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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위 추격이라는 목표를 두고 희망과 가능성이라는 단어가 너무나도 절실하게 다가오는 롯데에 배장호라는 희망의 단어가 등장했다. 배장호는 8월 28일 넥센전에서 올 시즌 첫 선발등판 경기에서 5.1이닝 3실점의 기대 이상의 호투로 가능성을 보였다. 1년을 훌쩍 넘긴 시간을 지나 얻은 선발 투수 기회였기에 그 의미는 더했다.


하지만 그의 반전 역투는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되지 않았다. 롯데는 경기 초반 4 : 0의 리드를 지키지 못했고 넥센에 5 : 9로 역전패당했다. 배장호의 선발승 역시 물거품이 됐다. 롯데 역시 5위권 팀들과의 격차를 줄일 수 기회도 날리고 말았다. 


배장호의 선발 등판은 일종의 고육지책이었다. 린드블럼, 레일리 두 외국인 투수 외에 신인 박세웅까지 3명의 선발 투수를 제외하면 4, 5선발이 비어있는 롯데로서는 그 자리를 메울 선발 자원이 절실했다. 선발 한 축을 담당할 송승준은 부상으로 당장 복귀가 불가능하고 시즌 초반 선발 투수로서 좋은 모습을 보였던 심수창은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또 한명의 선발 자원 이상화는 초반 반짝한 이후 한계를 드러내며 더는 등판 기회를 잡을 수 없었다. 




(1년을 넘게 기다린 선발등판 배장호)



롯데는 이재곤을 비롯한 퓨처스리그 선발 투수들에 눈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대체 선발 1순위였던 이재곤은 선발 등판기회에서 고질적인 제구력 난조를 드러내며 선발 투수로 자리 잡지 못했다. 또 다른 대안이 필요했던 롯데는 퓨처스리그에서 선발 투수로 로테이션을 지키고 있던 배장호에게 선발 기회를 줬다. 


사실 배장호의 퓨처스 리그 성적은 신통치 않았다. 배장호는 퓨처스리그 3승 8패에 6점대 방어율로 부진했다. 이런 부진은 1군 콜업을 어렵게 했다. 배장호는 시즌 초반 잠깐 1군 등판 기회를 가진 이후 주로 2군에 머물렀다. 7월 말 다시 1군 등판 기회를 잡았지만, 선발이 아닌 불펜 투수였고 그나마도 부진한 투구로 얼마 안 가 2군행을 통보받아야 했다. 


2006시즌부터 롯데 선수로서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가능성 있는 투수로 기대를 모았던 그였지만, 2015시즌은 뭔가 잘 풀리지 않는 배장호였다. 그렇게 힘겨운 시즌을 이어가던 배장호에서 롯데의 급한 선발 마운드 사정은 새로운 기회였다. 


롯데는 부진한 선발 투수 심수창을 대신해 배장호에게 선발 등판 기회를 주었다. 문제는 그 상대가 강타선의 넥센이라는 점이었다. 최근 부상 선수 속출과 주전들의 체력 저하로 힘이 떨어진 넥센 타선이라고 하지만, 1군 경기 첫 선발 등판을 하는 배장호에게는 부담되는 상대였다. 팀으로서도 배장호는 먼저 나오는 투수의 의미가 강했다. 


배장호는 깜짝 호투로 이런 상황을 반전시켰다. 사이드암 특유의 낮게 깔리는 공과 외곽으로 휘어 나가는 슬라이더는 위력적이었다. 올 시즌 처음 등판하는 배장호의 생소함 역시 넥센 타자들에게는 또 다른 장벽이었다. 여기에 야수들의 잇따른 호수비와 잘 맞은 타구가 야수 정면으로 향하는 행운까지 겹치며 선발승의 가능성도 높아져 갔다. 


하지만 한 타순이 돈 이후 6회 초 고비를 넘지 못했다, 배장호의 공에 적응한 넥센 타자들은 연속 안타로 득점 기회를 잡았고 배장호는 2실점 후 불펜에 마운드를 넘겨야 했다. 투구 수도 여유가 있었지만, 직구와 슬라이더 위주의 단조로운 패턴으로 더 많은 이닝을 버티기는 무리가 있었다. 그래도 6회 초 불펜진이 동점 이상을 허용하지 않으면서 배장호의 선발 승리투수 요건은 여전히 유효했다. 마침 KIA, 한화가 상대 팀에 뒤지고 있다는 소식까지 들렸다. 배장호의 선발승은 롯데에는 5위 희망을 더 크게 할 수 있는 일이기도 했다. 


이런 바람은 7회 초 허무하게 무너졌다. 최근 롯데 불펜진의 필승 조를 구성하고 있는 김승회, 강영식, 홍성민이 부진하면서 롯데는 7회 초 4실점으로 넥센전에 역전을 허용했기 때문이었다. 2사 후 넥센 4번 타자 박병호에 허용한 만루 홈런은 배장호의 승리투수 기회는 물론, 롯데의 5위권과의 격차를 줄일 기회마저 날려버리는 한 방이었다. 


결국, 롯데는 7회 초 역전된 경기 분위기를 반전시키지 못했고 경기는 내줘야 했다. 1년을 훨씬 더 넘긴 배장호의 선발등판 역시 승리의 결과물을 얻지 못했다. 비록 승리투수가 되진 못했지만, 배장호는 다음 경기 선발 등판의 가능성을 열었다. 송승준이 복귀하더라고 선발 로테이션에 남아 한 번의 기회를 더 얻을 것으로 보인다. 불펜진에 비슷한 유형의 사이드암 언더핸드 투수가 다수 포진한 롯데 마운드를 고려하면 배장호로서는 1군 잔류를 위해 선발진에서 뭔가 보여줄 필요가 있다. 


배장호는 입단 이후 선발과 불펜진을 오가며 가능성이 있는 투수로 평가받았지만, 주어진 기회를 살라지 못하며 성장에 정체된 모습이었다. 상무에서 병역의무를 다하며 재도약을 노렸지만, 지난해 올해 선발과 불펜진 어디에서도 확고하게 자리를 잡지 못했다. 이런 배장호에게 주어진 선발 등판 기회가 소중할 수밖에 없다. 


배장호로서는 한 번의 호투를 깜짝 호투가 아닌 선발투수로 자리잡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이는 선발투수 문제로 고심하고 있는 롯데에도 큰 호재가 아닐 수 없다. 배장호가 어렵게 주어진 기회에서 어떤 결과를 만들어 낼지 주목된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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