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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길목, 역대 최강이라 하는 태풍 힌남노가 우리나라로 향하고 있다. 우리 기상청과 해외 관련 기관의 예측 등을 종합하면 남해안 상륙이 유력하다. 그 태풍이 위력은 이전 우리나라에 엄청난 피해를 입혔던 1959년 태풍 사라, 2002년 태풍 루사, 2003년 태풍 매미 이상이라는 전망이다. 

이들 세 태풍은 기상 관측 사상 최악의 태풍으로 한 여름이 아닌 8월 말 9월 한반도에 상륙했고 강력한 태풍의 위력을 그대로 가지고 있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통상 태풍은 적도 인근 바다에서 만들어져 북상하면서 그 세력이 약해지는 게 보통이다. 한반도에 진입할 시점에서 전성기를 넘어 쇠퇴기로 접어드는 게 보통이지만, 이들은 달랐다.

2002년 태풍 루사는 강릉 지역에 시간당 100미리, 기상 관측 사상 최고의 하루 강수량 875미리를 기록했다. 루사로 인해 강릉 지역에는 엄청난 수해가 발생했다. 강릉지역의 연평균 강수량이 1400미리 정도임을 고려하면 평균 강수량의 절반 이상이 하루에 내린 셈이다. 

루사의 피해가 커진 건 여러 복합적인 요소들이 작용했다. 태풍이 규모나 위력이 크기도 했고 편서풍이 약해지면서 그 진행 속도가 매우 느렸다. 육지에 상륙하면 세력이 약해지고 진행 속도가 빨라지는 태풍이지만, 루사는 오랜 시간 한반도에 머물며 많은 비를 내렸다. 애초 엄청난 비구름을 몰고 온 것도 모자라 태백산맥의 지형적 영향으로 비구름이 지속적으로 생성되고 동해의 습한 공기까지 유입되면서 강수량이 급격히 늘었다. 태풍의 전형적인 피해 요소인 강풍도 있었지만, 루사는 비로 인해 피해로 크게 기억되는 태풍이었다. 

 

 

 



2003년 상륙한 매미는 강풍과 해일 피해가 극심했다. 매미의 순간 최대풍속은 60m/s로 측정됐다. 역대 최대 풍속이었다. 이 풍속은 당시 우리 관측 기술로 측정할 수 있는 최대치로 이보다 더 풍속이 강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매미의 강풍은 부산항의 대형 크레인을 무너뜨렸고 부산의 아시아드 주경기장, 제주 월드컵 경기장의 지붕을 뜯겨 나가게 할 정도였다. 여기에 남해안에 해일이 발생해 바닷가와 가까운 해인 창원 일대 막대한 인명, 재산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마침 매미는 1959년 사라 때와 마찬가지고 추석 전후에 한반도를 내습했다. 

매미는 사라와 함께 가장 강력한 세력을 유지한 채 한반도에 상륙한 태풍 중 하나였다. 1959년 한반도에 상륙한 사라는 당시 부족한 기상 관측 역량으로 그 위력을 온전히 측정했다 하기 어려웠다는 점에서 매미의 위력은 태풍의 위력이 어느 정도인지 제대로 체감할 수 있었고 기존 태풍 대비 시스템을 바꾸는 계기가 됐다. 

매미는 태풍을 분류하는 기준에서 초강력 태풍 이상의 슈퍼 태풍이었다. 세계 기상기구 등에서 태풍을 분류할 때 순간 풍속을 기준으로 하는데 순간 최대 풍속이 17.2m/s 이하면 열대 저압부로 태풍으로 불리지는 않는다. 순간 최대 풍속 17.2에서 24.5m/s 까지는 열대 폭풍 태풍이 된다.  24.6에서 32.6m/s 까지는 중간의 태풍, 32.7에서 43.7m/s 까지는 강한 태풍, 43.7에서 54.0m/s  까지는 강한 매우 강한 태풍, 그 이상이면 초강력으로 분류한다. 이 중에서도 순간 최대 풍속이 67m/s를 초과하면 슈퍼 태풍이라는 별도의 명칭을 붙이기도 한다. 통상적인 기상 관측의 범주를 초월한 태풍이라는 의미다. 2003 태풍 매미는 일반적 태풍을 넘어선 태풍이었다. 

