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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을 응징하고 정의를 구현하는 영웅 스토리는 예로부터 대중들이 흥미를 가지는 주제다. 고전 소설 등에서 권선징악의 이야기는 있어왔고 현대에 와서도 대중들에게는 질리지 않는 주제다. 이와 관련해 범죄 수사극은 그 내용이 달라질 수 있지만, 여전히 사랑받는 드라마와 영화의 소재다. 

이중 1970년대 초반 시작해 1980년 후반까지 장기간 방영했던 시리즈물인 수사반장은 그 시대 수사극 붐을 일으켰던 고전중의 고전이었다. 1971년 3월 6일 첫 방영을 시작한 수사반장은 1984년 10월 18일 종영했지만, 이후 시청자들의 부활 여론과 함께 1985년 5월 2일 부활해 1989년 10월 12일까지 880회가 방영됐다.

특히, 이 드라마는 드라마의 중심을 이루는 인물 박 반장 역할을 한 최불암 배우를 포함해 그의 수사팀 멤버들이 초창기부터 종영 때까지 함께 하는 일종의 성장 서사를 함께 했다. 같은 방송사에서 방영했던 농촌 드라마 전원일기와 함께 수사반장은 등장인물들과 시청자들이 함께 세월을 함께 한 드라마였다. 불행히도 수사반장 팀을 구성했던 배우들은 박 반장 역할을 했던 최불암 배우를 제외하고 모두 지병으로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드라마의 역사가 되는 수사반장과 전원일기 그리고 최불암


최불암 배우는 이제 80살이 넘은 나이에 연기자로서는 사실상 은퇴했지만, 다양한 방송에서 지속 활동을 하고 있고 그에게 있어 수사반장의 박 반장은 그를 특징하는 역할이었다. 박 반장 역할은 지금도 장년층들에게는 수사극의 전형적 주인공으로 기억된다.

또한, 최불암 배우는 앞서 언급한 농촌 드라마 전원일기에서 극의 중심을 이루는 양촌리 마을의 이장 김 회장 역을 통해 진정한 어른이자 아버지상을 대표하기도 했다. 참고로 전원일기는 1980년 10월 시작해 세기를 넘겨 2002년 12월 29일까지 무려 22년이 넘게 1088회가 방영된 또 하나의 레전드 드라마였다.

최불암 배우는 수사반장과 전원일기까지 한국 드라마를 대표하는 두 드라마의 중심이었다. 이를 바탕으로 최불암 배우는 국민배우로 지금도 많은 이들의 존경을 받고 있다. 이런 친근한 이미지는 한때 많은 국민들 사이에서 유행했던 허무 개그, 최불암 시리즈가 등장하기도 했다. 또한 최불암 배우는 배우로 왕성히 활동하던 시절, 정치인으로 변신해 본명인 최영한이라는 이름으로 국회의원으로 활동하는 등의 이력도 있다. 

이렇게 최불암으로 대표되는 수사극 수사반장은 철저한 고증과 그 시대상을 반영한 소재와 내용으로 많은 시청자들의 함께 했다. 수사반장은 극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경찰 역사에서 전설적인 존재인 최종락 총경이 직접 자문을 자료를 제공했고 배우들이 경찰학교에 입교에 교육을 받기도 했다.

 

 




수사극의 고전 수사반장 


이런 노력과 범죄자를 단죄하는 극의 구성이 주는 카타르시스는 수사반장이 오랜 세월 사랑을 받는 이유가 됐다. 또한, 수사반장은 단순히 범죄자를 단죄하는 것에서 벗어나 사회의 부조리와 환경적 여건 등으로 범죄자의 길로 들어선 생계형 범죄자들의 애환을 함께 다루는 등 휴먼 드라마의 성격도 함께 했다. 그 속에서 수사반장은 죄는 미워해도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격언을 함께 담았다. 

이 수사반장을 기점으로 각 방송사에서는 다양한 수사극이 등장했다. 지금 보는 수사극들의 원조 역시 수사반장이라 할 수 있다. 이 점에서 수사반장은 우리 드라마 역사에서 새로운 장르물의 문을 열었다는 점에서도 그 의미가 크다 할 수 있다. 

