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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프로야구 선수에게 트레이드는 자신이 팀에서 버림받았다는 인식이 많았다. 트레이드 대상이 된 선수들이 이에 반발하는 예도 있었다. 하지만 트레이드 성공사례가 늘어나면서 이에 대한 인식에 변화가 생겼다. 그동안 주전으로 뛰지 못했던 선수들에게 새로운 야구 인생을 열 수 기회가 되기도 하고 팀은 필요한 부분을 단기간에 채울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역설적으로 트레이드 성공사례가 늘어날수록 프로구단들은 선수 트레이드에 더 신중해지고 있다. 만약 자신이 보낸 선수가 잠재력을 폭발시킨다면 부메랑이 되어 날아올 수도 있고 팬들의 비난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족한 선수자원을 활용하는 측면에서 트레이드 활성화는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올 시즌을 앞두고 프로야구는 몇 건의 트레이드가 있었다. 그 어느 때보다 프로 구단들은 전력 보강을 위한 트레이드에 적극적이었다. 동계훈련이 끝나는 시점에서 또 다른 트레이드 소식이 들릴 수도 있다. 이 와중에 FA 계약에 따른 선수이동도 함께 있었다. FA 선수를 영입한 팀은 20인 보호 선수 외 한 명을 내줘야 하는 탓에 보호선수명단 작성에 골머리를 앓을 수밖에 없다.


FA 선수를 떠나보낸 팀은 전력 공백을 메우기 보상선수 지명기회가 소중하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소식팀을 바꿔야 하는 선수가 나왔다. 김주찬, 홍성흔 두 주력 선수를 FA 계약 실패로 잃은 롯데는 KIA로 부터 홍성민, 두산으로부터 김승회를 보상선수로 얻었다. 야수를 보강할 것이라는 예상을 깬 역선택이었고 성공적인 전력 보강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이들을 떠나보낸 팀은 허를 찔린 것이나 다름없었다.





이 중에서 두산에서 롯데로 팀을 옮긴 김승회는 지난해 두산의 5선발 겸 롱릴리프로 팀 기여도가 높았던 투수였다. 2003년 프로 입단 이후 두산 선수로 10년을 뛰었던 김승회는 지난해 비로서 가지고 있던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이전에 불펜투수로 활약했던 것과 달리 김승회는 선발 로테이션의 한 자리를 차지했고 프로 데뷔 이후 가장 많은 120.1이닝을 던지면 선발투수로서 그 역량을 발휘했다.


당연히 김승회가 보호선수 명단에 들어있을 거라 생각하는 이들이 많았다. 하지만 두산의 선택은 유망주 보호가 우선이었다. 야수 2명을 잃은 롯데가 투수를 지명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김승회를 과감히 제외하는 요인있었다. 롯데는 두산의 예상을 깨고 김승회를 지명했다. 두산은 졸지에 5선발 투수를 내주고 말았다. 홍성흔이 가지고 올 긍정의 효과도 무시할 수 없었지만, 팬들의 비난도 함께 들어야 했다.


실제 두산은 이용찬이 부상으로 전반기 합류가 불투명해졌고 외국인 투수 히메네스의 부상 회복이 늦어지면서 선발진에 누수가 생긴 상황이다. 떠나보낸 김승회가 아쉬울 수밖에 없는 두산이기도 하다. 반면 롯데는 지난 시즌 고민이었던 선발진을 강화하는 효과를 얻었다. 롱릴리프 역할도 가능한 김승회임을 고려하면 다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투수를 얻음 셈이었다. 


김승회는 입단 이후 평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투수였다. 빛이 나는 투수이기보다는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해내는 선수였다. 특히 두산의 불펜에서 마당쇠와 같은 역할을 충실히 해주었다. 하지만 자신의 틀을 더 벗어나지 못했다. 가지고 있는 성실함과 꾸준함에 비해 더 발전된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김승회는 스포트라이트를 다른 선수에 내주고 팀에 소금과 같은 역할을 하는데 만족해야 했다.


