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하루하루 기온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가을의 풍경도 기억의 한 조각으로 마음속에 새겨지고 있습니다. 가을을 보낼 때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추수가 끝난 들판에서도 계절의 변화를 느낌니다. 추수도 끝나고 황금 물결로 가득차있던 논은 이제 그 빛을 잃었습니다. 빛 바랜 과거의 기억들만 이 땅에 남아있겠지요? 논둑길을 따라 걸었습니다. 시들어 버린 풀들이 힘겹게 들판에 서 있었습니다. 구름 사이로 비치는 햇살이 이들을 비춥니다. 잠시 동안이지만 이들을 황금빛으로 빛나게 합니다. 이들 생에있어 마지막으로 빛을 발할 순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늦 가을, 들판은 황량하고 쓸쓸합니다. 그래도 햇살은 이 대지를 계속 비추고 있습니다. 반복되는 일상은 가을이 지나고 겨울이 되어도 이어질 것입니다. 그리고 또 다시 봄이..
문경 출사 때 맞이한 새벽 풍경입니다. 문경새재 입구에 자리한 팬션에서 이른 새벽의 빛을 담아보았습니다. 문경새재하면 조선시대 영남과 충청도를 잊는 주요한 도로였습니다. 험한 산맥을 넘어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이기도 했지요. 골짜기를 따라 만들어진 좁은 길들은 수 많은 전설과 이야기를 만들어내기도 했습니다. 산속이라 그 쌀쌀함이 더한 새벽, 일출을 담았습니다. 높은 산들에 쌓여있는 이곳에서 새벽의 빛을 담으려 하니 다른 곳 보다 더 많은 인내심이 필요하더군요. 어둠을 뚫고 조금씩 빛이 산너머로 나와 하늘을 열고 있습니다. 구름들도 바람을 따라 흐르고 있었습니다. 새벼 바람이 잦아들고 구름도 자리를 잡아갑니다. 하늘 아래 가까운 이 곳에서 맞이하는 새벽은 너무나 고요합니다. 문경새재에 자리잡은 이 곳은 새..
과천 서울대공원의 단풍도 거의 저물고 있습니다. 그 낙옆들이 길을 덮고 새로운 길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지는 낙옆과 함께 가을도 지고 있습니다. 대공원에 들어가기 전부터 낙옆길을 시작됩니다. 낙옆길 걷기 이벤트가 있어 치우지 않아서 그런지 모르지만 가을을 느끼면서 대공원으로 향합니다. 대공원의 길들은 낙옆들로 새롭게 장식되었습니다. 사람들은 이 길을 걸으면서 무슨 생각을 할까요? 지나가는 시간을 아쉬워할까요? 그들의 삶을 걱정할까요? 저는 잠시 아무 생각없이 그저 걷는 것을 택했습니다. 은행나무 길이 나타났습니다. 은행잎들로 노랗게 물든 길이 늦 가을에만 볼 수 있는 풍경을 만들어 줍니다. 은행나무 잎으로 둘러쌓인 벤치에 앉아봅니다. 계속된 발걸음에 잠시 휴식을 가져봅니다. 아침에 잠깐 내린 비는 은행..
가을이 되면 가장 바쁜 곳이 있습니다. 경북 상주가 그곳인데요. 전국 곶감 생산량의 80% 이상을 담당하는 곳입니다. 가을이 깊어갈수록 날이 추워질수록 곶감의 수요는 늘어납니다. 이런 수요에 대비한 곶감을 만들기 위한 작업으로 방문 농가마다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곶감을 만들기 위해서 좋은 감이 먼저 수확되어야겠지요? 상주는 오래 전부터 감으로 이름 난 고장입니다. 감나무들도 그 수령이 오래되었고 감 농사도 오랜 역사를 자랑합니다. 이러한 전통에 일교차가 큰 날씨, 청정 자연의 맑은 물과 공기는 좋은 열매를 맺게하는 천해의 요건이 됩니다. 비오는 휴일이었지만 곶감을 만드는 작업은 계속되고 있었습니다. 요즘이 한창 바쁠 시기라고 합니다. 한 달의 작업이 감 1년 농사를 좌우한다고 하네요. 곶감을..
가을비로는 꽤 많은 비가 내린 휴일, 경북 상주를 방문했습니다. 농 식품부 디지털 홍보대사로 일하면서 경북은 한 번도 가지 못했는데 이번에 경북 문경과 상주를 찾았습니다. 상주하면 경북에 있는 작은 도시 정도로 알고 있었습니다. 왠지 서울에서 굉장히 멀리 떨어져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했었고요. 예전에는 내륙 깊숙한 곳에 위치한 탓에 이곳을 찾기 힘들었습니다. 지금은 인근에 고속도로가 생기고 실제 그 거리가 많이 단축되었습니다. 바로 이곳 상주에가면 수 많은 감나무들이 가을의 빛으로 물들어 있습니다. 오후가 되자 조금씩 내리던 비는 장대기가 되었습니다. 이 200년 넘은 감나무에도 새찬비가 내리치고 있었습니다. 잘 익은 감들과 수 많은 세월의 무게를 견디기 위해 받침대가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여기에 비까지..
고양시 원당에 있는 종마목장, 원래 경주마들을 키워내고 신입 기수들을 교육하기 위해 만든 말 목장입니다. 멋진 경관 때문에 드라마 촬영도 많이하고 하면서 일반인들이 이 곳을 많이 찾고 있습니다. 도시 근교에서 볼 수 없는 드 넓은 목장 풍경이 답답함을 한 순간 사라지게 합니다. 목장 입구에서 초원까지 은행나무 길을 따라 걸어갑니다. 강렬함은 덜하지만 노랑의 따뜻한 느낌 때문인지 단풍보다 은행나무에 더 정감이 가더군요. 길가에 줄지어 있는 은행나무들과 함께 가을의 정취에 빠져봅니다. 이제 가을이 얼마 남지 않아서 일까요? 이런 장면 장면들이 너무나 소중하게 다가옵니다. 말라가는 낙옆들이 가을의 끝 자락임을 말해주는 듯 합니다. 그 쓸쓸한 느낌은 싫지만 한 계절이 끝나간다고 생각하니 왠지 모를 아쉬움이 자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