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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관련 뉴스는 물론이고 일반 뉴스를 보게 되면 유동성이라는 말을 자주 듣게 된다. 경제학 용어인 유동성은 자산이나 채권을 가치의 손실없이 얼마나 빠르게 현금화할 수 있는지의 정도를 나타내는 말이다. 즉, 유동성은 돈의 흐름이라 할 수 있다. 

이런 돈의 흐름이 단절되거나 둔화되면 그 나라 경제 전반에 큰 악재가 되는 게 지금의 현실이다. 특히, 전 세계에서 통용되는 달러화와 관련해 미국의 경제 상황과 각종 정책 등에 의해 유동성에 변화가 생길 때마다 세계 경제가 출렁임을 우리는 보고 있다. 유동성은 돈의 흐름이자 경제 시스템을 유지하게 하는 일종의 동맥과 같다 할 수 있다. 

이런 유동성에 심각한 문제가 생긴 나라가 있다. EBS의 다큐 '돈의 얼굴'에서 가장 먼저 찾은 나라이기도 한 이곳은 지중해를 접하고 있고 이스라엘과 국경이 맞닿아 있는 중동 국가 레바논이다. 최근 레바논에서는 은행 예금자들이 그들의 예금 인출을 요구하는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그들은 별도의 조직을 만들고 매일 같이 은행 앞에 모여 그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유동성 문제의 극단적 사례 레바논의 예금자 은행 강도 사건 


심지어 일부 예금자들은 은행 강도로 돌변하기도 했다. 이런 은행강도 사건은 이제 레바논에서는 이례적인 일도 아니다. 이와 관련해 해외 토픽에서도 레바논의 이상한 은행강도 사건이 보도되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도 고객이 강도가 된 레바논의 은행강도 사건과 관련한 보도가 있었다. 

상식적으로는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보통 사람들은 돈을 은행에 예금하거나 맡기고 언제든 인출할 수 있다고 여기고 있고 이와 관련해 특별한 문제가 없다. 은행은 가장 공신력 있고 믿을 수 있는 금융기관이라는 믿음이 있다. 가끔 부실 은행들이 파산하면서 예금이 묶이는 일이 있지만, 법의 테두리 안에서 예금이 보호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레바논의 은행들은 그렇지 않다. 유동성에 심각한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다. 

이는 복합적인 요인들이 함께 작용한 결과다. 레바논은 불안한 중동 정세의 한복판에 있었다. 과거 이스라엘에 저항했던 팔레스타인 해방기구 PLO의 본부도 레바논에 있었다. 이는 이스라엘과의 전쟁으로 이어졌다. 계속된 전쟁은 레바논 경제를 어렵게 했다.

여기에 내부적으로 고질적인 부정부패와 정치 불안정이 경제 상황은 더 악화시켰다. 결정적으로 2020년 발생한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 항구의 대폭발 사고는 가뜩이나 힘든 레바논 경제를 더 깊은 수렁 속으로 빠뜨렸다. 이 속에서 급격한 물가 상승과 함께 레바논의 화폐가치도 급락했다. 국민들의 달러 선호 현상이 더 깊어졌다.

이에 레바논 정부에 대한 신뢰도 무너졌다. 그 과정에서 통화의 유동성이 급격히 악화됐다. 이에 예금자들이 그들의 돈을 인출할 수 없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했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쉽게 해결될 수 없다는 점이다. 지금 한국에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는 이해할 수 없는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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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폐의 사용, 유동성의 개념 등장 


'돈의 얼굴'에서는 이런 레바논의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조명하면서 유동성이라는 용어가 등장하게 된 기원을 따라갔다. 

유동성은 돈이 자유롭게 이동하고 유통되는 것을 전제로 한다. 하지만 과거 화폐를 대신했던 쌀 등의 곡식, 철, 옷감, 금이나 은 등은 장기간 보관이 가능하고 그 형태가 쉽게 변형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 무게로 인해 휴대성이나 이동의 불편함이 있었다. 이는 오랜 세월 시장에서 거래를 함게 있어 물물거래가 성행했던 이유였다. 이 시점에서 유동성이라는 개념이 생겨나긴 힘들었다. 

돈에 유동성이 생겨난 건 중국 송나라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송나라에서는 세계 최초로 지금의 지폐라 할 수 있는 교자를 국가에서 발행했다. 송나라의 교자는 그 발생 규모나 시기를 엄격히 규정하고 교자의 가치를 철전으로 종속시키긴 했지만, 기존 돈의 개념을 회기적으로 변화시킨 사건이었다. 종이 화폐의 등장은 무역과 교역의 범위를 확대하고 경제 규모를 확장하게 했다.

