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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이집트에서 시작해 이슬람을 거쳐 중세 유럽까지 큰 관심을 받았던 분야가 있었다. 연금술이었다. 구리나 납, 주석 등의 비철금속을 이용해 금과 은과 같은 귀금속을 만들고 여러 새로운 물질을 만들려 했던 시도로 그 역사는 천년에 이른다. 그 연구는 비록 큰 성과를 내지 못했지만, 연구 과정에서 만들어진 각종 데이터가 기록들은 후세 관련 연구 등에 유용하게 사용됐다. 

이렇게 연금술은 실패했지만, 그 이상의 성과를 낸 성공한 연금술이 있었다. 플라스틱의 발명이었다. 플라스틱은 인간이 인공적으로 만들어낸 고분자 화합물이다. 열이나 압력을 가하면 쉽게 변형이 되고 원하는 모양을 만들 수 있다. 식으면 다시 단단히 굳어지고 강한 내구성도 뛰어나다. 강철도 녹인다는 염산과 황산, 질산 등에도 녹지 않는다. 그보다 강력한 강산성 물질에서 녹지 않는다. 또한, 가볍기도 하다. 이에 이 이름은 쉽게 원하는 모양으로 가공할 수 있다는 의미의 그리스어 '플라스티코스(plastikos)'에서 유래한다.

플라스틱의 이런 성질은 여러 가지로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가볍고 강한 제품을 만들 수 있고 쉽게 녹슬고 부패하지 않기 때문에 각종 약품이나 화학 물질 보관에 용이한 용기 제작이 가능하다. 투명한 성질이 있고 착색이 잘 되는 탓에 다양한 모양과 색깔의 제품 생산이 가능하다. 우수한 가공성은 대량 생산이 가능하고 생산 단가를 낮출 수 있다. 전기 절연성이 우수해 각종 전자제품에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플라스틱 발포제는 우수한 단열성이 있고 플라스틱 용기는 각종 오염으로부터 식품을 보호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이런 장점 탓에 플라스틱은 우리 일상의 곳곳에서 사용되고 있다. 플라스틱 없이 우리 삶을 말하기 어려운 세상이다. 이에 플라스틱을 두고 신이 세상을 창조할 때 실수로 빼먹은 물질, 성공한 연금술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그만큼 플라스틱은 우리 삶과 깊숙이 연결되어 있다.

 

 

 



플라스틱은 역사는 인류의 역사가 중세를 넘어 근세, 근대로 넘어오는 시점부터 시작한다. 산업혁명을 거치면서 상공업이 비약적으로 발전한 인류는 대량 생산 대량 소비의 시대로 접어들었다. 그 과정에서 과학과 산업 각 분야의 발전도 함께 이루어졌다. 농업이 주 산업으로 자급자족의 삶을 살았던 인류는 대외적으로 교류하고 경쟁하면서 그들의 생활권을 넓혔다. 그 속에서 삶을 보다 편하게 할 수 있는 발명품도 늘었다. 전기가 생겼고 교통 운송 수단이 발전했다. 이는 인간의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점점 사라지게 했다.

플라스틱은 이런 인류 발전 과정, 화학공업의 발전 속에서 등장했다. 플라스틱의 시작은 1860년대 개발된 셀룰로이드를 그 시초로 한다. 셀룰로이드는 천연수지 플라스틱으로 현재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플라스틱과는 다소 차이점이 있다. 질산섬유소에 나무에서 추출하는 투명한 물체인 장뇌를 녹여 압착해 만들어낸 물질이다. 셀룰로이드는 애초 당구공의 중요한 소재였던 코끼리의 상아를 대체할 물질로 개발됐다 

셀룰로이드는 이후 장난감, 필름, 문구, 장신구 등의 재료로 사용됐다. 특히, 필름의 개발은 영화 산업, 미디어의 발전으로 이어졌다. 이렇게 유용한 물질은 셀룰로이드였지만, 화약을 구성하는 물질이 포함된 탓에 화재를 일으키는 등의 단점이 있었다. 

이를 보완한 합성수지 플라스틱은 1907년 등장한 베이클라이트로 전기화학회사를 운영하는 인물이었던 베이클랜드가 새로운 전기 절연체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만들었다. 베이클라이트는 페놀과 포름알데히드 등 화학물질을 이용했고 천연수지를 사용하지 않았다. 베이클라이트는 단단하고 부식되지 않았고 가격도 싸고 내구성도 우수했다. 지금의 플라스틱 장점을 그대로 가지고 있었다.

 

 

 



이후 플라스틱은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1922년 플라스틱은 단단한 고분자로 구성되었다는 연구 결과나 나오고 화학공업이 발전하면서 다양한 모습의 플라스틱이 등장했다. 1930년에는 현재의 플라스틱 형태로 볼 수 있는 비닐봉지, 플라스틱 물병, 전선 피복재 등으로 사용되는 폴리에틸렌이 등장했다.

1930년대 후반에는 합성섬유인 나일론이 개발됐다. 거미줄보다 가늘과 강철보다 강한 기적의 실로 소개된 나일론은 여성들의 스타킹으로 만들어져 큰 인기를 얻었다. 이후 뛰어난 방수, 방풍 성능으로 낙하산이나 텐트 등 군용 제품이나 어업용 그물 등의 산업용 제품까지 광범위하게 사용됐다. 나일론에 이어 1940년에는 의복, 침구, 가방 등 일상용품에 사용되는 폴리에스테르가 등장했다. 1950년부터 대중화된 폴리에스테르는 나일론보다 강도가 약하지만, 물에 젖어도 변형이 없고 내구성이 뛰어났다.