이 수사반장은 종영되고 30년도 더 넘어 수사반장 1958로 부활했다. 수사반장 1958은 수사반장의 한 팀을 이뤘던 박 반장 역의 최불암을 시작으로 김상순, 조경환, 수사반장 초창기 멤버인 김호정의 배우들의 청년 시절 형사 이야기를 담았다. 이에 따라 그 시대 배경 역시 그들의 나이에 맞게 제목대로 1958년으로 하고 있다. 드라마에서는 그 시대를 보다 실감나게 재현하기 위해 별도의 세트장을 만드는 등 완성도를 위한 노력을 더했다.

이는 과거 수사반장 드라마를 애청하는 이들에게는 과거의 향수를 느끼게 하고 그들과 함께 수사반장을 시청했던 이들과 수사반장 이후 세대들에게는 색다른 레트로 감성으로 가지게 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드라마 흐름이 현 세태를 반영한 트렌디 드라마와 오래전 과거를 배경으로 한 퓨전 사극이 주류를 이루는 현실에서 1950년대 배경은 차별성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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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반장 1958의 시대적 배경


이에 수사반장 1958을 이해하기 위해 당시 시대상을 조금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당시는 이승만의 자유당 정권 말기로 여전히 6.25 한국전쟁의 아픔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고 절대 빈곤의 삶을 살았던 시절이었다. 전쟁중에 파괴된 산업 기반이 복구되지 못했고 미국의 원조가 국가 재정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다. 그 속에서 일반 국민들의 삶은 가난을 벗어날 수 없었다. 

하지만 자유당 정권은 민생 문제 등 당면한 여러 현안을 해결하기에 무능했다. 당연히 미래 비전을 제시하지도 못했다. 또한, 부정부패가 만연했다. 정권의 무능과 부정부패는 국민들의 정권교체에 대한 열망을 크게 했다. 하지만 자유당 정권은 수차례 개헌을 통해 이승만의 대통령직 3연임에 성공했다. 이렇게 독재의 길을 걷게 된 이승만은 더 나아가 사실상 종신 대통령에 도전하며 또 한 번의 대통령 선거를 준비하고 있었다. 

자유당 정권은 그들의 정권을 더 공고히 하고 장기 집권 유지를 위해 행정 조직을 정권을 위해 움직이도록 했고 경찰 역시 마찬가지였다. 경찰들은 독재 정권의 하수인으로 또 다른 부정부패의 온상으로 민중의 지팡이라는 말을 무색하게 하는 행태를 보였다. 그들의 모습은 일제 강점기 일제의 앞잡이로 같은 민족을 억압했던 일제 경찰의 순사들과 다르지 않았다. 실제 광복 후 조직된 경찰 조직의 상당수는 친일 경찰들이 자리하고 있기도 했다. 

이런 경찰과 함께 자유당 정권에 편승한 이정재로 대표되는 조직 폭력 세력들은 각종 이권을 얻는 대가로 야당 인사들에 대한 테러를 하는 등의 정치 깡패로서 역할을 했다. 즉, 1958년은 민주주의 법과 제도 등이 무의미한 절대 권력과 그에 기생하는 힘이 지배하는 비상식의 시대였다. 그들에 저항하는 이들은 탄압받고 심지어 신변마저 위협받았다.  

그런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수사반장 1958은 절대 권력이라는 거악과 맞설 수밖에 없어 보인다. 실제 1, 2회를 통해 시골에서 최고의 소도둑 검거 실적을 바탕으로 서울의 경찰서로 올라오게 된 주인공 청년 형사 박영한은 시골에서는 경험하지 못했던 부조리한 사회 현실을 직접 경험하고 분노하게 된다. 그리고 그런 부조리한 현실에 그가 몸담고 있는 경찰 조직이 함께 하고 있다는 사실에 좌절감을 더하게 된다.

 

 

 




부조리가 일상이 된 야만의 시대, 정의를 구현하려 하는 청년 형사 박영한과 동료들 


누구보다 정의롭고 약자를 위해 살아온 박영한에게 그가 접한 현실은 쉽게 이해될 수 없었다. 이런 박영한은 경찰서에서 당연히 위험인물이 될 수밖에 없었다. 박영한의 정의 구현은 많은 경찰서 구성원들의 이익에 반하는 일이었고 그들이 두려워하는 더 높은 권력에도 반하는 일이기 때문이었다.

