회가 돼야 한다. 이는 교육이 보다 다양화되고 다양성이 공존하는 방식을 발전하게 할 수 있다. 

결국, 이런 사회를 만들기 위해 그런 교육을 할 수 있기 위해서는 기존의 사회 구조가 만들어낸 교육 시스템에서 주어지는 작은 기회의 문을 통과하기 위해 발버둥 치기보다는 그 문을 넓힐 수 있는 변화를 사회 구성원들이 만들어야 한다. 이는 사회를 건강하게 하고 나와 가족의 삶을 보다 행복하게 하는 일이다. 그런 사회를 위한 가장 빠른 방법은 삶을 바꾸는 가장 빠른 방법인 정치에 대한 관심과 적극적인 참여가 될 수 있다.

본 게시글은 EBS 스토리 기자단 18기 활동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사진 : EBS,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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