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의 선동열, 농구의 허재, 이들은 모두 선수 시절 각 종목을 대표하는 선수들이었다. 명예의 전당이 생긴다면 가장 먼저 이름을 올릴 선수들이고 실제 선수로서 최고의 기량을 과시했다. 이들은 지도자로도 성공 가도를 달리며 우리 스포츠를 대표하는 인물이 됐다. 

하지만 2018년 아시안게임은 이들의 명성에 큰 상처를 남기고 말았다. 선동열과 허재는 감독으로 야구와 농구 대표팀을 이끌었지만, 그들에 대한 평가는 냉정하기만 했다. 결과에 대한 실망감보다는 선수 선발과 경기 내용에 대한 실망감이 상당했다. 

야구 대표팀을 이끌었던 선동열 감독은 야인 생활을 접고 국가대표 전임 감독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 아시안게임은 대표팀 감독으로서 꼭 금메달의 성과를 내고 싶은 대회였다. 실제 대표팀은 예선 첫 경기 대만전 충격적인 패배가 있었지만, 이후 연승을 달리며 금메달의 목표를 달성했다. 하지만 경기 내용에서 아마 선수들의 주축인 대만, 일본에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지 못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또한 야구 대표팀은 경기 외적인 문제로 실망감을 더 키웠다. 특히, 특정 선수의 대표팀 선발을 두고 과연 적절한 선발이었는지,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 선수 선발 과정에서 매번 불거지는 병역 혜택을 위한 선발이 아니었는지에 대한 갑론을박이 계속되고 있다. 이번 야구 대표팀 선발이 감독의 권한이 크게 작용했다는 점은 선동열 감독에 대한 비난 수위를 더 높였다. 이에 대한 선동열 감독은 명확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으면서 논란은 쉽게 사그러 들지 않고 있다. 

이 논란은 금메달의 가치를 크게 떨어뜨렸고 운동 선수들의 병역혜택에 대한 대대적인 개편으로까지 이어질 기세다. 우연의 일치일지 모르지만, 그동안 프로 선수들의 병역 문제 해결에 있어 중요한 창고였던 경찰청 야구단이 더는 선수 선발을 하지 않는다면 방침을 확정하면서 사실상 해체 수순에 들어간 것도 프로야구에는 충격으로 다가오고 있다. 

앞으로 선동열 감독은 올림픽을 비롯한 각종 국제경기에서 대표팀을 이끌어가야 하는 상황에서 지도력에 큰 상처를 입고 말았다. 팬들의 지지를 얻지 못하는 대표팀 감독 자리라는 부담도 안게 됐다. 선수 시절 리그를 호령하던 투수였고 일본 리그에서도 최고의 마무리 투수로 활약했던 선동열 감독이었다. 선동열 감독은 지도자로서도 삼성의 우승을 이끄는 등 순탄한 길을 걸어왔다. 하지만 고향팀 KIA에서 성적 부진 등의 이유로 불명예 퇴진한 데 이어 대표팀 감독으로서 시련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선동열 감독의 어려움은 농구 대표팀을 이끌었던 허재 감독에게도 마찬가지였다. 허재 감독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준결승 이란전에서 완패했다. 동메달의 성과를 얻어냈지만, 외국인 선수 라틀리프를 귀하시킬 정도로 전력 강화에 힘썼던 대표팀으로서는 부족함이 느껴지는 결과였다. 하지만 아시안 농구 수준이 한층 높아진 현실과 농구 월드컵 예선에서는 선전을 고려하면 다음을 기약할 수 있는 아시안게임이기도 했다. 

더 큰 문제는 경기 외적인 곳에서 나타났다. 야구와 마찬가지로 선수 선발이 문제였다. 허재 감독은 이번 대표팀에 허웅과 허훈, 두 아들을 발탁했다. 이 과정에서 이들이 대표팀에 필요한 전력인지에 대한 논란이 있었지만, 허재 감독은 뜻을 굽히지 않았다. 병역혜택이 걸려있는 아시안게임에서  아들 2명을 모두 대표팀에 선발했다는 사실은 특혜 시비까지 일어날 수 있는 일이었다. 이를 이겨낼 수 있는 결과가 필요했다. 

하지만 허재 감독이 이끄는 농구 대표팀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를 얻어냈다. 당연히 대표팀에서 큰 역할을 하지 못한 허재 감독의 두 아들이 도마위에 올랐다. 허재 감독 또한 비난의 대상이 됐다. 급기야 대표 선발을 주관했던 이들이 모드 자리에 물러나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났다. 허재 감독 또한 임기를 채우기 어려운 상황에 몰렸다. 당장 농구 월드컵 예선전이 있다는 점이 부담이었지만, 그의 아들 2명이 모두 대표팀 명단에서 탈락하는 상황에서 허재 감독의 입지는 크게 줄었다. 결국, 허재 감독은 명예 회복의 기회마저 잃으며 자진 사퇴를 선택하고 말았다. 사실상의 경질이었다. 

허재 감독은 선수 시절 최고의 테크니션으로 농구가 겨울 인기 스포츠로 올라서는데 큰 역할을 했다. 누구보다 강한 승부욕이 가끔 문제가 되긴 했지만, 농구 코트에서의 실력과 카리스마는 대단했다. 지도자로서도 우승 감독으로 명성을 쌓았다. 선수로서 지도자로서 모두 성공한 허재 감독이었지만, 이번 아시안게임은 그의 지도자 이력에 큰 상처를 남겼다. 현재로서는 그가 감독으로 복귀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이렇게 선동열, 허재 두 레전드에게 이번 아시안게임은 잊고 싶은 시간의 연속이었다. 더 큰 문제는 이들이 우리 스포츠계의 잘못된 관행에 순응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강한 실망감을 주었다는 점이다. 레전드 출신 지도자인 그들이었지만, 조직 내에서 이들은 별반 다를 것이 없었다. 이것이 이들에 대한 팬들의 비난 수위를 높이는 이유가 되었을 수도 있다. 과연 선동열과 허재 두 감독의 모습은 우리 사회의 어두운 이면이 투영된 것 같아 씁쓸함을 남긴다. 

사진 , 글 : 지후니

Posted by 지후니74 지후니74 트랙백 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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