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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FIFA U-20 남자 월드컵 대회 출전한 대표팀이 최종 순위 4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대표팀은 한국 시각 6월 12일 오전 2시 30분에 열린 이스라엘과의 3. 4위전에서 전반전을 1 : 1 동점으로 마치는 등 선전했지만, 후반전 잇따라 두 골을 내주며 1 : 3으로 패했다. 대표팀은 결승 진출 실패의 아쉬움을 3. 4위전 승리로 대신하려 했지만, 이번 대회 돌풍의 팀 이스라엘에 막히고 말았다. 

대표팀은 경기 내내 체력적인 부담을 느끼는 모습이었다. 상대 빠른 템포의 공격에 공간이 자꾸만 생겼고 수비 조직력도 흔들렸다. 이번 대회 대표팀의 큰 장점이었던 빠른 역습도 시간이 흐를수록 무디어졌다 특히, 공격에서 홀로 대회 내내 최 전방을 책임졌던 이영준의 움직임이 이전 경기 같지 않았다. 이영준은 대표팀 공격수들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조 예선에서부터 3. 4위전까지 대표팀의 4-2-3-1 전술의 가장 꼭짓점에서 홀로 고군분투했다. 

이영준은 뛰어난 체격 조건으로 헤딩 경합과 상대 수비수의 몸싸움을 통해 공격의 활로를 열어 주었고 많은 활동량으로 공간을 만들고 배후 공격수에게 공격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줬다. 하지만 풀 타임으로 모든 경기를 소화한 이영준은 체력적인 한계를 보였다. 그를 향한 상대 수비수의 집중 견제도 부담이었다. 결국, 이영준은 후반전 60분 교체되어 이번 대회 출전을 마무리했다.

대표팀은 이영준을 교체하면서 개인기와 스피드를 갖춘 선수들로 공격진을 재편했지만, 공격 작업은 원활하지 않았다. 대표팀은 전. 후반 통틀어 단 한 개의 슈팅만을 기록했다. 반대로 이스라엘은 매우 활발한 움직임으로 대표팀을 압박했다.

이스라엘은 주력 선수들이 3. 4위 전을 앞두고 A 대표팀이 차출되는 다소 황당한 상황이었지만, 그동안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던 선수들은 충분히 체력이 비축되어 있었고 모처럼 만의 출전 기회에서 의욕이 넘쳤다. 이스라엘은 악재가 오히려 호재가 됐다. 4강전 선발 출전 선수가 대부분 3. 4위전에 선발 출전한 대표팀과 차이가 있었다. 이런 체력적인 차이는 경기 흐름을 이스라엘의 우세로 만들었다. 

 

 

 



이번 대회에서 대표팀이 선. 수비 후 공격의 실리 축구를 했고 상대에 점유율을 내주는데 크게 개의치 않는 축구를 했지만, 3. 4위 전의 분위기는 수세적이었다. 그만큼 이스라엘의 움직임이 눈에 띄게 활발했다. 이 분위기는 이스라엘의 선취 골과 연결됐다. 

이스라엘은 전반 19분 만에 대표팀 우측면을 돌파한 선수의 크로스가 문전에 있던 공격수의 논스톱 슛과 연결됐고 대표팀의 골 망을 갈랐다. 하지만 대표팀은 5분여 만에 만회골을 성공시키며 크게 쳐질 수 있는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전반 24분 이스라엘 좌측면을 돌파와 이어진 크로스 상황에서 상대 수비수가 우리 공격수를 미는 반칙을 범했다. 대표팀은 이탈리아와의 4강전에 이어 3. 4위전에서도 또다시 페널티킥 기회를 잡았다. 그리고 그 기회는 대표팀의 전담 키커 이승원의 정확한 킥고 함께 골과 연결됐다. 1 : 1 동점, 4강전과 유사한 장면이었다. 이후 전반전 흐름은 양 팀 모두 수비에 더 비중을 두면서 동점으로 마무리됐다. 

후반전에 들어가자 대표팀의 기동력은 더 떨어지는 모습이었다. 선수 교체로 돌파구를 찾으려 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이스라엘은 교체 선수가 절대 부족한 상황에도 더 에너지 넘치는 플레이를 하며 경기 주도권을 잡았다. 대표팀으로서는 버티면서 역습을 기대하는 작전으로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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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스라엘의 공세는 후반전 76분과 85분 골로 연결됐다. 대표팀은 후반 76분 골을 허용한 이후 보다 공세적인 경기를 했지만, 85분 추가 골을 허용하며 반전의 가능성은 더 줄어들고 말았다. 마음은 있지만, 몸이 따르지 않는 상황 속에 대표팀은 경기를 반전시키지 못한 채, 4강전에 이어 또다시 상대 팀의 승리 세리머니를 지켜봐야 했다. 