이런 중국의 지폐가 서양에 소개된 건 중국 원나라 시기 활동했던 이탈리아의 상인 마르코 폴로의 동반 견문록을 통해서였다. 어떻게 보면 아무것도 아닌 종이에 적힌 금액을 믿고 거래가 이루고 있고 임금을 대신하는 모습이 당시 서양인들에게는 신기함으로 다가왔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폐는 세월이 흐르며 모든 나라에서 통용되는 화폐의 형태가 됐다.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돈의 형태와 그와 관련한 시스템이 만들어졌다. 다만, 이런 지폐는 항상 위조의 위험이 상존하고 있고 대부분 나라에서는 지폐의 발생과 관리를 정부가 하고 있다. 이를 통해 화폐에 대한 공신력을 높이고 신뢰를 얻을 수 있었다. 경제 정책에 있어 돈의 발행과 관리를 하는 통화 정책은 중요한 핵심을 이루고 있다. 

화폐경제의 큰 틀을 변화시키는 사건이 1971년 발생했다. 미국 대통령 닉슨이 당시 1944년 만들어진 금본위제를 사실상 해체하는 선언을 했기 때문이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만들어진 금본위제, 브레턴우즈 체제는 미국의 달러화를 전 세계의 기축통화로 정했다. 여기에 금 1온스를 35달러로 고정하고 다른 브레턴우즈 체제에 편입한 나라들의 통화를 달러에 고정하도록 했다. 이는 제1, 2차 세계 대전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서구 유럽과 달리 전쟁에 직접적 피해가 없었고 오히려 눈부신 경제 성장을 거듭하며 세계 경제를 주도하는 나라가 된 미국의 위상을 상징하는 일이었다.

미국은 세계 1위 공업국이기도 했고 막대한 생산력과 수출을 통해 전 세계 돈이 몰려들었다. 그 안에는 엄청난 금도 포함되어 있었다. 이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금본위제 확립의 계기가 됐다. 하지만 세계 경제규모가 점점 커지는 상황에서 미국의 경제가 정체되고 무역수지가 악화되면서 미국은 금본위기를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신용과 신뢰를 기반으로 한 명목화폐의 시대 


이에 미국은 금본위제를 포기했다. 이는 돈의 유동성에 날개를 다는 일이 됐다. 이후 유동성의 근거는 금이나 실물이 아닌 신용이 됐다. 보다 경제 규모가 크고 안정적인 나라의 돈은 더 높은 가치를 인정받았다. 세계 경제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는 미국 달러는 금본위제 폐지에서 여전히 기축통화의 기능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이라는 나라에 대한 신뢰가 여전히 크기 때문이다. 무역이나 각종 거래에 있어 달러는 가장 선호되는 거래의 수단이다. 

이런 신용은 종이 쪼가리에 불가한 지폐에 새겨진 금액에 대한 가치를 절대적으로 만들었다. 숫자만으로 통용되는 화폐라는 의미의 명목화폐의 시대라 할 수 있다. 이제는 돈을 직접 주고받지 않아고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뱅킹을 통해 실시간으로 주고받을 수 있고 신용카드를 통해 언제든 필요한 물건이나 서비스를 사거나 제공받을 수 있다.

우리는 PC 모니터나 스마트폰 액정 등에 나오는 숫자를 믿고 경제활동을 하고 있다. 돈이 흘러가는 통화 시스템을 믿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에 나의 돈은 내 일상은 물론이고 인터넷 등을 통해 전 세계 어느 곳에서도 통용될 수 있다. 해외 직구를 언제든 할 수 있고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해외 주식을 사는 것도 실시간으로 가능하다. 유동성이라는 돈의 강물이 어느 곳이든 막힘없이 흐르고 있기 때문이다. 

'돈의 얼굴' 1부에서는 돈의 유동성에 대해 국내와 사례와 사람들과의 인터뷰 등을 통해  조명하면서 우리가 공기처럼 여기는 유동성이 결코 당연한 일이 아니고 그 유동성의 문제가 발생했을 때 어떤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지를 함께 살폈다. 또한, 뉴스에 등장하는 유동성의 증가가 감소에 따라 우리 삶도 달라질 수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신용이 그 유동성의 중요한 에너지원이고 신용이 무너졌을 때 어떤 일이 발생할 수 있는지도 알 수 있었다. 그 속에서 돈의 양면성, 그 명암도 알 수 있었다. 

유동성이라는 강물은 잘 흐르면 우리 삶을 윤택하게 하지만, 그것이 넘치거나 메말랐을 때 예상치 못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돈의 흐름이 더 많은 이들에게 흘러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본 게시글은 EBS 스토리 기자단 18기 활동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사진 : EBS,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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