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춥고 눈이 많았던 지난 겨울, 해마다 이 땅을 찾는 철새들도 곤혹스러운 시간이었을 것입니다. 추위를 피해 먼 시베리아를 떠나 찾아온 곳이 더 추웠으니 말이죠. 그래도 남은 겨울이 따뜻해져서 그나마 다행이라 해야할까요? 작년 방화대교 한강공원에서 담았던 철새들 사진입니다. 그 때도 추웠지만 강물이 얼고 눈이 길을 막지는 않았습니다. 철새들도 유유히 유영을 즐기기면서 먹이감을 찾고 했던 기억이납니다. 다시 먼 길을 떠나야 하는 이들이 남은 기간 충분히 그 에너지를 보충할 수 있으면 좋겠네요. 그들의 휴식을 방해할 수 없어 아주 가까이 다가서지는 못했습니다. 제 행위가 그들의 평화를 깨면 곤란하겠지요. 그래도 도시에서 이런 풍경을 볼 수 있다는 것은 정말 큰 행운인것 같습니다. 또 다시 겨울이 오면 적..
새벽의 풍경을 담기 어려운 겨울입니다. 그만큼 춥고 저를 더 움츠리게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주말이면 이곳 저곳을 찾아다니던 저도 올 겨울은 이불속을 벗어나기가 쉽지 않습니다. 지난 주말 이불을 박차고 나와 이른 새벽의 이모저모를 담아 보았습니다. 추위 탓으로 돌렸던 제 게으름을 깨고 싶었습니다. 아무도 없을 것 같았던 토요일 새벽, 내리는 눈이 그 정적을 깨고 있었습니다. 눈 내리는 지하철 플랫폼의 모습입니다. 아무도 없는 프랫폼은 너무나 조용하고 황량하기까지 합니다. 이 순간 만큼은 제가 홀로 있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지하철을 타고 고속버스 터미널에 도착했습니다. 가끔씩 지나가는 사람들 자동차 불빛들이 반갑게 느껴집니다. 외로움을 벗어났다는 안도감일수도 평범한 풍경에도 의미를 부여하는 철없는 감성이..
어딘가는 백년만의 추위라고 하고 어딘가는 수십만의 추위라고 합니다. 올 겨울 겨울이 어떤 것인지를 확실히 알려주는 나날입니다. 한 동안 실종되었던 겨울이 이번에는 자신을 확실히 알리고 있습니다. 여기에 눈이 가세하면서 하얀 겨울 풍경이 지속되는 1월입니다. 이제는 추위, 폭설이라는 말이 새삼스럽지 않은 시간들입니다. 그 시간들 속에서 담은 겨울의 이모저모를 한번 모아보았습니다. 눈 내린 다음날 회사 가는길 풍경입니다. 이 육교를 지나면 겨울의 더 깊은 곳으로 들어갈 것 같습니다. 그래도 사람들은 담담히 발걸음을 옮깁니다. 삶의 무게는 추위를 느끼는 시간 조차 허락하지 않는 듯 합니다. 철조망 사이로 보이는 철로는 눈에 덮여 있습니다. 지하철은 눈이 쌓여 희미해진 철로를 따라 사람들을 일터로 실어 나릅니다..
2011년 새해가 시작되었습니다. 새로운 한 해의 첫 날이지만 세상을 담담하게 주말을 시작할 뿐입니다. 저 역시 그 담담함 속에서 하루를 시작하고 있고요. 새로운 한 해에 대한 설레임이 점점 덜해가는 느낌입니다. 그만큼 세상의 치열함 속에서 감성이 메마른 것일까요? 아니면 여유가 없어진 것일까요? 언젠가 담았던 회사 담벼락 덩쿨의 모습입니다. 척박한 환경이지만 여름이면 녹색으로 담을 감싸던 모습이 시멘트벽의 삭막함을 덜어주었습니다. 이 덩쿨이 이런 모습을 보이기 까지 여러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앙상한 줄기만을 드러낸채 봄을 기다려야 하기도 하고요. 그 잎이 시들면 이렇게 초라한 모습으로 시간의 흐름을 따라가야 하기도 합니다. 그 위에 이렇게 눈이 쌓이면 겨울의 또 따른 풍경이 되기도 합니다. 같은 장소..
서울에도 함박눈이 내렸습니다. 지난번에는 새벽에 내려 그 풍경을 잘 보질 못했습니다. 이번에는 한 낮에 온 세상을 하얗게 만드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차를 가지고 출 퇴근 하시는 분들에게는 곤혹스러운 모습일지도 모르겠지만 말이죠. 저도 그 부류지만 눈 오는 모습이 아직은 저에게 큰 즐거움입니다. 잠시 눈 오는 회사 주변 풍경을 작은 카메라로 이것 저것 담아 보았습니다. 옥상에서 본 풍경입니다.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눈이 내리고 있었습니다. 내리는 눈에 도시가 잠겨버린 듯 합니다. 창 밖 풍경은 내리는 눈을 좀 더 가깝게 보여줍니다. 함박눈이 왜 이리 반가운지 아직 철이 없어 그렇겠죠. 1층 주차장으로 내려왔습니다. 날이 아주 춥지 않아 눈은 내리면 바로 녹아 없어졌습니다. 그래도 온 세상이 깨..
도심속 고궁들은 계절별로 자연의 변화를 느낄 수 있는 소중한 공간입니다. 저도 계절별로 바뀌는 고궁을 모습 담기를 즐깁니다. 그리고 초겨울의 어느 주말 고궁의 풍경을 담으러 창덕궁을 찾았습니다. 봄의 매화꽃과 가을 단풍이 멋진 창덕궁입니다. 많은 분들이 그 시기를 맞쳐 창덕궁을 찾습니다. 절정의 시간을 보낸 후 창덕궁은 주말이지만 사람들로 인한 분주함이 없었습니다. 대신 조용히 고궁길을 걸을 수 있었습니다. 오랜 세월의 풍파를 견뎌낸 고목과 석상이 안내해준 길을 따라 창덕궁 안으로 들어섰습니다. 흐린 하늘은 싸늘한 기온과 함께 쓸쓸함으로 궁궐을 감싸고 있었습니다. 회색의 도시속, 화려함을 자랑하는 창덕궁이었지만 오늘은 회색의 빛으로 물들어 있었습니다. 굳게 닫힌 문 앞에서 마음으로 그 문을 두르려 보았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