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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에서 영원한 강자는 없다는 말이 있다. 이번 아시안컵 축구는 그 말을 실감하게 하고 있다. 8강전에서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일본과 이란이 탈락하면서 애초 4강 예상팀 중 대한민국과 호주만이 진출에 성공했다. 일본과 이란 모두 연장 승부 끝에 승부차기로 패했다는 점은 승운이 따르지 않은 경기이기도 했지만, 비교적 낙승이 예상되는 경기에서 승리하지 못했다는 점은 큰 충격이었었다.

이란은 이라크와의 8강전에서 연장전에서만 2골을 주고받는 접전 끝에 3 : 3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고 8명씩 승부차기를 하는 혈전 끝에 6 : 7로 패하는 비운을 맞이했다. 경기 중 주력 선수가 애매한 심판 판정으로 퇴장되는 불운까지 더했지만, 극심한 내전으로 선수 구성이라 훈련에 어려움이 있는 이라크를 압도하지 못하면서 끌려가는 경기를 했다.

 

이는 이라크의 기세를 살려줬다. 과거 장기간 전쟁을 하는 등 불편한 관계가 있는 양국의 관계는 경기력 이상의 요인이 작용하는 대결임을 고려하면 경기 초반 완전히 기선제압을 하지 못한 점이 결국 짐이 됐다.

이런 이란의 패배와 더불어 일본의 8강전 패배는 대부분 이들이 예상치 못한 사건이었다. 예선전 3연승으로 기세를 올렸던 일본은 한 수 아래로 평가되는 8강전 상대 UAE전도 쉬운 승부를 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기습적인 선제골을 내준 이후 경기가 꼬였다. UAE의 끈질긴 수비에 일본은 공격이 원할치 않았다. 득점 기회에서 골 결정력도 미흡했다.

 

(아슬아슬 아시안컵, 그러나 지지 않는 대한민국)

후반전 가까스로 동점에 성공하고 막판 공세를 펼쳤지만, 역전 골을 나오지 않았다. 연장전에서도 일본은 쉴 새 없이 상대 골문을 두드렸지만, UAE의 수비벽을 끝내 뚫리지 않았다. 결국, 승부차기까지 이어진 승부에서 일본은 에이스 혼다, 카가와가 연이어 실축하는 불운 속에 8강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 했다. 대회 연속 우승의 꿈도 함께 사라졌다.



감독의 과거 승부 조작 사건 연루와 그에 따른 기소로 뒤숭숭한 분위기 속에 대회를 시작한 일본은 예선에서 이런 분위기를 떨쳐내는 듯 보였지만, 토너먼트 승부 첫 관문을 넘지 못했고 이변의 희생양이 되고 말았다. 이들 두 팀의 탈락과 반대로 개최국 호주는 8강전에서 이번 대회 돌풍의 팀 중국을 가볍게 누르고 4강에 진출하며 예선 마지막 경기 대한민국전 충격의 패배 후유증을 씻어냈다. 대한민국 역시 고전하긴 했지만, 이변을 피해 갔다.



대회 4강 예상팀 중 가장 약한 전력으로 평가됐던 대한민국은 8강전에서 연장전 2골로 4강에 진출했다. 그동안 골 가뭄에 시달렸던 손흥민은 대표팀의 연장 2골을 모두 책임지며 그의 클래스를 입증했다. 질풍 같은 돌파로 두 번째 골을 어시스트한 차두리는 대표팀 은퇴를 하는 대회에서 다시금 재 평가되며 화제의 선수로 떠올랐다.

이들 외에도 새로운 거미손으로 각광받고 있는 골키퍼 김진현과 깜짝 발탁 후 골을 기록한 이정협, 조영철도 슈틸리케 감독의 틀리지 않았음을 보여주었다. 대표팀 주장이 된 기성용은 이청용, 구자철 두 주력 선수가 부상으로 중도 하차하는 어려움 속에서도 든든하게 팀을 지키는 등 희생적인 플레이로 한 층 성숙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골결정력 부재와 더불어 항상 문제가 되던 수비 불안마저 무실점 경기를 이어가며 이번 대회 대표팀의 강점이 됐다. 어려운 가운데도 무실점 승리를 이어가면서 선수들의 자신감은 높아지고 하나가 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주전 11명뿐만 아니라 엔트리에 있는 모든 선수가 우승이라는 목표로 뭉쳐있는 대표팀이다.

이런 선수들의 의지는 이변이 속출하는 상황에도 대표팀을 지키는 힘이 되고 있다. 8강전 극적 승리와 더불어 까다로운 상대, 이란, 일본의 탈락은 대표팀 우승에 더 탄력을 받게 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물론, 그 어느 팀 보다 끈끈한 축구를 하는 이라크와의 4강전 고비가 남아있고 개최국 호주와의 리턴 매치가 예상되는 결승전 승부 역시 쉬운 경기는 아니다. 하지만 매 경기 실점 위기에서 상대가 실수를 하는 등 승운마저 따르고 있는 대한민국의 기세는 55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의 희망을 자꾸만 높여주고 있다.



이번 아시안컵은 아시아 축구의 수준이 점점 상향 평준화되고 있음을 느끼게 하고 있다. 강팀들도 방심하며 언제든 한 수 아래로 여기던 팀들에게 패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어느 경기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다. 대한민국의 우승 희망 역시 방심이라는 적을 피해야 가능하다. 과연 대한민국의 강팀들의 무덤이 되고 있는 이번 대회에서 마지막에 웃을 수 있을지 그 결과가 주목된다.



사진 : 아시안컵 홈페이지, 글 : 심종열 (http://blog.naver.com/youlsim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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