극히 이례적인 슈퍼태풍이지만, 그 발생 빈도는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최근 해마다 발생하는 태풍의 총 수는 줄어들고 있지만, 슈퍼태풍의 발생이 늘어나는 추세다. 태풍이 발생하는 적도 인근 바다가 크고 강력한 태풍의 발생 가능성이 높이는 환경이 됐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이미 우리나라 대학 연구진이 그 가능성을 연구로 입증했다. 연구진은 해수면 온도가 28도를 넘어서는 서 태평양과 인도양의 웜풀 지역의 범위가 넓어지고 그 온도 또한 높아졌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웜풀 지역은 태풍의 고향이라 불리는데 이곳에서 많은 태풍이 발생한다. 이 태풍은 기류를 타고 북상해 한국과 중국, 일본으로 향하고 그 생을 마무리한다. 문제는 더 넓어지고 뜨거워진 웜풀로 인해 태풍의 한층 강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넓어진 웜풀은 보다 북쪽에서 태풍을 발생시키고 이는 태풍의 이동 거리를 줄여 태풍이 그 세력을 유지하고 북상할 수 있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여기에 해수면 온도의 상승이 우리나라 연근해 바다에도 이루어지면서 태풍이 북상하는 기간에서 온도가 높은 바다에서 수증기를 지속 공급받을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 이런 요인들로 인해 애초 강해진 태풍이 그 세력을 오히려 더 키우면서 북상하는 상황이 만들어지고 있다. 

이런 웜풀 지역의 확대와 온도 상승은 지구 온난화가 중요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인간이 배출하는 각종 온실가스로 지구 온도의 상승이 꾸준히 이루어졌고 해수면 온도 상승을 불러왔다는 건 이제 많은 이들이 알고 있다. 해수면 온도의 상승은 해양 생태계에도 영향을 미치지만, 기상 현상의 변화에도 원인이 되고 있다. 따뜻해진 바다는 태풍의 주 에너지원인 해양 수증기의 양을 늘리기 때문이다. 이에 따른 슈퍼 태풍의 발생과 그 피해는 이제 세계 전 지역에서 문제가 되고 있다. 미국만 해도 해마다 강력한 태풍으로 인한 피해가 크다. 동남아시아 지역도 마찬가지다. 

다른 자연재해와 마찬가지로 인간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태풍이긴 하지만, 그동안의 경험치를 초월하는 태풍의 존재는 큰 위협이라 할 수 있다. 태풍은 그 피해가 매우 직접적이고 특정 시기에 반복적으로 일어나고 그 피해 범위가 넓고 발생 시기가 농산물의 수확 시점과 맞물리는 경우가 많아 국민들의 생활 전반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자연재해다. 무엇보다 피해를 당하는 대상이 사회취약계층이 많다는 점에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방송 링크

https://youtu.be/5LRlLsKHrNw

 



태풍은 공포의 대상이긴 하지만, 순기능도 존재한다. 지구 대기와 에너지의 순환을 이루게 한다. 태풍이 적도 인근에서 몰고 온 에너지는 북반구 지역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대기의 순환은 오염 물질의 정화 효과를 가져오고 수질 개선의 효과도 있다. 즉, 태풍은 지구의 거대한 에너지 순환의 과정이고 자연스러운 일이라 할 수 있다. 

문제는 그 순환이 비정상적인 모습을 보인다는 점이다. 과도한 에너지고 해양에 축적되어 있는 이것이 슈퍼태풍이라는 괴물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슈퍼태풍은 지구온난화로 과도하게 축적된 해양의 에너지를 배출하는 현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지금과 같이 지구 온난화를 막지 못하고 지구 온도가 상승하게 되면 그에 비례해 슈퍼태풍의 피해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강력한 세력과 위력을 유지한 채 한반도에 상륙하는 태풍은 그 피해가 국지적이 아닌 전국적인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비교적 자연재해에 안전하다는 도시지역도 결코 예외가 될 수 없다. 이미 최근 태풍 피해의 양상이 그렇게 변해가고 있다.

지구 온난화와 해수면의 상승 여기에 해수 온도의 상승은 지구의 순환 시스템을 파괴하는 일이고 그에 따른 대가는 인간이 가장 크게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도 당장 발생하는 슈퍼태풍 발생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서도 지구 온난화 문제에 대한 관심 필요한 시점이다.  



사진 : 프로그램 / 픽사베이,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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