4강전 이후 결과는 분명 아쉬움이 있었다. 이번 대회 대표팀은 이전 한국 축구에서 볼 수 없었던 단단한 수비와 조직력을 바탕으로 선. 수비 후 역습의 실리 축구를 펼쳤고 성공적인 결과를 만들었다. 대회 내내 상승세의 흐름도 이어졌다. 하지만, 토너먼트 이후 상대 팀보다 적었던 휴식 일이 체력 부담과 연결됐고 원하는 경기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물론, 그 상대들이 강했던 점도 부인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이번 대회 대표팀의 4강 진출 성과는 매우 가치가 크다. 대표팀은 대회를 준비하면서 지난 대회보다 전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줄 곳 받았다. K 리그를 중심으로 프로선수들이 주축이긴 하지만, 그 선수들은 소속 구단에서 확실한 주전이 아니었다. K 리그의 특유의 규정인 U22 룰을 통해 리그 출전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선수들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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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2 룰은 K 리그 구단들이 경기에서 5명의 확대된 교체 선수 활용을 하기 위해서는 22세 이후 선수를 2명 이상 출전 선수 엔트리에 포함하고 출전토록 해야 하는 규정이다. 이를 통해 유망주들의 프로 축구 출전 기회를 보장하고 기량 발전을 도모하려는 의도 속에 지속 시행 중인 제도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해 이를 편법으로 활용하는 구단들이 많이 생겨나면서 그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프로에서 기회균등을 훼손하는 일이라는 비판도 있었다.

부정적 시선 속에서도 수준 높은 축구 경기 경험을 쌓은 선수들은 이번 대회 대표팀의 주축을 이뤘고 큰 성과를 만들었다. U22 룰의 효과라 할 수 있다. 하지만 U22 룰 적용을 통해 주전으로 도약한 선수가 소수이고 출전 시간이 제한적인 탓에 프로 리그에서 풀 팀을 꾸준히 소화한 선수가 많지 않았다. 이는 토너먼트까지 빽빽한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대표팀 선수들에게는 체력 부담을 가중시키는 일이었다. 김은중 감독은 이런 점을 고려해 조 예선에서 로테이션을 가동하는 등의 방법을 강구하기도 했지만, 한층 수준 높은 상대와 대결하는 4강전 이후에는 한계점을 노출했다. 

그럼에도 대표팀의 4강 진출은 두 대회 연속 4강 진출이라는 큰 상징성이 있다. 또한, 이렇다 할 스타 선수들이 없었던  탓에 언론과 축구팬들의 덜한 관심 속에서 묵묵히 조직력을 발전시키며 이른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번 U-22 대회는 국내에서 그 열기가 그리 크지 않았다. 지명도 있는 선수가 대표팀에 없기도 했고 대회 장소가 급히 변경되는 상황도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대회가 열리는 아르헨티나 현지에서 방송 중계팀을 보낸 방송국도 없었고 언론의 취재 열기 역시 뜨겁지 않았다. 대표팀은 이런 무관심과도 함께 싸웠다.

 

 

 



과정은 행복하지 않았지만, 대표팀은 조 예선 첫 경기에서 우승 후보 프랑스에 승리하며 점점 주목을 받기 시작했고 조 예선 통과 후 16강과 8강전에서 극적인 승리를 하며 큰 관심을 이끌어냈다. 4강전에서는 광화문에서 거리 응원전이 펼쳐지기도 했다. 언론들은 앞다투어 선수들의 활약을 보도했고 그동안 축구팬들로 잘 몰랐던 선수들의 이름을 대중들에게 알려지기도 했다. 이 대표팀의 조직력을 완성하고 강한 팀으로 만든 김은중 감독의 리더십도 새롭게 조명됐다.

김은중 감독은 2017년부터 2021년까지 U-23 대표팀 코치를 역임하며 연령별 대표팀 지도 역량을 쌓았다. 2022년부터 U-20 대표팀 감독에 선임된 김은중 감독은 길지 않은 시간 동안 팀의 완성도를 높였다. 그동안 연령별 대표팀 지도자로서 쌓아온 경험이 큰 도움이 됐던 것으로 보인다. 김은중 감독의 성과는 아직은 축구 팬들에게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는 국내 지도자의 역량을 확인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두 대회 연속 4강 진출, 2023년 U-20 남자 월드컵은 우리 축구사에 남을 성과를 만들었다. 이제는 그 성공에 열광하는 것 이상으로 대회 준비과정과 대회 경기 내용들을 잘 분석하고 데이터 베이스화해서 향후 국가대표 운영의 중요한 자료로 만들어야 한다. 특히, 이번 대표팀은 이전과 다른 전술과 전략으로 성공적인 결과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더 세세한 분석이 필요해 보인다. 

2023 FIFA U-20 남자 월드컵은 우리 축구의 또 다른 가능성을 발견한 소중한 시간이었고 빛나는 순간들이었다. 이 성과가 축구의 지속 발전을 위한 소중한 자양분이 되길 기대해 본다. 아울러 이번 대회 대표 선수들의 향후 성장도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것도 축구팬들에게는 흥미로운 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 : FIFA / KFA,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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