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야구 역사가 쌓이면서 팬들이 사이에서 공유되고 자주 오르내리다가 일종의 신조어가 된 말들이 있다. 그중 많은 야구팬들이 기억하는 말 중 하나가 엘롯기 동맹이다. LG와 롯데, KIA를 통칭하는 이 말은 과거 프로야구에서 가장 많은 팬들을 보유한 세 구단이 꽤 오랜 시간 함께 부진하면서 생긴 말이다. 이 말속에는 팬들의 열광적인 응원과 기대에도 이에 크게 못 미치는 성적의 팀에 대한 불만과 그러면서도 그 팀을 떠나지 못하고 응원하게 되는 자신들에 대하 자조 섞인 푸념이 담겨 있었다. 그런 감정을 공유한 세 팀 팬들에게는 이 말이 일종의 위안이기도 했다. 이 말에서 파생된 또 다른 신조어라는 만나기만 하면 치열한 접전을 자주 펼쳤던 롯데와 LG의 대결을 뜻하는 엘롯라시코가 있다. 본래 이 말은 최하위권을..

2023 프로야구가 뜨거운 흥행 열기 속에 시즌을 시작했다. 반가운 현상이지만, 뜻하지 않은 부상 변수가 각 구단들을 고민하게 하고 있다. 각 팀 별로 1군 선수들의 부상 소식이 끊이지 않고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시범경기 과정에서 부상 선수 문제가 발생한 팀도 있다. 부상 선수는 매 시즌 이슈가 되지만, 시즌 시작부터 부상 선수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는 건 이례적이다. 두산과 한화는 선발 원투 펀치 역할을 해야 하는 외국인 투수의 부상으로 선발 마운드에 운영에 어려움이 생겼다. 두산 외국인 투수 딜런 파일이 스프링 캠프 기간 타구에 머리를 맞으면서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현재로서는 상당 기간 재활이 필요한 상황으로 두산은 5인 로테이션의 한자리를 대체 선발 투수로 채우고 있다. 또..

여러 악재들이 겹치며 우울하게 시즌을 시작했지만, 프로야구를 향한 팬들의 열기는 여전히 뜨거웠다. 4월 1일과 1일 5개 구장의 개막 2연전은 대부분 경기장이 팬들로 가득했다. 그 팬들의 응원 열기 또한 뜨거웠다. 지난 3시즌 동안 코로나 팬데믹으로 답답했던 마음을 경기장에서 마음껏 풀어내는 듯한 모습이었다. 이런 팬들에 보이는 경기 역시 흥미진진한 접전의 경기가 많았다. 키움과 한화가 맞선 고척돔에서는 이틀 연속 끝내기 경기가 나왔다. 홈 팀 키움이 개막 2연전 유일한 2연승이 팀이 됐다. 반대로 한화는 키움과 대등한 대결을 했고 투. 타에서 지난 시즌보다 나아진 경기력을 선보였지만, 승부처에서 집중력이 부족했다. 그 과정에서 한화의 베테랑 불펜 투수 장시환은 개막전 연장 끝내기 패전 투수가 되면서 K..

시즌 개막과 함께 축제 분위기로 가득해야 할 KBO 리그의 공기가 무겁게 가라앉고 있다. WBC 실패의 아픔에도 흥행에 청신호가 켜졌던 리그에 악재가 쌓여가고 있기 때문이다. 시즌 개막 전 롯데 투수 서준원이 불미스러운 범죄 혐의로 구단에서 퇴출된 데 이어 KIA 장정석 전 단장이 FA 계약과 관련한 뒷돈 요구 사건으로 해임됐다. 이뿐만이 아니라 개막을 하루 앞둔 시점에 KBO 리그의 중계권 협상과 관련해 KBO 리그 마케팅 자회사 관계자의 배임 수재 혐의 관련 KBO가 검찰 수사와 함께 압수 수색을 당하는 일까지 생겼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온라인 불법 도박과 관련한 제보가 들어왔다는 언로 보도가 더해졌다. 나쁜 일은 한 번에 찾아온다는 말을 실감 나게 하는 4월이다. 이 정도면 다음에는 또 어떤 일..

다사다난 했던 스토브리그, 스프링 캠프, 사건 사고와 WBC 실패 등 여러 악재들이 겹친 와중에 프로야구 2023 시즌이 개막했다. 이제 코로나 팬데믹과 관련한 거리 두기가 거의 사라졌고 과거와 같이 야구장에서 다양한 이벤트와 취식이 가능해진 첫 시즌이니 만큼 기대감이 크지만, 무거운 마음을 안고 시즌을 시작하게 됐다. 올 시즌 경쟁의 측면에서 흥미로운 부분이 많다. 우선, 하위권 팀들이 지난 FA 시장에서 적극적인 전력 보강을 시도했고 일정 성공하면서 전력의 평준화 현상이 두드러져 보인다. 외국인 선수 구성에 있어서도 10개 구단 모두 중량감 있는 선수들의 대부분 영입하면서 그 차이가 줄었다. 매 시즌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순위 경쟁이 예상된다는 말이 나오지만, 2023 시즌이야말로 절대 강자와 절대..

우려는 결국 현실이 됐다.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 여겼고 나름의 준비도 했다. 방심하는 마음도 없었고 분석도 했다. 하지만, 결과는 WBC 대호 연속 1라운드 탈락이었다. 2023 WBC에 출전한 야구 국가대표팀의 결과물이다. 대표팀은 꼭 승리해야 할 호주전 패배로 큰 타격을 입었고 이어진 일본전에서 예선 탈락을 인증했다. 결과만큼이나 내용면에서도 아쉬움이 가득한 대회였다. 특히, 마운드의 부진이 너무 아프게 다가왔다. 타격 역시 몇몇 선수를 제외하면 국제 경쟁력에서 의문부호를 가지게 했다. 한 수 아래로 여겨졌던 호주전 패배가 과연 이변이었는지도 의문시되는 경기력이었다. 선수 대부분이 별도 직업을 가지고 있는 세미프로 선수들로 구성된 체코전마저 어려운 경기를 한 대표팀을 보면서 더 이상 우리가 야구 강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