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리그 2위 SK와 정규리그 4위 넥센의 대결로 펼쳐질 프로야구 플레이오프는 두 팀 공격력에 더 강점이 있다는 특징이 있다. SK는 팀 홈런 1위 팀답게 장타력을 기반으로 한 빅 볼 야구가 특징이고 넥센은 SK에 없는 스피드와 짜임새 있는 공격력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중심 타선의 힘은 SK에 못지않다.
객관적인 전력은 분명 SK가 앞선다 할 수 있다. SK는 넥센에 3.5경기 차 앞선 2위로 정규리그를 마무리했다. 시즌 내내 꾸준한 경기력을 유지했다. 안정감 면에서 넥센보다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여기에 정규 시즌 후 충분한 휴식과 준비 시간을 가졌다.
그 기간 넥센의 포스트시즌 전력에 대한 분석과 대비를 할 수 있었다. 치열한 승부를 이어온 넥센은 준플레이오프를 4차전에서 끝내면서 휴식 일을 가질 수 있었지만, 체력적으로 부담이 있다. SK가 들고 나올 카드도 파악할 수 없었다. 하지만 넥센은 구단의 여러 어려움을 이겨내고 포스트시즌에 진출했고 와일드카드전, 준플레이오프전 승리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계속되는 승리로 팀 분위기도 고조됐고 선수들의 결속력은 더 끈끈해졌다. 정규리그 4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만큼 결과에 대한 부담도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 시즌 상대 전적에서 9승 7패로 앞섰다는 점도 넥센에는 긍정적인 지표다.
하지만 SK 역시 동기부여 요소는 충분하다. 2년간 팀을 이끌었던 힐만 감독이 올 시즌을 끝으로 팀과 작별하게 된 것이 선수들에게는 더 집중할 수 있는 자극제가 될 수 있다. 리드오프 역할을 해야 할 노수광의 부상 공백이 아쉽지만, 그 외 부상 선수들의 없고 김광현을 시작으로 켈리, 박종훈, 문승원까지 경험과 패기 다양성을 두루 갖춘 선발 마운드가 최원태의 부상 제외, 한현희의 부진에 따라 브리검, 해커 두 외국인 투수에 의존해야 하는 넥센의 선발 마운드보다 우위에 있다. 든든한 선발진은 단기전에서 상당한 장점이 될 수 있다.
넥센은 선발 투수 매치업에 따라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브리검과 해커가 나서는 경기에서는 승리가 절실하다. 넥센은 준플레이오프에서 스타성을 입증한 신인 투수 안우진을 승부처에서 전천후 불펜 투수로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안우진은 한화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2경기 긴 이닝을 소화하는 롱맨 역할을 완벽하게 해냈다. 150킬로를 넘는 직구와 날카롭게 꺾이는 슬라이더는 위력적이었다. 2경기 호투로 자신감도 얻었다. 넥센으로서는 안우진의 활약 여부가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선발진에 비교우위를 보이고 있는 SK지만, 정규 시즌 내내 불펜진에는 고민이 있었다. 하지만 양적으로 경험 많은 불펜 투수들이 많다는 점은 넥센에게 없는 강점이다. 포스트시즌 경험이 풍부한 윤희상, 채병용, 박정배, 박희수에 올 시즌 불펜의 새로운 에이스로 떠오른 김태훈, 후반기 새롭게 가세한 불펜 김택형은 좌완 옵션을 강화시켜줄 수 있다. 마무리 투수 역할을 하고 있는 신재웅은 포스트시즌에서도 안정감을 보일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강속구가 장점인 외국인 타수 산체스의 불펜 전환이 큰 힘이 될 수 있지만, 정규리그 후반기 산체스는 큰 부진을 보였다. 준비기간 그 불안감을 떨쳐냈을지가 관건이다.
이런 SK에 맞서는 넥센 불펜진이 안우진의 등장이 큰 힘이 되겠지만, 마무리 김상수를 시작으로 이보근, 오재영까지 베테랑들에 절대 의존해야 한다. 엔트리에 포함된 신재영을 비롯한 준플레이오프 4차전 선발 투수로 나섰던 이승호, 그밖에 젊은 투수들의 활용도를 보다 높일 수 있겠지만, 승부처에서 불펜 운영 폭리 SK에 비해 넓지 않다는 점은 시리즈 내내 넥센에게 큰 부담이다.
앞서 언급했던 타선은 막상막하다. 리드오프 역할을 해야 할 SK 노수광, 넥센 이정후 부상 공백을 양 팀 모두에 부담이다. 다만, 넥센은 이정후를 대신해 김규민이라는 대체 자원이 있고 김규민은 준플레이오프의 중압감을 이겨내는 활약을 했다. SK는 시즌 후반기 긴 부진에서 벗어난 베테랑 김강민의 중용 가능성이 크다. 중심 타선은 막상막하다. 한동민, 최정, 로맥, 정의윤 또는 박정권 등이 나설 SK 중심 타선은 시즌 성적에서 앞선다.
하지만 서건창을 시작으로 샌즈, 박병호, 김하성, 임병욱, 김민성으로 이어지는 넥센의 중심 타선도 만만치 않다. 샌즈는 SK 로맥 못지않은 파워를 지녔고 박병호는 준플레이오프 1차전 이후 주춤했지만, 리그를 대표하는 거포다. 준플레이오프 8타점을 쓸어 담은 좌타자 임병욱의 상승세도 만만치 않다. 경기 감각을 유지한 채 플레이오프에 들어온다는 점은 넥센의 장점이다.
중심 타선 외에 이재원, 나주환 등이 자리한 SK 하위 타선은 김재현, 송성문 등으로 구성될 넥센보다 보다 나아 보인다. 다만, 준플레이오프 고감도 타격감을 선보인 송성문이 그 모습을 유지한다면 넥센은 라인업 구성의 다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즉, 팀 공격력에서는 누구의 우위를 논하기 어렵다. SK 타선이 얼마나 빨리 타격감을 되찾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수 있다.
이렇게 장단점이 공존하지만, 객관적인 평가에서 SK는 넥센보다 우위에 있는 건 분명하다. 여기에 넥센의 체력적인 부담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 다만, 포스트시즌은 뜻하지 않는 변수로 시리즈 흐름이 바뀌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양 팀 모두 정교함과 짜임새 있는 야구보다는 빅볼 성향을 야구를 지향한다는 점에서 수비나 주루플레이 등 작은 것에서 승부가 엇갈릴 수도 있다.
이 점에서 SK와 넥센의 플레이오프는 투수전보다는 타격전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SK가 정규리그 2위의 객관적 우위를 시리즈에도 그대로 반영시킬지 넥센이 상승세를 유지하며 언더독의 반란을 또 한 번 일으킬지 궁금하다.
사진, 글 : 지후니 74 (youlsim7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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