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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대내외 악재 속에 힘겹게 대회를 준비하던 평창 동계올림픽이 개막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서야 대내외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덕분에 올림픽 흥행에 대한 우려도 조금은 벗어난 모습이다. 평창 올림픽은 국정 농단 사태와 예산 부족으로 경기장 및 시설, 인프라 구축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었고 남. 북 긴장관계에 파생된 안전 우려가 커지면서 대회 참가에 대해서도 불안감을 가지는 나라가 나올 정도였다. 

여기에 동계올림픽에서 최고 인기 종목 중 하나인 아이스하키 경기에 미국 프로 아이스하키 리그, NHL 선수들의 불참이 확정되면서 흥행에 또 다른 악재가 발생했다. 이에 올림픽 경기 관람 티켓의 판매는 저조했다. 비싼 가격도 한몫을 했지만, 대회에 대한 관심이 적은 것이 큰 원인이었다. 이 상황에서 숙박 등에서 바가지요금 문제가 불거졌고 대회에 대한 시선을 더 차가워졌다. 

이런 평창 올림픽이 활기를 찾은 건 북한의 전격 참가 소식이었다. 이는 오랜 기간 단절됐던 남북대화 복원으로 이었다. 북한은 선수단 외에 예술단, 참관단, 고위급 대표단 파견을 하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여자 아이스하키남북 단일팀 구성과 남북 합동 입장이 합의됐다. 대회에는 긍정 요소였지만, 부작용도 만만치 않았다. 

우선 남북 공동 입장 시 사용할 한반도기에 대해 이전에 없었던 이념 논쟁이 불거져 나왔다. 우리나라에서 주최하는 대회에 선수단이 태극기를 들고 입장하지 못한다는 점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있었고 급기야 평창 올림픽이 아닌 평양 올림픽 아닌가 하는 비판이 터져 나왔다. 이에 더해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에 있어 엔트리 확장과 경기 중 북한 선수 3명 의무 포함 규정은 불공정성 문제로 논쟁이 대상이 됐다.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대회에 북한에 대해 지나치게 배려를 하면서 올림픽 참가를 위해 노력한 선수들의 피해를 감수해야 하는 건 불합리하다는 논리였다. 






이는 틀린 말은 아니다. 실업팀 하나 없는 열악한 상황 속에서 생업과 운동을 병행하는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 팀선수들에게는 기회가 줄어든다는 측면에서 아쉬움이 생길 수밖에 없는 일이다. 일이 급하게 추진되면서 선수들과 코치진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거나 이들을 이해시키고 설득하는 과정이 없었다는 점은 문제가 있었다. 여기에 정치권의 공방이 더해지면서 문제는 쉽게 사그라들지 않았다. 남북 선수들이 합동훈련을 하고 있는 시점이지만, 시간 부족으로 인한 조직력 문제, 원활한 경기 운영이 가능할지 여부 등 단일팀의 운명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투성이다. 

이 문제들로 인해 정부는 주 지지층은 20-30대로부터 상당한 비판에 직면해야 했다. 남북 단일팀에 대한 여론도 좋지 않다. 이는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의 큰 원인이 됐다. 그럼에도 평창 동계 올림픽이 국내외적으로 큰 이슈가 됐다는 점은 대회 자체만 놓고 본다면 긍정적이다. 티켓 판매도 늘어났고 특히, 남북 단일팀이 구성된 여자 아이스하키 경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비인기 종목의 설움이 상당했던 아이스하키로서는 이런 관심이 결코 나쁘지 않다. 

대외적 변수가 평창 동계올림픽에 영향을 미치는 사이 우리 내부에서 또 다른 문제들이 발생했다. 그 문제들은 대부분 악재였다. 메달 유망 종목인 쇼트트랙 여자 국가대표 선수에 대한 코치의 폭행 사실이 알려지면서 큰 충격을 주었다. 해당 선수는 이로 인해 선수촌을 무단이탈하기도 했다. 이에 책임 있는 빙상연맹은 사태를 뒤늦게 파악하고 해당 코치는 중징계하면서 사태를 수습하려 했다. 하지만 여전히 만연되어 있는 우리 스포츠계의 선수 폭행 문제가 불거져 나왔다는 점은 선수단 사기를 저하시키는 일이라 할 수 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스피드 스케이팅 팀 추월 종목에 출전하는 여자 선수가 협회 행정착오로 출전하지 못하는 일이 발생했다. 해당 선수는 대회 참가를 위해 랭킹 포인트를 대회 출전을 통해 쌓았어야 했지만, 협회는 주최국 출전권이 있다면 이것이 문제가 안될 것으로 오인했다. 세계연맹에 이를 확인하면 될 일이었지만, 뒤늦게 이를 파악했고 해당 선수는 대회를 코앞에 두고 대표 팀을 떠나야 했다. 이는 조직력이 생명이 팀 추월팀에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대회를 준비하는 대표 팀이 특정 대학교 그렇지 않은 대학교 사이에서 차별이 존재했다는 정황까지 나오면서 고질적인 학연 지연, 인맥에 따른 협회 운영과 선수 선발 등의 문제가 드러났다. 

이는 쇼트트랙 대표 선발과정의 불공정성과 승부 담합 등으로  한차례 큰 홍역을 치른 빙상연맹에 대한 불신을 깊게 대한 불신을 더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선수들인 편안하게 경기에 임하도록 도와야 하는 연맹이 선수들을 상처를 주고 사기를 떨어뜨린다는 점에서 상당한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큰 대회를 앞두고 대회 준비에 있어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준비를 하지 못했다는 점은 협회 운영의 전 근대성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빙상연맹의 난맥상은 스키협회로 이어졌다. 동계올림픽 알파인스키 대표 선수 선정에서 애초 9명의 선수가 이를 준비했지만, 대회 엔트리에 4명만 포함되면서 나머지 선수들의 대회 직전 대표 팀을 떠나는 상황이 나왔기 때문이다. 이 또한 대회 규정에 대한 무지에서 기인된 일이었다. 탈락한 선수들은 마음의 큰 상처를 받게 됐다. 

이렇게 동계올림픽을 주최하는 나라의 종목별 협회와 연맹의 일처리 수준은 그에 훨씬 못 미치는 모습이다. 이번 동계 올림픽을 앞두고 다수의 귀화 선수를 받아들여 경기력을 끌어올리고 시설 및 훈련에 상당한 투자를 했지만, 정작, 협회와 연맹이 그 노력에 찬물을 끼얹으면서 대회 준비에 차질을 빚게 하는 현실은 답답함을 안겨준다. 이는 메달 목표 달성에 더 악영향을 줄 수 있지만, 앞으로 동계 종목의 발전에도 악재가 될 수밖에 없다. 

또한 동계종목뿐만 아니라 이전 축구 협회 사태 등에서도 보았듯이 각 종목별 협회와 연맹의 운영에 있어 비슷한 문제가 계속 답습되는 현실은 하계, 동계 올림픽을 비롯해 스포츠 메인이벤트를 모두 치른 나라의 위상과는 너무 동 틀어진 모습이라 할 수 있다. 이제는 대회가 나가서 성과를 올리면 이에 열광하는 것에서 벗어나 제대로 된 스포츠 행정과 협회 운영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런 문제들은 올림픽 열기에 적당히 묻혀 넘어가서는 안된다. 

사진 : 평창 동계올림픽 홈페이지, 글 : 지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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