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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해외여행지 중 스페인은 많은 여행자들이 선호하는 나라다. 연중 온화한 날씨와 대서양과 지중해의 풍경을 품은 지리적 환경에 유럽에서 가장 마지막까지 이슬람 국가가 있었던 역사적 전통으로 이슬람 문화의 흔적을 함께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스페인을 여타 유럽 나라들과 다른 문화, 역사적 전통을 가지게 했고 여행자들에게 색다름으로 다가온다. 또한, 다양한 문화를 품고 있다는 점은 새로운 영감을 불어넣어 주기도 하다. 같은 반도 국가라는 특성 탓인지 우리나라와 사람들과 왠지 모를 정서적 동질감을 느끼게 하는 나라가 스페인이기도 하다.

기존 스페인 여행은 전 세계 여행자들이 모이는 수도 마드리드와 지중해와 접한 대도시 바르셀로나, 스페인 남부의 멋진 풍경과 이슬람 문화의 흔적을 간직한 안달루시아 지역이 크게 선호된다. 하지만 최근에는 스페인 각 지역의 소도시들도 방문자들이 이어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스페인을 찾는 여행자들도 자유여행이 늘어나면서 유명 여행지 대신에 소도시를 찾는 비율이 늘어나고 있다. 우리나라로 말하면 시골을 찾게 되는 소도시 여행은 잘 가공되지 않은 지역의 전통과 문화를 접할 수 있고 현지인들의 삶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에 여행 프로그램의 흐름도 소도시 기행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에스파냐의 원형을 이룬 아라곤 왕국 



EBS 세계테마기행에서는 얼마 전 한국 여행자들의 발걸음이 상대적으로 덜한 스페인 지역을 찾았다. 그 중에는 프랑스의 국경을 이루는 피레네산맥 지역과 스페인 동부의 고원지역 아라곤이 있었다. 

아라곤은 지금의 스페인, 에스파냐의 원형이라 할 수 있는 카스티냐, 아라곤 연합왕국의 한 축이었다. 1469년 카스티냐 왕국의 왕이 된 이사벨 1세 여왕과 아라곤 왕국의 왕세자 페르난도 2세가 혼인을 했고 1479년 페르난도 2세가 왕위에 오르면서 카스티냐, 아라곤 연합왕국이 성립됐다. 두 사람은 공동 통치 형태로 각자의 나라를 다스렸다. 그러면서 당시 이베리아반도에 잔류하고 있었던 이슬람 세력과의 전쟁을 지속하고 이슬람 세력을 밀어냈고 1492년 이슬람 세력의 마지막 근거지 그라나다를 함락했다. 

이 승리는 유럽에서 이슬람 세력의 세력이 사라지는 것을 의미했고 스페인이 유럽에서 대표적인 가톨릭 국가로 발전하는 계기가 됐다. 이점에서 카스티냐, 아라곤 연합 왕국인 스페인은 물론이고 유럽의 역사에서도 중요한 한 부분을 차지한다 할 수 있다. 여기에 이사벨 1세는 콜럼부스를 적극 후원하며 그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하고 대서양 항로를 개척하는 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했다. 

 

 

이사벨 1세 초상화

 

페르난도2세 초상화

 

https://worldtrip.ebs.co.kr/worldtrip/replayView?siteCd=KH&courseId=BP0PAPD0000000013&stepId=01BP0PAPD0000000013&lectId=60460711#none

 

세상의모든기행 - 전설따라 스페인-사랑한다면 아라곤

스페인 동부 지중해 연안과 피레네 산맥을 따라 신화와 전설을 품고 사는 시골 도시를 기행한다...

worldtrip.ebs.co.kr

 


삶과 죽음을 초월한 사랑 이야기가 함께 하는 도시 테루엘



이런 역사적 배경을 가지고 있는 아라곤 지역 기행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소는 인구 3만여 명의 도시 테루엘이었다. 테루엘은 영국의 대문호 셰익스피어의 3대 비극 중 하나인 로미오와 줄리엣의 이야기와 닮은 한 연인들의 닮은 슬픈 사랑 이야기가 함께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의 이야기는 하나의 전설처럼 전해졌지만, 도시의 성당에서 남녀의 시신이 미라 형태로 발견되면서 실존했던 이야기로 여겨지고 있다. 도시에서는 이 연인들의 시신을 성당에 합장해 보존하고 있고 그들의 이야기를 각색한 연극을 바탕으로 축제를 매년 열고 있다. 이 축제는 지역민들이 함께 하는 행사로 도시 전체를 배경으로 하난 상황극을 열고 있었다. 이 축제는 스페인은 물론이고 전 세계에서 방문할 만큼 유명하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인 남성 디에고와 여성 이사벨은 사랑하는 사이였지만, 신분의 차이로 결혼에 이르지 못하고 있었다. 이사벨은 지역의 유력 가문의 딸이었지만, 디에고는 몰락한 귀족 집안, 가난한 가문의 아들이었기 때문이었다. 지금도 드라마에서 볼 수 있는 신분 차이로 인해 이루어지 못하는 사랑 이야기의 구조 그대로다. 