불의가 정의를 뒤덮은 현실이었지만, 한 줄기 빛이 있었다. 그의 남다른 정의감과 능력을 알아보고 그를 서울로 불러올린 반장과 타협을 모르는 미친개라 불리는 독종 형사 김상순, 추후 드라마 전개 과정에서 추가될 인물인 남다른 피지컬에 불의를 참지 못하는 쌀가게 집 아들인 조경환, 명석한 두뇌를 가지고 있는 엘리트 형사 서호정까지 박영한과 뜻을 함께 이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드라마를 통해 어설프지만 정의감 가득한 청년 형사들의 좌충우돌과 불의를 단죄하는 영웅 스토리를 함께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그 속에서 성장 서사가 더해질 예정이다. 그리고 이들이 맞서야 할 최종 보스로 등장하는 이정재는 정치권과 결탁한 정치 깡패 두목으로 실존 인물의 이름을 그대로 사용했다. 이는 박영한 형사와 그 동료들이 부패한 권력자들과 맞서게 될 것으로 예고하고 있다. 

아울러 그들의 성장 서사 속에 이상만의 자유당 정권 몰락을 불러온 3.15 부정선거와 4.19 혁명까지 역사적 사실을 더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1, 2회에서는 당시 시대상을 드라마 곳곳에 배치하고 있었다. 또한, 박영한의 과거 서사에 그가 학도병으로 6.25 한국 전쟁에 참전해 겪은 이야기가 더해질 것으로 예고했다. 공교롭게도 드라마는 4.19 혁명 기념일 1회를 시작했고 5.18일까지 10회로 종영될 예정이다. 그날의 의미를 알게 된다면 예사롭지 않은 날짜들이다.

수사반장 1958은 수사반장의 프리퀄을 넘어 시대적 배경을 함께 담으려 하고 있다. 이는 과거 수사반장이 그 시대상을 드라마에 담았던 것의 연장 선상이라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수사반장의 세계관을 일관성 있게 연결하려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수사반장 1958 1회에서는 원조 수사반장을 역을 했던 최불암 배우가 특별 출연해 이번 시리즈의 주인공 이제훈 배우와 할아버지와 손자의 관계로 함께 연기를 하며 세계관의 연결을 상징적으로 보였다. 이제 노년이 되어 현직에서 은퇴한 박 반장과 그의 자리를 이어가는 손자의 모습은 세대의 통합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수사반장 1958의 청년 박 반장은 할아버지가 된 박 반장과 그의 손자를 모두 담은 인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재미와 사회적 메시지 함께 담을 수 있을까? 


이와 함께 수사반장 1958은 과거 수사반장과 달리 보다 더 날카로운  시대 비판을 담을 것으로 보인다. 과거 수사반장이 제작됐던 시기는 방송이나 언론에 검열이 있었고 정권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던 시기로 드라마 내용에 제약이 있었지만, 지금은 한층 자유로운 환경이기 때문이다. 

물론, 방송과 언론과 관련한 퇴행적인 형태가 곳곳에서 보이는 탓에 드라마의 본래 의도가 완벽히 재현될 수 있을지 우려되기도 하지만, 절대 거악과 맞서는 박영한과 그 동료들의 활약상은 분명 기대되는 내용이다. 아울러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시공간을 초월한 판타지 수사극인 시그널과 권선징악의 사이다 드라마 모범택시에서 주인공을 맡았던 이재훈 배우가 청년 박 반장으로 어떤 활약을 할지를 지켜보는 것도 드라마의 재미를 더할 것으로 보인다. 

수사반장 1958은 최근 드라마의 흐름과는 크게 결이 다른 드라마다. 레전드 드라마의 프리컬이라는 점도 흥미롭고 시대 배경도 이례적이다. 이전 수사반장과 달리 코믹적 요소를 더하는 점도 또 다른 관전 포인트가 될 수 있다. 이를 통해 수사반장을 모르는 세대들도 보다 쉽게 드라마를 접할 수 있도록 했다. 일각에서는 시대 고증과 관련한 아쉬운 목소리도 있지만, 재미 면에서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과거 수사반장의 어설픈 재현으로만 드라마를 채운다면 그 흥미가 실망감을 바뀔 수 있다. 재미 속에서 드라마가 애초 의도했던 사회적 메시지를 어떻게 잘 스며들게 할 수 있을지가 드라마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다. 이 점에서 10회 안에 많은 이야기들을 잘 담을 수 있을지는 지켜볼 부분이다.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지만, 수사반장 1958은 고전의 부활과 재해석이라는 점에서 신선한 시도인 건 분명하다. 이 드라마가 고전의 세계관을 성공적으로 확장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사진 : 프로그램,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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