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의 포스트시즌 기세가 만만치 않다. 넥센은 한화와의 준플레이오프 1, 2차전을 모두 승리하며 시리즈 승리에 한 경기만을 남겨두게 됐다. 지난 KIA와의 와일드카드전 승리에 이어 넥센은 포스트시즌 연승을 이어가고 있다. 준플레이오프 원정 2연전을 먼저 가져온 넥센은 홈 2연전에서 시리즈를 끝낼 가능성을 높였다.
정규리그 3위 한화는 준플레이오프에서 믿었던 마운드가 예상보다 부진했고 타선이 집중력 부재라는 문제를 드러내며 벼랑 끝으로 몰리고 말았다. 한화는 마운드의 우위를 바탕으로 타선의 힘에 더 크게 의존해야 하는 넥센보다는 단기전에서 좀 더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도 많았다. 경기 경험이 많은 선수들도 다수 있었고 한용덕 감독 역시 두산 코치 시절 큰 경기 경험이 많았다.
하지만 오랜 기간 하위권에 머물렀던 한화는 긴 세월을 뚫고 진출한 포스트시즌에서 그들의 플레이를 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팀의 큰 경기 경험 부족이 곳곳에서 드러났다. 넥센의 준플레이오프 초반 2연승은 한화의 경기력이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한 탓도 있었다. 그렇다고 넥센의 포스트시즌 선전을 폄하할 수도 없다.
넥센은 올 시즌 시즌부터 여러 가지 악재들로 몸살을 앓았다. 구단주는 범죄자로 감옥에 들어가 있고 사실상 KBO에서 퇴출된 상황이다. 팀 운영을 둘러싼 여러 문제들도 넥센을 힘들게 했다. 여전히 문제들은 해결되지 않았고 팀 전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었지만, 선수들을 똘똘 뭉쳤다. 특히, 시즌 후반기 힘겨운 중위권 경쟁을 하던 시점에 넥센은 무서운 상승세로 스퍼트 했고 치열한 5위 경쟁에서 벗어나 4위로 정규리그를 마쳤다. 전력의 마이너스 요소가 가득했던 넥센의 놀라운 반전이었다.
넥센은 정규리그 후반기 상승세를 그대로 가져왔다. 넥센의 포스트시즌 전망은 결코 긍정적이지만은 않았다. 팀의 맏형으로 큰 힘이 될 수 있었던 베테랑 이택근의 부상과 엔트리 제외도 아쉬웠다. 라인업의 다수를 차지하는 젊은 선수들의 경험 부족 문제가 있었고 마운드가 불안했다. 선발진은 외국인 투수 해커, 브리검, 한현희 정도만이 믿을만했다.
그나마 해커와 한현희는 시즌 막바지 불안했다. 불펜진의 상황은 더 문제였다. 넥센은 이보근, 김상수 두 불펜 듀오에 절대적으로 의존해야 하지만, 두 투수 모두 시즌 내내 부침이 심했다. 좌완 불펜진을 책임질 오주원 역시 시즌 성적이 내림세였다. 젊은 불펜 투수들은 경험이 부족했다. 큰 경기에서 그 비중이 상당한 불펜진이 넥센의 큰 약점이었다.
넥센으로서는 신인왕 출신 외야수 이정후는 시작으로 부상에서 돌아온 타격왕 출신 베테랑 타자 서건창, 시즌 후반기 무시무시한 파워를 자랑했던 외국인 타자 샌즈, 리그를 대표하는 거포 박병호, 거포 유격수 김하성에 장타력을 갖춘 내야수 김민성까지 이어지는 강타선에 큰 기대를 걸어야 했다. 하지만 상대팀 투수들이 보다 더 철저히 대비하고 힘을 비축한 상황에서 타선이 폭발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확신할 수 없었다.
와일드카드전은 타선의 힘이 중요하게 작용했다. 넥센은 KIA의 에이스 양현종을 시작으로 한 마운드를 적절히 공략하며 10득점하는 파괴력을 선보였다. 넥센은 지난 시즌 우승팀 KIA의 관록을 힘으로 압도했다. 하지만 마운드는 불안감을 떨치지 못했다. 대신 넥센은 경기 감각을 유지한채 상승세로 준플레이오프를 맞이했다.
준플레이오프에서 넥센은 타선의 힘에만 의존하지 않고 투. 타의 조화를 이루며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1차전에서는 양 팀 모두 공수에서 아쉬움을 노출하는 일종의 졸전을 펼쳤지만, 넥센은 혼전 양상의 한 점차 승부를 이겨내며 3 : 2 승리를 가져왔다. 이 경기에서 넥센은 박병호가 2점 홈런을 때려내며 분전했지만, 전반적으로 공격력에 부족함이 있었다. 대신 마운드가 선전하며 승리를 가져왔다. 특히, 선발 투수 해커에 이어 승리를 지켜낸 이보근과 마무리 김상수의 활약이 돋보였다.
긴장된 승부를 이겨낸 넥센은 이어진 2차전에서도 투. 타가 조화를 이루며 또 한 번의 승리를 가져왔다. 넥센은 선발 투수 한현희가 초반 4실점으로 부진했지만, 준플레이오프에서 6번 타자로 중용된 외야수 임병욱이 3점 홈런 2방에 6타점의 괴력을 발휘한 것에 힘입어 7 : 5로 승리했다. 이 경기에서도 넥센의 불펜의 원투 펀치 이보근, 김상수를 경기 후반 리드를 지켜며 팀 2연승도 함께 지켜냈다.
주목할 일은 선발 투수 한현희에 이어 롱맨 역할을 한 불펜 투수 안우진의 호투였다. 안우진은 세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3.1이닝 동안 사사구 없이 2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의 빛나는 투구로 팀 승리에 중요한 징검다리를 놓아주었다. 안우진이 마운드를 지켜내는 사이 넥센은 역전에 성공하며 팀 분위기를 가져왔다. 넥센으로서는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임병욱, 안우진이 타선과 마운드에게 깜짝 활약을 하며 팀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뭔가 되는 집의 모습이었다.
한화는 외국인 원투 펀치 헤일, 샘슨을 모두 소모하고도 1승도 챙기지 못한 채 넥센의 홈 고척돔으로 향하게 됐다. 넥센의 원정과 벼랑 끝이라는 부담과 넥센의 상승세라는 적과 싸워야 한다. 넥센은 3차전에서 에이스 브리검을 내세워 시리즈 스윕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넥센의 뜻대로 결과가 만들어진다면 보다 많은 휴식과 함께 SK와의 플레이오프를 임할 수 있. 다만, 2차전에서 수비 도중 부상으로 교체된 팀의 공격 선봉 이정후의 부상 정도와 와일드카드전부터 많은 투구 수를 소화한 불펜진의 핵심, 이보근, 김상수의 구위 저하 우려가 변수다.
하지만 기세가 크게 작용하는 단기전에서 넥센은 보이지 않지만, 무서운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 힘은 절대 무시할 수 없다. 과연 넥센이 객관성을 뛰어넘는 상승세를 유지하며 포스트시즌에서 시즌 후반기와 같은 돌풍을 이어갈지 현재까지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가장 주목받는 팀은 넥센이다.
사진, 글 : 지후니 74 (youlsim7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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