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름을 실감하는 요즘입니다. 얼마전까지 사람들을 심난하게 했던 장마가 무색합니다. 한 낮은 태양은 대지의 모든 것을 지치게 하고 있습니다. 장마철 뜨거운 태양을 갈망했던 사람들, 이제는 태양을 피할 방법들을 찾고 있습니다. 사람들의 간사함은 끝이 없는가 봅니다. 저도 한 여름 어느날, 태양을 피할 수 있는 어느 장소를 찾았습니다. 뜨거운 여름을 시원하게 보낼 수 있는 곳, 바닷가보다는 울창한 숲이 더 좋지 않을까요? 그늘 속에서 맞 볼 수 있는 휴식과 여유, 숲 바로 지척에서 맹위를 떨치는 폭염을 잊기에 충분합니다. 숲이 우거진 길을 걷다보면 잠시 세상의 복잡한 일들을 잊을 수도 있습니다. 꽉 막힌 그런 곳에서 나만의 시간을 가질 수도 있고 말이죠. 커다란 나무들의 호위를 받으면서 계속 길을 걷습니다..
또 하나의 새해가 시작되었습니다. 공교롭게도 2011년이 시작되고 한 달이 지난 시점에 맞이한 설날입니다. 너무 멀지 않은 시기에 새해의 많은 계획들을 살펴볼 수 있게 되었네요. 한 주가 지나가 한 달이 지나는 느낌이었던 2011년, 시간이 지나가는 것이 이젠 그리 달갑지 않아서 일까요? 지난 사진들 중에서 길을 걸으며 담은 사진들을 모아보았습니다. 그리고 내가 지금 어떤 길을 가고 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 봅니다. 유난히 눈이 많은 겨울의 길입니다. 아무도 발길이 닿지 않았던 길에 남겨진 발자국, 눈 사이로 어렵게 열려진 길을 담았습니다. 눈 내린 길이 이제는 성가시게 인식되기도 하지만 뽀드득 소리를 들으면 눈길을 걸으면 제 마음도 깨끗해 질 것 같습니다. 이른 새벽 동네 뒷산길을 걸었습니다. 새벽 햇..
남해군을 특징짓는 새로운 길이 만들어졌습니다. 일전에 남해군 팸투어때 소개한 남해바래길이 그곳입니다. 총 4개코스로 이루어진 남해바래길은 해안선을 따라 만들어졌습니다. 남해바다에 면한 풍경과 어촌의 모습, 남해를 대표하는 다랭이 논과 밭이 만들어낸 농촌의 풍경이 함께 만날 수 있습니다. 두 번째 남해를 찾아 방문한 길은 드 넓은 고사리 군락이 인상적이었던 고사리길이었습니다. 작은 어촌마을에서 바래길은 시작됩니다. 평화로운 어촌의 풍경이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줍니다. 남해의 해풍을 맞고 자라는 밭들이 만들어낸 농촌의 풍경을 지나 그 여정이 시작됩니다. 바래길은 조상 대대로 이어진 길입니다. 어떠한 인위적인 손길이 가해진 길이 아닙니다. 남해를 지키온 분들의 일상이 묻어있는 길입니다. 그 길을 따라 저는 ..
자가용을 가지고 다니다 오랜만에 지하철을 탔습니다. 회사에서 가까운 역이 아닌 또 다른 역에서 내려 조금 많은 길을 걸어보았습니다. 근처를 지나치면서 지나고 싶은 길이 있었습니다. 마치 담양의 메타세콰이어 길과 같은 곳이 있어 걸어보고 싶었습니다. 물론 그 길에 미치지 못했지만 제법 운치있는 길이더군요. 가지고 있던 작은 카메라로 그 길을 담아 보았습니다. 근처 아파트 단지를 감싸는 가로수 길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소실점이 한 점으로 모이는 그 길이었습니다. 돌아온 길을 되 돌아 보면 제가 아주 커 보이는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요? 가을의 운치를 느낄 수 있는 길이 이렇게 가까이 있는 것을 이제서야 았았네요. 이 길을 따라 저는 일상을 시작하지만 가을은 저 편으로 멀어져 가는 것 같습니다. 아주 짧은 시간..
어느날 하염없이 시내를 집 주변을 돌아본 적이 있습니다. 잠시 동안이었지만 답답한 마음이 조금은 풀리더군요. 초 봄의 선유도 공원입니다. 인적없는 공원은 너무나 고요합니다. 잠시 동안이지만 세상에 저 혼자만 있는 착각에 빠져듭니다. 새벽에 내린 비는 물방울들을 곳곳에 남겼습니다. 햇상에 비친 물방울들이 좀 더 의미있게 다가옵니다. 이들을 유심히 살폈기에 그럴까요? 다른 세상과 통할 것 같은 작은 통로를 발견했습니다. 아직은 저 편으로 가보고 싶지 않습니다. 제가 사는 현실에 미련이 남아서 일까요? 두려워서 일까요? 고요함을 벗어나고 싶었습니다. 아직은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는 것이 그리 익숙치 않은가 봅니다.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빨리 가고 싶어집니다. 초 봄의 공원은 기대와 달리 너무 조용합니다. 이따금..
12월이 코 앞으로 다가왔네요. 지금 부터는 겨울의 어느 날이라 해야겠지요? 서울에서 옛스러움이 남아있는 길, 삼청동에도 가을은 흔적만 남아있습니다. 사진을 좋아하는 많은 분들이 자주 담는 풍경이지만 떠나는 가을을 다시 한번 담아 보았습니다. 삼청동의 한 카페에 빈병으로 만든 조형물이 있습니다. 초 광각으로 담아보니 느낌이 새롭습니다. 하나의 병은 보잘것 없지만 그 색들이 모이니 또 하나의 조각품이 되었습니다. 푸른 하늘을 병풍삼아 낙옆들은 마지막으로 그 빛을 뽐내고 있습니다. 이 모습을 보기위해 다시 1년의 기다림이 필요할 것입니다. 많은 분들의 담는 치우천황 조형물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습니다. 굳게 닫힌 저 문은 떠나는 가을에게 문을 열어주겠지요? 사람이 없는 풍경은 쓸쓸함이 더합니다. 그늘과 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