2012시즌 김승회는 다른 선수가 되었다. 두산의 선발 강화책에 맞물리면서 김승회는 선발 로테이션의 한 자리를 차지했다. 치열한 내부 경쟁을 이겨낸 김승회는 꾸준히 선발 투수로 활약했다. 장점이 묵직한 직구에 떨어지는 스플리터가 더해지면서 타자와의 승부가 더 편해졌다. 자연스럽게 자신감도 상승했다. 비록 시즌 성적은 6승 7패에 머물렀지만, 승운이 없어 승수를 추가하지 못한 경기가 다수 있었음을 고려하면 기대 이상의 성적이었다. 


이렇게 김승회는 두산의 선발투수로 야구 인생의 2막을 여는 것처럼 보였지만, 홍성흔의 FA 계약은 김승회에 뜻하지 않은 변화를 가지고 왔다. 김승회는 결혼을 앞두고 롯데로 팀을 옮겨야 했다. 10년을 몸담았던 팀을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떠나야 하는 현실이 그에 큰 충격으로 다가올 수도 있었다. 반대로 그의 가치를 인정받았기에 이루어진 일이기도 했다. 


김승회를 영입한 롯데는 선발진 강화를 이룰 수 있게 되었다. 지난해 롯데는 선발 로테이션 구축이 힘들 정도로 선발투수 난에 시달렸다. 잇따른 부상과 주력 투수들이 부진이 맞물리면서 불펜 야구로 힘겹게 시즌을 보내야 했다. 김승회가 들어오면서 롯데는 선발 투수진에 내부 경쟁이 가능해졌고 이는 선발진 강화로 이어지는 발판이 될 수 있다. 


김승회로서는 롯데행이 더 큰 기회이기도 하고 또 다른 경쟁의 시작이기도 하다. 롯데가 그의 가치를 인정했다고 하지만, 선발 투수로서 자리 잡기 위해 내부 경쟁을 이겨내야하는 선결 과제가 있다. 롯데는 지난 시즌 에이스로 활약했던 유먼과 새롭게 영입한 외국인 투수 리치먼드, 송승준이 선발진의 축을 이를 것으로 보인다. 


4,5선발은 김승회를 비롯해 노장 이용훈을 비롯해 고원준, 진명호, 이재곤, 김수완 등이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돌아온 에이스 조정훈도 선발진 진입을 위해 몸을 만들고 있다. 수적으로 풍성해진 것만은 분명하다. 새롭게 팀을 옮긴 김승회로서는 팀 적응과 동시에 생존경쟁을 함께 해야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두산에서 롯데로 팀을 옮겨 핵심 선수가 된 김성배, 용덕한의 존재는 김승회에 큰 힘이 될 수 있다. 


김승회는 경쟁자들과 비교해 지난해 가장 꾸준한 모습을 보였다. 풀타임 첫 선발투수로 뛴 탓에 후반기 체력적인 문제가 나타나기도 했지만, 무리 없이 시즌을 소화했다. 투구 내용도 기복이 심하지 않았다. 그에 비해 경쟁자로 지목되는 이용훈은 나이에 따른 체력문제와 고질적인 부상이 약점이고 고원준의 경우 지난해 급속한 구위저하 현상을 보였다. 그 외에더 이재곤, 김수완 등도 풀 타임 선발로 뛰기에 안정감이 부족했다. 


김승회가 선발 로테이션의 한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여기에 새롭게 영입한 외국인 투수 리치먼드가 기량에 대한 의구심과 동시에 부상으로 동계 훈련을 소화하지 못하는 상황도 김승회의 존재감을 더 높여주고 있다. 부상변수만 없다면 김승회가 롯데의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올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김승회는 지난해 기다림 끝에 선발 투수로서 자신의 존재감을 보여주었다. 롯데도 그의 가치를 인정했고 이는 억대 연봉선수 대열에 위치하게 했다. 김승회로서는 지난해 어렵게 차지한 선발투수의 자리를 올 시즌 새로운 팀에서도 지키고 싶은 마음이 간절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나이는 30대에 접어들었지만, 김승회는 이제 새로운 야구인생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 할 수 있다. 


2013년은 그에게는 중요한 도전의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활약이 우연이 아니었음을 보여줘야 하고 자신을 떠나보낸 팀에 그 선택이 잘못된 것임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도 클 수밖에 없다. 과연 김승회가 롯데에서 선발투수 김승회의 이름을 확실하게 각인시키고 부산을 약속의 땅으로 만들 수 있을지 그의 2013시즌이 기대된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http://www.facebook.com/gimpoman)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이 다음 메인에 올랐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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