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비 넘긴 OK 저축은행, 젊은 돌풍 다시 이어갈까?

 

2014-2015 프로배구 판도가 이전과 달리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1위는 여전히 삼성화재지만, 이전과 같은 독주체제가 아니다. 특급 외국인 선수 레오의 활약이 여전하고 그 힘으로 높은 승률을 유지하고 있지만, 압도적으로 리그를 지배하진 못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전력이 약해진 모습이다.

 

그들의 강점이던 강력한 수비력이 예전만 못하다. 여기에 라이트 공격수 박철우의 입대 공백이 커 보인다. 삼성화재는 김명진 등으로 그 공백을 메우고 있지만, 경기마다 경기력 기복이 심하다. 특히, 리시브 성공률이 떨어지면서 레오는 더 큰 부담감 속에 경기에 임하고 있다. 레오가 막히면 대안이 없다는 점은 그의 체력 문제와 더불어 삼성화재의 고민을 깊게 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삼성화재는 그럼에도 저력을 발휘하며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이런 삼성화재를 추격하는 선두 주자는 OK 저축은행이다. OK 저축은행은 지난해 팀 창단 당시 우선 지명했던 젊은 젊은 유망주들의 기량이 나날이 발전하고 있고 삼성화재 레오를 능가한다는 평가를 받았던 외국인 선수 시몬의 고공 강타를 앞세워 시즌 초반 세찬 돌풍을 일으켰다. 전통의 강호 현대캐피탈이 외국인 선수 문제로 주춤하는 사이 OK 저축은행은 삼성화재의 강력한 대항마로 떠올랐다. OK 저축은행은 삼성화재의 맞대결에서 강점을 보이며 신 양강 체제를 구축했다.  

이렇게 기세 등등하던 OK 저축은행에도 고비가 있었다. 1라운드 잘 나가던 OK 저축은행은 2라운드 들어 급격한 내림세를 보였다. 주 공격수 시몬의 체력 저하가 큰 원인이었다. 시몬은 세계적 선수지만, 주 포지션이 센터다.

 

 

(재 점화된 젊은 돌풍, OK 저축은행)

 

OK 저축은행에서 하는 라이트 주 공격수 역할은 처음 접하는 포지션이다. 그러면서도 시몬은 전위에서 속공과 센터 블로킹에도 가담하고 후위 공격도 도맡아 하고 있다. 외국인 선수 의존도가 절대적으로 높은 우리 배구의 현실에서 우리 리그에 첫해를 보내고 있는 시몬이 분명 피로를 느낄 수밖에 없었다.  

시몬의 페이스가 떨어지면서 OK 저축은행에 위기가 찾아왔다. 공격의 결정력이 떨어지면서 고비를 넘지 못하고 내주는 경기가 생기면서 선수들의 기세가 꺾였다. 젊은 선수들의 다수 포진된 팀의 특징이 바람을 타면 무섭게 치고 나가지만 한 번 흐름이 끊어지면 쉽게 회복 못하는 단점이 그대로 드러났다. 2라운드 OK 저축은행은 연패에 빠지며 2위 자리마저 위태롭게 보였다.  

하지만 3라운드 OK 저축은행은 다시 힘을 내고 있다. 어려운 경기를 승리하면서 선수들이 자신감을 되찾은 모습이다. 3라운드 LIG, 삼성화재, 우리카드와의 대결에서 연거푸 풀세트 접전을 승리로 이끌면서 큰 고비를 넘겼다. 외국인 선수 시몬이 젊은 선수들을 다독이며 팀을 이끌고 떨어진 공격 페이스를 되찾았다. 시몬의 활약과 더불어 송명근 등 젊은 선수들의 공격 부담률이 높아지면 공겨의 다변화도 이루어진 모습이다. 부담을 던 시몬은 다시 위력을 되찾았다. 이는 다소 흐트러졌던 팀 조직력도 되살렸다.  

여기에 상위권 치고 올라오는 듯 보였던 대한항공, 현대캐피탈이 주춤하는 것도 OK 저축은행에는 호재로 작용했다. 12월 27일 현재 OK 저축은행은 1위 삼성화재를 승점 3점 차로 추격했고 3위 대한항공과의 격차는 다시 4점 차로 벌리며 안정된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되돌아온 괴물모드, 시몬)

 

만약 12월 30일 펼쳐질 1위 삼성화재전에서 또 다시 승리한다면 1위 추격의 가능성마저 높일 수 있다. 현재 기세라면 올 시즌 강세를 보이고 있는 삼성화재전에서 또 한 번의 선전이 기대된다. OK 저축은행은 충분한 휴식 후 맞대결에 나서지만, 삼성화재는 최근 경기력이 살아나고 있는 우리카드와의 일요일 경기를 치러야 한다는 점도 OK 저축은행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이렇게 프로배구는 OK 저축은행은 급 부상과 더불어 하위권 팀의 분전으로 리그의 평준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매 경기 접전이 이어지면서 세트 스코어 3 : 2 경기가 속출했다. 뻔한 승부가 줄고 박진감 넘치는 승부가 이어지면서 배구의 인기도 점점 높아지는 추세다. 시즌 중 승부조작 사건의 그림자가 다시 드리워지긴 했지만, 빠른 대체로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모습이다.  

만약 OK 저축은행이 지금의 기세를 이어간다면 프로배구 남자부 판도는 리그를 거듭할수록 안갯속으로 빠져들 가능성이 높다. OK 저축은행이 어려움을 스스로 이겨내고 상승 분위기를 만들었다는 점은 분명 그들에게 긍정적인 부분이기 때문이다. 젊은 팀 OK 저축은행이 젊은 힘으로 프로배구 남자부에 새 바람을 계속 불어넣어 줄지 그들의 연말연시 행보가 기대된다.  

사진 : KOVO 홈페이지, 글 : 심종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