이렇게 플라스틱은 불과 100여 년 사이에 화학공업의 중요한 생산물이 됐고 인류의 삶은 비약적으로 발전시켰다. 대량생산 대량소비 시데에 부합하는 물질이었고 사용의 편리성으로 인해 빠른 시간에 보편화됐다. 지금도 플라스틱 제품은 우리 삶 곳곳에서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플라스틱은 대표적인 환경 오염 물질 중 하나가 됐다. 고분자 화합물인 플라스틱의 특성이 이제는 환경에 큰 위협 요인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플라스틱 특유의 부패하지 않는 성질과 태우거나 가공 시 나오는 각종 유해 물질이 문제가 되고 있다. 

지난 100여간 만들어지고 사용된 플라스틱은 쌓이기만 했지 전혀 자연 속에서 부패되거나 사라지지 않았다. 인류는 지난 100년 동안 플라스틱을 지구에 쌓아두기만 했다. 인구가 크게 늘어나는 만큼 플라스틱 사용량도 크게 증가했다. 그에 비례해 사용 후 버려지는 플라스틱 쓰레기 양도 크게 늘었고 여전히 늘어나고 있다. 

 

관련 방송 링크 (TBS 신박한 벙커)

https://youtu.be/8awQIVcIi8Q

 



플라스틱의 강력한 내구성은 자연의 순환구조를 깨뜨리고 있다. 플라스틱은 썩지 않고 잘게 분해되기만 한다. 그에 최근 플라스틱은 미세, 초 미세, 나노 단위로 분류되기도 한다. 문제는 이런 극 초 단위의 플라스틱이 언제든 인간을 포함한 생명체가 섭취할 수 있다는 점이다. 분해되지 않는 플라스틱의 성질상 플라스틱은 생명체에 몸속으로 들어와서도 그 형태를 유지하게 된다. 지구상의 생명체 대부분의 몸속에는 플라스틱 물질이 존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간도 예외는 아니다. 지구 생태계에서 최상위 포식자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인간이다. 나노 단위의 플라스틱마저 존재하는 현실에서 우리가 먹는 생선을 통해 플라스틱을 수시로 섭취할 수밖에 없다. 우리 의복과 각종 플라스틱 제품, 감염병 예방을 위해 사용하는 마스크를 통해서도 우리는 플라스틱을 몸속에 받아들여야 하는 현실이다. 이에 사람이 연간 신용카드 한 개 정도의 플라스틱을 섭취한다는 섬뜩한 연구 결과도 있다. 이 플라스틱이 몸 밖으로 배출되지 않고 머물게 된다면 그에 따른 건강상의 문제 발생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인간뿐만 아니라 생태계 전반에도 플라스틱은 심각한 문제를 불러오고 있다. 특히, 각종 쓰레기 들과 오염 물질들이 모여드는 해양 생태계에서 플라스틱은 큰 위협 요소다. 최근 언론 보도 등을 통해 비닐이나 플라스틱 물질을 먹이로 섭취하고 이로 인해 폐사한 거북이 고래 등의 기사를 접할 수 있다. 이들에게 플라스틱은 이전에 접하지 못했던 물질이고 그 유해성도 알 수 없다. 그렇게 섭취된 플라스틱 물질은 소화에 장애를 불러오고 거짓 포만감으로 이어져 먹이 활동을 하지 못하게 한다. 이를 통해 그 동물들은 배가 부른 상태에서 아사하는 비극을 맞이하게 된다. 

그뿐만 아니라 100여간 모인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가 거대한 섬을 이뤄 이에 대한 문제가 각종 언론 등을 통해 보도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인간 역시 플라스틱의 피해자가 언제든 될 수 있다. 당연히 이를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지만, 당장의 편리성과 자연 분해가 가능한 플라스틱 개발의 비용 문제 등으로 인해 그 움직임은 더디기만 하다.

 

 

 



애초 플라스틱은 인류가 사용하는 자연 물질은 남용을 막고 코끼리 등 인간의 필요에 의해 남획되는 동물들을 보호하는 등의 순기등도 있었지만, 그에 파생되는 문제들에 눈 감으면서 이제는 새로운 재앙이 되고 있다. 특히, 해양을 채우고 있는 플라스틱 물질들은 해야에서 태양 에너지 배출을 막는 등으로 인해 해수 온도 상승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도 있다. 플라스틱의 남용은 그 자체로도 문제지만, 기후 위기로 연결될 수 있다. 

궁극적으로 플라스틱을 대체할 물질 개발이 필요하지만,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당장은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게 해법이 될 수 있다. 철저한 분리 수가를 통해 플라스틱의 재할용 비율을 높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잘못된 분리수거 등으로 인해 높은 분리수거율에도 불구하고 재활용 비율이 높지 않은 게 현실이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보다 재활용에 유리한 분리수거가 생화 전반에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또한, 조금 불편하더라도 비닐봉지 사용을 억제하고 장바구니를 사용한다던가 재활용에 보다 유리한 용기로 만든 제품을 사용하는 것도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즉, 플라스틱으로 인한 편리함을 조금 줄이고 불편함을 감수할 수 있는 삶을 사는 노력이 필요하다. 물론, 오랜 세월 이어진 삶의 패턴을 바꾸는 건 어려운 일이다. 당장 그 위협을 느끼기도 어렵다. 하지만 플라스틱이 지배하는 세상은 현실이고 미래 세대에는 그 위험성이 한층 더 커질 수밖에 없다. 플라스틱의 사용을 줄이고 재활용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는 건 현재와 미래 우리 삶을 지키는 일이 될 수 있다. 이에 대한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다른 환경문제와 마찬가지로 이 문제의 해법 역시 인간이 가지고 있다. 



사진 : 프로그램 / 픽사베이,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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