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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프로야구 한국시리즈에서 정규 시즌 1위 LG가 2위 KT를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누르고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LG는 홈구장인 잠실구장에서 열린 5차전에서 초반 잡은 리드를 끝까지 지키며 6 : 2로 승리했다. 우승을 확정한 LG 선수들은 홈구장의 대부분 관중석을 차지한 홈 팬들과 함께 29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자축했다.

LG의 주전 유격수이자 주장인 오지환은 한국시리즈 MVP를 수상했다. 그는 2차전부터 4차전까지 단일 한국시리즈 역사상 최초로 3경기 연속 홈런을 때려냈고 8타점을 기록했다. 특히, 그의 홈런은 모두 팀 승리를 이끄는 한 방이었다. 특히, 역대 한국시리즈 중 가장 치열한 승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던 3차전에서 오지환은 5 : 7의 열세를 8 : 7로 반전시키는 결승 3점 홈런으로 시리즈 흐름을 완전히 LG로 향하도록 했다. 

LG는 3차전에서 마무리 고우석이 무너지며 8회 말 역전을 허용했다. 그대로 패했다면 시리즈는 알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었다. 하지만 오지환이 9회 초  KT 마무리 김재윤에서 역전 3점 홈런을 때려내고 9회 말 1사 만루 위기를 극복하면서 LG는 극적인 승리를 했다.

 

 

 




한국시리즈 우승 LG, 시리즈 MVP 오지환 


이 승리는 한국시리즈의 결과를 사실상 좌우했다. 체력적인 부담이 컸던 KT는 3차전 패배 이후 팀 전체 분위기가 크게 떨어졌고 4차전과 5차전에서 무기력한 모습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플레이오프와 같은 반전을 기대하는 건 무리가 있었다. 3차전 승리로 자신감을 높인 LG 선수들은 한결 여유 있는 플레이를 했고 무난한 승리를 거듭했다. 오지환의 한국시리즈 MVP 수상은 당연한 일이었다. 

이렇게 정규 시즌과 한국시리즈 통합 챔피언에 오른 LG지만, 올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고비가 있었다. 지난 시즌 정규 시즌 2위를 차지한 LG는 플레이오프에서 키움의 기세에 밀리며 한국시리즈 진출에 실패했다. 절대 우세라는 전망을 뒤집은 키움의 경기력이 뛰어났지만, LG에는 충격적 패배였다. 무엇보다 최근 포스트시즌 단골 진출팀이면서도 포스트시즌에서 부진했던 징크스를 또 극복하지 못했다는 점이 아쉬웠다. 

시즌 후 LG는 정규 시즌 2위를 이끌었던 유지현 감독을 과감히 교체했다. 우승을 목표로 하는 LG로서는 단기전 경험이 풍부한 우승을 이끌 감독이 필요했다. 하지만 감독 선임 과정은 매끄럽지 않았다. LG는 애초 퓨처스 총괄로 영입했던 염경엽 감독을 1군 감독으로 선임했다. 

염경엽 감독은 지금의 키움 시절 하위권 팀을 상위권으로 끌어올리며 강팀 반열에 올렸고 단장으로 SK 와이번스에서 우승을 경험하기도 했다. 감독과 프런트를 두루 경험한 그의 이력은 분명 매력적이었다. 다만, SK 감독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를 남겼고 건강 이상으로 중도 사퇴하는 등 그 마무리에 아쉬움이 있었다. 무엇보다 우승을 기대하는 LG가 우승 경력이 없는 감독을 선임한다는 점에서 감독 교체의 명분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실제 LG 팬들 중 염경엽 감독 선임과 관련한 비판 여론도 상당수 있었다. 

이와 함께 LG는 스토브리그 기간 전력 누수가 발생했다. 프랜차이즈 선수로 오랜 세월 주전 포수로 활약했던 유강남과 외야수 겸 1루수 채은성이 FA 시장에서 롯데와 한화로 각각 떠났기 때문이었다. 이들은 LG에 부족한 우타 자원이었고 풍부한 경험까지 갖춘 핵심 자원이었다. 특히, 유강남은 백업 포수진이 튼튼하지 않은 LG에는 꼭 함께 해야 할 선수였다. 

 

 




시즌 준비 과정에서의 혼선, FA 시장의 변수 


LG 프런트는 빠르게 움직였다. LG는 KIA에서 FA로 풀린 포수 박동원과 빠르게 계약하며 포수 공백을 메웠다. 채은성의 자리는 내부의 풍부한 유망주 풀을 활용하기로 했고 군 입대 예정 선수들의 시기를 조정했다. 여기에 외국인 타자로 1루수 수비가 가능한 우타자 오스틴을 영입했다. 결과적으로 박동원과 오스틴의 영입은 LG 우승의 중요한 요소가 됐다. 

