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시즌 두산은 여전히 강력한 우승후보 중 하나다. 지난 시즌 전력 약화 우려에도 두산은 시즌 후반기 무서운 뒷심을 발휘하며 기적 같은 역전 우승을 이뤄냈다. 한국시리즈에서는 키움의 도전을 가볍게 누르고 그들의 진짜 챔피언임을 증명했다. 두산은 2015년 한국시리즈 우승 이후 매 시즌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최근 5년간 두산은 기복 없이 최강팀의 면모를 유지했다. 해마다 FA 선수들이 이탈이 있었지만, 두산의 육성 시스템에서는 새로운 선수들이 그들을 대체했고 단단한 선수 라인업은 두산은 강팀이라는 공식을 완성시켜주는 요인이었다.
2020 시즌 두산은 또다시 우승의 목표에 도전하고 있다. 물론, 두산을 향한 타 팀들의 도전은 강하다. 특히, 지난 시즌 한국시리즈 상대였던 키움은 강한 전력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고 마운드는 더 강해졌다. 감독 교체의 후폭풍도 사라진 모습이다. 현재로서는 가장 강력한 두산의 경쟁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잠실 라이벌 LG가 지난 시즌 전력을 그대로 유지하며 기회를 엿보고 있고 지난 정규리그 2위 SK 역시 만만치 않은 상대다.
하지만 두산의 2년 연속 우승에 있어 가장 큰 변수는 그들 자신이다. 무엇보다 두산은 마운드에서 잠재된 불확실성이 잠재되어 있다. 두산은 시즌 준비과정에서 20승 투수 린드블럼과 10승 이상을 무난히 달성할 수 있는 후랭코프까지 2명의 외국인 투수를 교체했다. 린드블럼은 메이저리그 계약을 따내면서 더는 잡을 수 없었고 후랭코프는 부상에 대한 의구심을 떨치지 못한 두산이 과감히 재계약을 포기했다.
두산으로서는 린드블럼, 후랭코프의 전력 이탈은 확실한 30승 투수가 빠진 것과 같다 할 수 있다. 두산은 이들을 대신해 20대 젊은 투수 프렉센과 지난 시즌 KT의 에이스 역할을 했던 알칸타라를 영입했다. 젊고 힘 있는 투수에 리그 경험이 있는 투수의 조합으로 가능성과 안정감을 함께 가져가려는 의도가 엿보였다.
두산은 이들이 린드블럼, 후랭코프 부재로 인한 선발 마운드 약화를 최소화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두 외국인 투수는 모두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넓은 잠실 홈구장의 이점을 극대화할 수 있다. 두산의 단단한 수비는 이들에게 안정적인 투구를 할 기반이 될 수 있다. 여기에 강팀 두산의 프리미엄도 무시할 수 없다. 린드블럼의 KBO 리그 성공과 메이저리그 진출은 두산이라는 배경이 있어 가능했다.
이런 기대에도 프렉센은 경험이 부족하고 리그에 대한 적응이 우려되고 알칸타라는 구위는 뛰어나지만, 꾸준함과 안정감 이닝 소화능력에서 아직 검증이 필요하다. 린드블럼, 후랭코프 조합과 비교하면 여전히 불확실성을 가지고 있는 조합이다.
하지만 두산은 외국인 투수에 절대적으로 의존하지 않아도 될 정도의 국내 선발진을 갖추고 있다. 두산의 이용찬, 유희관, 이영하가 그들이다. 이용찬과 유희관은 두산의 프랜차이즈 선수로 팀의 베테랑이고 이영하는 지난 시즌 기량이 급성장하면서 시즌 17승과 함께 국가대표팀에서의 활약으로 다음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이영하는 아직 20대 초반의 나이지만 큰 경기 경험을 수없이 겪으면서 소중한 경험치를 축적했다는 점도 강점이 될 수 있다. 병역 문제까지 해결되면서 앞으로 선수생활에 큰 부담도 덜었다. 올 시즌 그에 대한 더 커진 기대감이 그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는다면 올 시즌도 활약이 기대된다.
이들이 외국인 투수들의 몫을 나눠 가진다면 마운드에 대한 걱정을 크게 덜 수 있다. 그만큼의 능력도 있다. 이용찬은 마무리 투수와 선발 투수는 오가면서 모두 정상급 기량을 과시했다. 지난 시즌 승운이 따르지 않고 부상이 겹치면서 7승에 머물렀지만, 승운이 따르지 않았고 투구 내용은 크게 나쁘지 않았다. 이닝 소화능력이나 제구의 안정감도 여전했다. 30대 초반의 나이는 투수로서 기량 하락을 걱정할 정도가 아니다. 시즌 후 FA 자격을 얻는다는 건 큰 동기부여 요소다. 타고투저의 흐름이 강했던 2018 시즌 15승을 했을 정도의 능력도 보여주었다.
유희관 역시 이용찬과 함께 시즌 후 FA 자격을 얻는다는 공통점이 있다. 유희관은 좌완 투수라는 장점이 있지만, 130킬로 언저리를 맴도는 직구 스피드에도 뛰어난 제구와 속도의 가감 능력, 경기 운영으로 2013 시즌 이후 두산의 선발 로테이션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매 시즌 그는 10승 이상을 기록하는 꾸준함도 보여주었다. 2018 시즌 다소 어려움이 있었지만, 2019 시즌 공인구 변화의 수혜자로 자리하며 안정감을 보여주었다. 30대 중반으로 향하는 나이지만, 힘으로 타자를 상대하는 유형의 투수가 아닌 만큼 올 시즌 역시 활약이 기대된다.
이렇게 두산의 국내 선발 3인방은 신. 구의 조화와 함께 안정감을 함께 하고 있는 조합이다. 두산 선발 마운드의 진짜 힘은 여기서 나온다 할 수 있다. 두산이 외국인 투수들에 대한 불확실성 속에서도 챔피언 자리를 지킬 수 있다는 확신을 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용찬, 유희관, 이영하까지 두산 선발 3인방이 두산의 강력한 방패로 올 시즌에도 두산을 지켜줄 수 있을지 궁금하다.
사진 : 두산베어스 홈페이지, 글 : jihuni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