이에 디에고는 이사벨과의 혼인을 위해 5년의 시간을 주면 큰 부자가 되어 돌아오겠다는 제안을 했고 이사벨 집안에서 이를 받아들였다. 디에고는 돈을 벌기 위해 당시로는 빠르게 부자가 될 수 있는 방법인 전쟁터로 향했다. 당시는 교황이 주도한 성지회복 전쟁인 십자군 전쟁은 물론이고 스페인에서는 이슬람 세력과 가톨릭 세력간의 전쟁이 한창이었다. 이 전쟁에서 계속 공을 세운다면 막대한 부를 축적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다만, 이는 목숨을 담보로 한 위험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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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길을 나선 디에고가 5년이 넘어도 마을에 돌아오지 않았고 결국, 이사벨은 아버지가 정해준 집안의 아들과 정략결혼을 하고 말았다. 그리고 이사벨이 결혼을 한 이후 디에고는 약속대로 막대한 부를 축적해 마을로 돌아왔지만, 이미 이사벨은 다른 이의 아내가 된 상태였다.

디에고는 이사벨에게 그의 사랑을 받아주기를 열망했지만, 이미 결혼을 한 이사벨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었다. 이룰 수 없는 사랑에 좌절한 디에고는 이를 비관하다 세상을 떠났다. 이 소식을 접한 이사벨은 그의 장례식에서 깊은 슬픔에 빠져들었고 디에고가 이사벨에게 마지막 소원으로 요청했던 키스를 그의 시신에 하고 세상을 떠났다. 

이 연인들의 사연을 알게 된 마을 주민들은 다른 세상에서라도 그 사랑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이들의 장례를 함께 치렀고 이들을 추모하는 전통을 가지게 됐다. 이를 위해 도시에는 디에고와 이사벨을 위한 영묘가 만들어졌다. 이 영묘는 두 사람이 손을 잡고 있는 형태지만, 가까이에서 보면 닿을 듯 닿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아마도 현생에서 이루지 못한 사랑을 상징한다 할 수 있다.

대신, 두 연인은 위에서 보거나 그림자 상에서는 완벽히 손을 맞잡는 형태를 보인다. 살아서 이루지 못한 사랑을 죽어서 이룬 그들의 슬픈 사랑을 작품으로 상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비록 현세에서는 비극으로 끝난 이들의 사랑이지만, 이들의 사랑은 수백 년이 훨씬 더 흐른 지금 많은 사람들의 축복을 받고 있다. 이것이 어쩌면 천년의 사랑이라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디에고와 이사벨의 이야기는 사랑의 진정한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시간이었다. 

 

 

 

 


시골의 정취, 벚꽃과 닮은 아몬드 꽃, 신기한 지형 


이런 슬픈 사랑 이야기와 함께 아라곤 지역에서는 우리네 시골 할아버지 할머니의 정을 마음껏 마음속에 담아 갈 수 있는 소도시이자 스페인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로 선정된 아넨토에서 유럽과 이슬람의 문화가 융합된 전통과 스페인 사람들이 즐겨먹는 돼지고기를 주 재료로 한 일종의 시골밥상을 접할 수 있었다. 

그전에는 우리나라에서 봄이 왔음을 실감케 하는 벚꽃을 담은 아몬드 꽃 나무의 만개한 꽃을 보면서 아라곤의 봄 정취를 함께 했다. 이 아몬드 꽃과 관련해서는 스페인이 국왕의 겨울 눈을 보기 힘든 스페인으로 시집온 다른 나라 출신 왕비를 위해 눈을 대신할 수 있는 하얀 꽃이 바람에 흩날릴 수 있는 아몬드 꽃 나무를 많이 심게 했다는 또 하나의 사랑 이야기를 접할 수 있었다.

두 개의 사랑 이야기 이후 방문한 바르데나스 레알레스 지역은 스페인에서는 거의 유일한 준 사막 지형으로 긴 세월과 그 속에서 비와 바람의 풍화작용으로 만들어진 독특하고 신기한 지형들을 만날 수 있었다. 바르데나스의 모습은 이전 스페인 여행과 관련한 콘텐츠에서는 볼 수 없었던, 마치 화성을 보는 듯한 귀한 장면이었다. 

 

 

 

 

그리고 여행의 막바지 이제는 점점 사라져가는 목동과의 만남은 삶의 가치에 대한 또 다른 관점을 가지게 했다. 다른 유럽 국가 출신의 이 목동은 이 일을 천직으로 여기며 살아가고 있었다. 점점 공장식 축산이 보편화되면서 목초지에 방목을 하며 관리하는 전통적이 목축은 비효율적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 속에서 이 목동은 언젠가는 이 일을 그만둬야 함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마지막까지 이 일을 계속할 수 있을 거라는 희망과 함께 묵묵히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일과 그리고 자신을 사랑하고 있었다.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는 이가 남을 사랑할 수 없다는 그 누군가의 말을 다시 한번 돼세길 수 있었다. 

아라곤에서의 여정은 스페인의 또 다른 면을 접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사람의 정과 가슴 찡한 사랑도 있었고 어떤 이의 간절함도 그 안에 있었다. 이런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어 스페인 아라곤의 여정은 더 특별했다.

본 게시글은 EBS 스토리 기자단 18기 활동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사진 : EBS, 글 : jihuni74

 


사진 : EBS,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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