박동원은 시즌 초반 홈런 레이스를 이끄는 등 LG 우타선을 강화시키는 역할을 했다. 오스틴은 수년간 LG의 큰 고민이었던 외국인 타자 자리를 완벽하게 메웠다. 두 우타자의 활약은 리그 최고 수준의 좌타 라인을 보유하고 있는 LG 타선의 좌. 우 균형을 이루게 했다. 두 선수는 기량뿐만 아니라 허슬 플레이와 뛰어난 팀 친화력을 함께 보이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팀에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에 더해 LG에서 가장 약한 포지션이었던 2루수 자리에 신민재라는 새로운 얼굴이 등장했다. 외야수로 프로에 데뷔한 신민재는 두산과 LG를 거치면서 두드러진 활약을 하지 못했다. LG에서도 신민재는 대주자 요원이었다. 하지만 올 시즌 신민재는 공. 수에서 놀라운 기량 발전을 보였고 여러 경쟁자들을 제치고 주전 2루수로 자리를 잡았다. 그가 2루수 자리를 안정시키면서 LG 내야진은 더 짜임새를 가질 수 있었다. 

이렇게 야수진의 안정을 이룬 LG는 리그 최강의 공격 생산력을 시즌 내내 유지했다. 김현수를 축으로 홍창기, 박해민, 문성주까지 좌타 외야진의 위력을 여전히 강력했고 타선을 주도했다. 풍부한 백업 야수진은 장기 레이스를 보다 수월하게 치를 수 있게 했다. 

마운드에서는 시즌 초반 부상 선수와 외국인 에이스 켈리의 부진이 겹치면서 시행착오가 있었다. 야수진과 같이 풍부한 선수 뎁스를 바탕으로 고비를 넘겼다. 이 과정에서 지난 시즌 부진한 성적으로 FA 자격 신청마저 보류했던 베테랑 우완 임찬규가 불펜에서 믿을 수 있는 선발 투수로 거듭하며 부상자 공백을 기대 이상으로 메우는 반전이 있었다.

여기에 시즌 초반 부진하며 교체 가능성까지 거론됐던 켈리가 후반기 페이스를 되찾았고 한국시리즈에서 믿음직한 1선발 역할을 했다. 그 밖에 한국시리즈 투수 엔트리를 14명으로 하고도 고민을 거듭하게 했던 LG의 풍부한 불펜진은 시즌 내내 LG 마운드를 든든히 지켰고 한국시리즈에서도 선발 마운드의 열세를 극복하게 했다. 

이런 안정된 전력을 바탕으로 LG는 시즌 중반 이후 1위 독주 체제를 유지했고 큰 고비 없이 그 자리를 지켰다. LG는 빠르게 정규 시즌 1위를 확정하고 보다 편안한 분위기에서 한국시리즈를 준비할 수 있었다. 정규 시즌 1위의 이점을 극대화한 LG는 한국시리즈에서 1차전 패배로 고비가 있었지만, 빠르게 경기 감각을 회복했고 내리 4경기를 승리하며 정규 시즌 1위의 면모를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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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년의 숙원 이뤄낸 LG, 새로운 왕조 시대의 가능성 


2023 LG는 그들이 강팀임을 결과로 증명했다. 1994 시즌 한국 시리즈 우승 이후 길었던 암흑기를 지났던 LG는 내부 육성에도 상당한 투자를 하는 등 팀 운영 기조를 바꾸면서 강팀으로 거듭났다. 서울이라는 풍부한 선수 풀풀을 제대로 활용하며 다수의 선수들은 육성해 1군 전력으로 만들었고 적절한 FA 영입으로 팀 전력을 극대화했다. 무엇보다 그 방향성을 잃지 않고 지속성을 보였다는 점이 긍정적이었다. 여기에 모기업의 야구단에 대한 애정과 지속적인 투자, LG 팬들의 뜨거운 응원이 더해졌다. 

한때, LG는 전력에 비해 결과가 아쉬운 팀, 매 시즌 후반기 부진하면서 성적이 하락하는 뒷심이 부족한 팀이라는 인식도 있었지만, 올 시즌은 그런 모습이 전혀 나오지 않았다. 신. 구의 조화를 이룬 풍부한 선수층에 더 강하게 결속된 조직력이 LG는 더 단단하게 만들었다.

2021 시즌까지 같은 잠실 야구장을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두산에 밀려 조연이 머물러야 했던 LG였다. 하지만 2023 시즌 LG는 잠실 야구장의 주인공을 넘어 올 시즌 프로야구의 주인공으로 우뚝 섰다. 일부 선수의 군 입대와 외국인 선수 구성 등 변수가 있지만, 현재 LG의 전력과 올 시즌 상위권  팀들의 전력 약화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새로운 왕조의 탄생도 기대할만하다. 우승의 경험은 LG를 더 강하게 할 수 있다.

LG의 올 시즌 통합 우승으로 21세기 들어 우승을 차지하지 못한 팀은 올해까지 31년 동안 한국시리즈 우승을 하지 못한 롯데와 24년 동안 한국시리즈 우승을 하지 못한 한화, 15년 동안 한국시리즈 우승을 하지 못한 키움만 남았다. 이들 팀들의 팬들에게는 LG의 29년 만의 우승에 여러 감정이 겹칠 수밖에 없다. 

이제 챔피언의 기쁨을 마음껏 누릴 수 있는 LG다. 2023 시즌 챔피언 LG가 그 자리를 언제까지 지켜갈 수 있을지 올 시즌 그들의 모습이라면 긍정의 가능성이 더 커 보인다. 


사진 : KBO / LG 트윈스,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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