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리그 3위 한화와 4위 넥센이 2018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준 플레이오프에서 만났다. 넥센 히어로즈가 프로야구에 등장한 이후 포스트시즌에서는 첫 만남이다. 넥센이 최근 상위권 팀으로 발돋움한 사이 한화는 깊은 부진에 빠져있었던 탓이었다.
올 시즌은 달랐다. 한화는 한용덕 감독 체제가 들어선 이후 투. 타에서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며 정규리그 3위로 준플레이오프에 직행했다. 한화는 팀 성적과 함께 세대교체를 통한 팀 체질 개선을 모두 이루어내며 만연 하위권 팀의 오명을 벗었다.
와일드카드전에서 지난 시즌 챔피언 KIA를 한 경기만으로 제압한 넥센의 팀 안팎의 여러 어려움을 극복하고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여전히 그 어려움들 중 상당수는 진행 중이지만, 넥센은 시즌 후반기 놀라운 상승세를 유지했고 5위권 경쟁을 넘어 여유 있는 4위를 차지했다. 상당한 격차가 있었던 3위 한화와의 격차로 2경기 차로 줄이며 마지막까지 한화를 위협할 정도였다.
한화의 넥센의 시즌 상대 전적은 8승 8패로 팽팽했다. 팀 컬러도 엇갈린다. 한화는 강력한 불펜진이 큰 장점이고 넥센은 강력한 타선이 장점이다. 실제 팀 기록을 살펴도 넥센은 팀 타율이나 공격 지표에서 한화에 앞서있다. 맞대결에서도 넥센은 공격력에서 한화보다 우위에 있었다. 이에 맞서는 한화는 팀 방어율 등 마운드 지표가 넥센에 앞선다. 이번 준플레이오프는 한화의 방패와 넥센의 창이 맞서는 상황이라 할 수 있다.
이런 팀 흐름이 이어진다면 마운드가 강한 한화의 우세가 예상된다. 한화는 포스트시즌에 대비할 시간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마운드의 힘이 비축되었다는 점은 그들의 막강 불펜진의 위력을 더할 수 있다. 이에 비해 넥센은 한 경기지만, 와일드카드전 선발 투수로 나섰던 에이스 브리검이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 나설 수 없다. 대신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나서는 또 한 명의 외국인 투수 해커가 후반기 좋은 모습이 아니었다는 점이 불안요소다.
해커가 오랜 KBO 리그 경험이 있고 NC 시절 에이스로서 포스트시즌 경험까지 갖추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지만, 상당한 공백기 이후 넥센에 대체 외국인 선수로 합류하면서 준비가 부족했음을 부인할 수 없다. 넥센으로서는 나름 준비과정을 거친 해커가 NC 시절의 모습을 재현하길 기대할 것으로 보인다.
넥센은 또 다른 문제는 불펜진의 불안이다. 넥센은 질적으로 양적으로 한화와의 불펜 대결에서 열세다. 불펜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이보근, 김상수가 시즌 내내 불안했다. 그 외 불펜 투수진은 경험이 부족하다. 선발투수 자원이었던 신재영을 불펜으로 전환시키기도 했지만, 팽팽한 경기에서 불펜 운영에 계산이 잘 안 서는 것은 사실이다. 불펜 투수 경험이 풍부한 한현희를 불펜으로 활용할 수도 있지만, 토종 에이스로 활약했던 최원태가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 선발 투수로 나서야 한다.
이런 넥센의 불펜 고민과 달리 한화는 불펜 야구를 할 수 있을 정도로 불펜이 단단하다. 마무리 정우람은 올 시즌 최고의 마무리 투수로 활약했고 안영명, 이태양, 송은범의 베테랑 우완 불펜진, 장민재, 박상원의 젊은 우완 불펜진, 부상에서 돌아온 권혁을 시작으로 김범수, 임준섭까지 좌완 불펜진도 강하다. 상황에 맞게 불펜진을 운영할 여력이 충분한 한화다. 한화 역시 외국인 선발 투수 샘슨과 헤일 외에 선발 투수가 마땅치 않고 샘슨, 헤일리 후반기 불안감을 노출했다는 점이 불안요소지만, 풍부한 불펜 자원을 통해 실점을 최소화할 수 전략을 펼칠 여력이 충분하다.
결국 준플레이오프 승부는 넥센의 공격력이 한화의 불펜진을 공략할 수 있을지 여부에서 가릴 가능성이 크다. 넥센으로서는 경기 초반 타선이 폭발하면서 경기 주도권을 잡지 못하면 경기 중반 이후 불펜 대결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넥센으로서는 포스트시즌에서 강심장을 보여준 신예 이정후를 시작으로 경험이 풍부한 좌타자 서건창, 교체 외국이 선수로 영입되어 무서운 파워배팅을 보여주고 있는 외국인 타자 샌즈, 부동의 4번 타자 박병호, 국가대표 유격수로 거듭난 김하성에 장타력을 갖춘 3루수 김민성으로 이어지는 강타선이 KIA와의 와일드카드전과 같은 위력을 보여줄지가 중요하다.
여기에 넥센은 후반기 상승세를 유지하며 시즌을 마쳤고 와일드 카드전 승리로 상승 분위기를 이어오고 있다는 장점도 있다. 한화는 후반기 팀 전체의 힘이 떨어지면 고전했고 실전 공백이 있다. 오랜만에 올라온 포스트시즌이라는 점은 분위기 적응에 어려움을 줄 수도 있다. 불펜진이 강하다고 하지만, 선발진에 대한 고민을 가지고 있다는 점도 준플레이오프의 우위를 확신할 수 없게 하는 요인이다. 다만, 마운드의 힘이 더 크게 작용하는 포스트시즌이라는 점이 한화에게는 긍정적이다.
넥센은 타선이 계속 폭발하면서 상승세를 유지해야 하고 한화는 넥센의 상승세를 차단하며 팽팽한 경기를 만들어가야 승산을 높일 수 있다. 창과 방패의 대결이라는 말이 딱 적용될 수 있는 한화의 넥센의 승부에서 누구의 창이, 방패가 강할지 또 다른 변수가 나타날지 궁금하다.
사진, 글 : 지후니 74 (youlsim7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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