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십년 감수한 일이 있었습니다. 저녁 퇴근길에 생전 처음으로 대형 교통사고를 당했습니다. 모처럼 정체되지 않는 퇴근길 올림픽도로를 달리다 난 사고, 제 과실이 아니어서 가해자 자동차 보험으로 전액 보상이 된다 하지만 제 차는 상당기간 저 대신 병원신세를 져야할 것 같습니다. 상태로 봐서는 원형 회복이 쉽지 않아 보이네요. 저만 조심한다고 사고를 안 당할 수는 없는 모양입니다. 그래도 몸이 다치지 않았다는 것에 위안을 삼아야 할 것 같습니다. 1년도 안된 차가 이런 처참한 모습이 된 것이 속상하긴 하네요. 여러분 모두 안전운전 하시기 바랍니다. 제 차가 돌아오면 더 사랑해 줘야 겠습니다. 이 친구 덕분에 이렇게 글도 쓰고 할 수 있으니 말이죠. 몸이 다치지 않았으니 그것이 더 행운이라 할 수 있겠지요?..
엄청난 비를 뿌리던 장마가 잠시 주춤하고 있습니다. 장마가 주춤하니 장마를 대신한 더위가 기승입니다. 장마전선이 남겨놓은 구름들은 분주하게 이리저리 하늘길을 따라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이른 아침 하늘을 조금 실망스러웠습니다. 하얗고 깨끗한 구름을 기대했지만 먹구름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었습니다. 아직은 폭우의 잔상이 남아있는 아침입니다. 퇴근길에 하늘을 다시 쳐다보았습니다. 검은 구름들이 사라지고 지는 태양빛을 받아들인 구름들은 멋진 색으로 변해있었습니다. 비온뒤 하늘이 만들어준 풍경에 잠시 길을 멈쳐야 했습니다. 하늘은 점점 붉은 빛으로 물들어 갑니다. 하루의 일상도 함께 저물고 있습니다. 아직 장마가 끝난것은 아닙니다. 그 중간에 짜증스러운 더위가 찾아왔습니다. 그래도 멋진 하늘이 있어 조금이 ..
후덥지근한 날씨가 연일 이어지고 있습니다. 선풍기를 틀어도 그때 뿐이고 에어컨을 하루종일 틀어 놓기도 그렇고 시원한 곳이 더욱 더 그리워 지는 올 여름입니다. 아직 휴가를 가려면 조금 더 시간이 있어야 하고 말이죠. 그래서 시원한 분수가 있는 풍경으로 위안을 삼아 보았습니다. 시원한 서울대공원의 분수대를 시작으로 대학로에 있는 예쁜 항아리 분수대도 담았습니다. 서울 올림픽공원 호수에 있는 분수대는 가끔 무지개를 옵션으로 제공해주기도 합니다. 광화문 분수대에서 아이들 처럼 그 시원함을 느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러기에는 제 나이가 너무 들었나 봅니다. 나이보다는 제 마음이 더 늙었는지 모르겠습니다. 힘차에 흐르는 청계천의 물결 속에 더위을 흘려보냅니다. 잠시 동안의 시원함은 또 다시 더위로 덮여버..
봄꽃을 담으러 도시 사람들은 먼 곳을 찾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만큼 도시가 삭막하다는 것이겠지요? 일요일 아침 집을 나서다 도로변에 자리잡은 꽃들을 담았습니다. 처음에는 사람들 손에 의해 자리를 잡고 자란 꽃들이지만 지금은 뿌리를 내리고 그 멋을 뽐내고 있었습니다. 차로 한편에 자리하고 있는 큰 바위틈 사이로 꽃들이 피었습니다. 처음 바위만 있을때는 삭막하기 그지없는 풍경이었지만 한 해, 두 해 지나면서 꽃들이 삭막함을 덜어내고 있습니다. 사이사이 자리잡은 꽃들에게 다가갔습니다. 형형 색색의 꽃들은 지금이 어떤 계절인지 알려주고 있었습니다. 항상 지나다니던 길이었는데 이제서야 꽃들이 자리하고 있음을 느껴봅니다. 그 자리에 옹색하고 좋지 못해도 꽃이 피는데는 아무 지장이 없습니다. 어려운 환경에서 피어난 ..
평범한 일상에서도 의미있는 장면을 찾을 수 있습니다. 무심코 지나갔던 모습들을 정지된 사진에 담으면 새로움으로 다가옵니다. 고압 전류가 흐르는 철탑 사이로 달이 걸렸습니다. 사이를 흐르는 전기의 파장이 무서웠을까요? 왠지 움츠려든 듯 합니다. 감옥에 갇힌 죄수와 같은 느낌인데요. 자연의 일부와 금속의 구성물이 만들어내는 장면은 묘한 대조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고압탑을 벗어난 달이 홀가분해 보입니다. 또 다른 내일을 위해 저 멀리 모습을 감추겠지요. 이른 아침, 크레인 저머로 해가 뜨고 있습니다. 나란히 자리잡은 듯 사이 좋게 보입니다. 차가운 느낌의 크레인과 밝은 태양이 대조를 이루고 있습니다. 실루엣이 금속의 차가움을 덜어주는 듯 합니다. 모처럼 일찍 일어난 아침에 이 모습을 담을 수 있었습니다. 하..
겨울다운 날씨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동안 너무 따뜻했지요? 이제는 약간의 틈으로 들어오는 햇살도 반갑습니다. 창문으로 들어오는 햇살이 너무 좋아서 담았습니다. 날씨가 추워지니 따뜻함이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화초도 생기가 돕니다. 이 모습을 지켜보니 겨울이라는 생각이 사라집니다. 좀 더 가까이 가 보았습니다. 또 다른 모습입니다. 빛이 없었다면 그냥 하나의 화분이었텐데 빛을 담은 모습은 신비롭게 보입니다. 생명을 가진 것들은 그 나름대로 가치가 있는 듯 합니다. 그 가치를 잘 모르고 지나칠 뿐이겠지요? 겨울의 한 복판에서 나름의 의미를 하나 찾아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