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난 비를 뿌리던 장마가 잠시 주춤하고 있습니다. 장마가 주춤하니 장마를 대신한 더위가 기승입니다. 장마전선이 남겨놓은 구름들은 분주하게 이리저리 하늘길을 따라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이른 아침 하늘을 조금 실망스러웠습니다. 하얗고 깨끗한 구름을 기대했지만 먹구름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었습니다. 아직은 폭우의 잔상이 남아있는 아침입니다. 퇴근길에 하늘을 다시 쳐다보았습니다. 검은 구름들이 사라지고 지는 태양빛을 받아들인 구름들은 멋진 색으로 변해있었습니다. 비온뒤 하늘이 만들어준 풍경에 잠시 길을 멈쳐야 했습니다. 하늘은 점점 붉은 빛으로 물들어 갑니다. 하루의 일상도 함께 저물고 있습니다. 아직 장마가 끝난것은 아닙니다. 그 중간에 짜증스러운 더위가 찾아왔습니다. 그래도 멋진 하늘이 있어 조금이 ..
여름의 아침은 참 빨리 시작합니다. 아침 잠이 많은 저지만 햇살이 창 밖에서 밀려 들어오면 단잠을 깨기 일수지요. 여름의 태양은 그만큼 강렬하고 밝습니다. 여름 태양이 만든 햇살에 이끌려 이른 아침, 집 주변을 담았습니다. 삭막하게만 보이는 콘크리트 건물들이지만 새벽에 뜨는 태양과 어울리니 나름 운치있는 풍경을 만들어줍니다. 둥근 달과 같은 태양은 실루엣의 건물과 어울리면서 멋진 일출을 만들어 내기도 합니다. 가끔은 일그러진 모습으로 강렬한 에너지를 발산하기도 합니다. 같은 곳에서 뜨는 태양이지만 여름의 태양은 변화무쌍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집 근처 산에 올라봅니다. 저 멀리 아파트는 인공의 구조물이라기 보다 하늘아래 구성물 같습니다. 아침의 빛은 땅 위에 있는 모든 것들을 가치있게 만들어 주는 듯 합니..
봄꽃을 담으러 도시 사람들은 먼 곳을 찾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만큼 도시가 삭막하다는 것이겠지요? 일요일 아침 집을 나서다 도로변에 자리잡은 꽃들을 담았습니다. 처음에는 사람들 손에 의해 자리를 잡고 자란 꽃들이지만 지금은 뿌리를 내리고 그 멋을 뽐내고 있었습니다. 차로 한편에 자리하고 있는 큰 바위틈 사이로 꽃들이 피었습니다. 처음 바위만 있을때는 삭막하기 그지없는 풍경이었지만 한 해, 두 해 지나면서 꽃들이 삭막함을 덜어내고 있습니다. 사이사이 자리잡은 꽃들에게 다가갔습니다. 형형 색색의 꽃들은 지금이 어떤 계절인지 알려주고 있었습니다. 항상 지나다니던 길이었는데 이제서야 꽃들이 자리하고 있음을 느껴봅니다. 그 자리에 옹색하고 좋지 못해도 꽃이 피는데는 아무 지장이 없습니다. 어려운 환경에서 피어난 ..
2010년 봄은 그 명함을 내밀기 민망할 정도로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따듯함 보다 싸늘함이 더 느껴지기도 하고요. 봄 꽃들도 그 화려함이 덜 한 듯 합니다. 그래도 봄 하면 화사한 봄 꽃이 있어야겠지요? 제가 사는 김포에도 벚꽃길이 있습니다. 몇 년전 심은 벚꽃나무들이 제법 화려한 꽃들을 피워내고 있었습니다. 하얀 벚꽃이 꽃망울을 터뜨렸습니다. 순 백의 꽃은 봄 햇살과 함께 그 화려함을 더하고 있었습니다. 작은 개천을 따라 걸었습니다. 개천을 따라 줄지어 있는 벚꽃 나무들이 발걸음을 가볍게 합니다. 늦은 봄 때문에 그 개화 시기가 늦어진 탓일까요? 꽃들은 봄 햇살을 조금이라도 더 받기위해 경쟁하듯 하늘을 향하고 있습니다. 만개한 벚꽃나무 가까이 다가갔습니다. 하얀 세상속으로 빨려들어가는 듯..
2009년도 마지막을 향하고 있습니다. 경기가 어려워서 그런가요? 크리스마스 연말연시의 분위기가 크게 느껴지지 않네요. 시내로 나가지 않아서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농산어촌을 다니면서 담았던 많은 사진들과 장면들을 계속 정리하고 있습니다. 정리가 되면 저만의 사진집을 만들려 하는데 잘 될지 모르겠습니다. 그 사진들 중 인상깊었던 장면을 다시 소개할까 합니다. 어느 봄날 아침, 모내기를 위해 물이 채워지는 논을 찾았습니다. 제가 사는 김포시 고촌읍은 아직 농촌의 풍경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카메라 색 온도를 높여서 논물에 비치는 해를 담아보았습니다. 순간 그 색이 황금으로 변하더군요. 이렇게 하루만 가둬두면 정말 황금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해보면서 말이죠. 그 사이 한 농부님은 일에 몰두하고 계셨습니..
가을이 깊어가고 있습니다. 이제 두툼한 외투도 준비하고 겨울을 예기할 때가 되었네요. 저는 한 해가 지나가는 것을 아쉬워 하지만 시간은 무심히 흘러갈 뿐입니다. 안개낀 새벽 하늘, 저편으로 붉은 해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지평선에서 떠 오르지 못한 해가 가로등 사이에 걸려있습니다. 지니가는 차와 가로등, 그 사이를 비집고 아침을 열려는 해가 조금은 안스러워 보입니다. 이렇게 김포의 아침은 시작되고 있습니다. 한 무리의 새들이 비행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편대가 제대로 구성되지 않았네요. 자주 보는 풍경이지만 볼 때마다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오는 새들이 군무입니다. 새들이 그룹별로 김포의 들판을 이리저리 헤매고 있습니다. 한번 정해진 편대는 흐트러짐이 없습니다. 날씨가 추워질수록 이들의 움직음은 더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