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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 닫힐것 같았던 올 시즌 트레이드의 문이 마감시한을 앞두고 다시 열렸다. LG와 키움은 LG의 유망주 야수 이주형과 투수 김동규, 올해 진행되는 2024 시즌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과 키움 선발 투수 최원태를 교환하는 트레이드에 합의했다.

이 결정은 최원태가 키움의 선발 투수로 등판을 예정한 상황에서 이루어진,  말 그대로 전격적인 트레이드였다.

이 트레이드는 남은 시즌에 대한 양팀의 지향점이 확실히 반영됐다고 할 수 있다. LG는 우승이라는 목표를 위해 필요한 전력을 보강했고 키움은 사실상 팀 리빌딩 버튼을 눌렀다. LG는 현실, 키움은 미래에 시선을 두고 결정을 했다.






최원태는 LG가 그토록 원했던 확실한 국내 선발 투수 자리를 채워줄 수 있는 존재다. 최원태는  히어로즈의 프랜차이즈 선수로 선발 로테이션 한자리를 꾸준히 지키며 활약했다.  그는 2016 시즌부터 올시즌 현재까지 66승을 기록했고 다수 포스트시즌 등판 경력도 쌓았다. 국가대표로 활약하기도 했다. 최원태는 강력한 구위의 투수는 아니지만, 안정된 제구와 공 끝의 변화를 바탕으로한  땅볼 유도 능력이 뛰어나다. 부상 이슈가 있었지만, 올 시즌은 시즌 초반부터 선발 마운드를 지키며 내구성을 유지했다. 한 마디로 계산이 서는 선발 투수였다.

이런 최원태는 LG가 원하는 국내 선발 투수다. LG는 준수한 외국인 선발 원투 펀치를 보유하고도 3선발 투수 이후가 다소 아쉬움이 있었다. 이는 LG가 팀방어율 1위를 유지하면서도 마운드에 부족함을 느끼는 이유였다. 실제 LG는 선발과 불펜투수진의 방어율 편차가 크다. 선발 투수진이 팀 평균 방어율을 상승시키는 현상이 올 시즌도 지속되고 있다.

정규 시즌중에는 강력한 불펜진이 선발 투수진의 부족함을 채울 수 있었지만, 시즌 막바지 승부처, 포스트시즌에서 선발 투수진의 약세는 우승으로 가는 길의 큰 장애물이었다.

올 시즌 LG는 김윤식, 이민호 등 젊은 선발 투수들의 활약에 큰 기대를 했지만, 부상이 부진이 겹치면서 시즌전 구상대로 선발 로테이션이 운영되지 못했다.  오히려 불펜으로 시즌을 시작했던 베테랑 임찬규가 3선발 역할을 하면서 선발 마운드에 힘이 됐다. 불펜진에서 멀티 이닝을 소화해줄 투수 한명이 줄어드는 어려움이 발생했다.

여기에 외국인 원투 펀치의 한 축 켈리가 이전 시전보다 기복이 심한 투구를 하고 있다. 선발 투수진의 무게감이 분명 더 떨어진 LG다. LG는 올 시즌 가장 먼저 50승에 도달했고 정규 시즌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국내 선발 투수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

LG는 올 시즌을 29년만의 한국 시리즈 진출과 우승을 이룰 적기로 보고 있다. 그만큼의 전력이기도 하고 주력 선수들의 경험도 축적됐다. 그동안 채우지 못한 퍼즐이었던 외국인 타자 문제도 오스틴의 활약으로 해결됐다. 단단한 전력에 선발 투수만 더해진다면 우승 드라이브에 가속도를 더할 수 있었다.

하지만 내부 자원으로는 그 부족함을 채울 수 없었다. 대안은 외부로부터의 보강이었고 트레이드가 필요했다. 우승을 원하는 LG의 눈높이는 높을 수밖에 없었다. 문제는 그에 맞는 선발 투수 영입을 위해 상응하는 반대급부가 있어야 한다는 점이었다.

마침 LG는 그동안 육성해온 다수의 유망주 자원이 있다. 그런 LG의 유망주를 원하는 팀들도 많이 있다. LG는 트레이드 필요성을 느끼면서도 유망주 패키지를 내놓는 결정을 하기 어려웠다. 타팀도 원하는 유망주 자원이라면 성공 가능성이 크다. 그런 미래 자원을 타팀에 보내는건 큰 결심이 필요했다.

결국, LG는 윈나우를 가속화하는 선택을 했다. 그 상대는 시즌 내내 다양한 설이 있었던 팀이 아닌 키움이었다. 키움은 얼마전까지 치열한 중위권 순위경쟁중이었고 외국인 선수 교체로 후반기를 대비한 전력 보강도 했다. 키움 선발 마운드는 5인 로테이션을 유지하고도 남을 만큼의 여유가 있고 타선도 불펜진도 양적으로 질적으로 리그 상위권의 힘이 있었다.

하지만 올 시즌 키움은 그들이 계획했던 야구를 하지 못했다. 부상 선수가 지속적으로 나왔고 주력 선수들은 물론이고 외국인 선수도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키움은 두 명의 외국인 선수를 부상으로 교체해야 했다.

그럼에도 키움은 희망을 잃지 않았다. 트레이드로 전력을 보강하기도 했고, 선발 마운드가 튼튼한 큼 타선만 힘을 내면 승률을 높일 가능성이 있었다. 마침 여름이 되면서 간판타자 이정후가 폭발적인 타격으로 타선을 이끌었다. 후반기 반등을 기대할 수 있는 분위기였다.

이런 키움에게 이정후의 부상과 시즌 아웃 소식은 키움에게 또 다른 선택지를 고민하게 했다. 이정후는 실력은 물론이고 팀의 중심이 되는 선수로 상징성이 매우 컸다. 그의 부재가 팀에 미치는 영향 은 성적으로 평가할 수 없는 일이었다.

점점 포스트시즌에서 멀어지는 팀 상황속에서 키움은  올 시즌 보다 먼 곳을 보기 시작했다. 마침 선발 투수 보강이 필요한 LG와의 트레이드 협상 테이블이 차려졌다. 키움은 아직 20대의 국가대표 경력의 검증된 선발 투수를 협상 테이블에 올렸다. 키움은 포스트 이정후로 기대할 수 있는 20대 초반의 군필 외야수 이주형에 뛰어난 신체조건의 우완 유망주 투수 김동규가 더해졌다. 여기에 LG 몫의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이 추가 됐다. 키움은 팀의 미래 자원을 LG는 당장의 전력을 더했다.

이와 관련해 키움이 받은 반대 급부가 부족하다는 평가가 많다. 유망주 육성에 강점이 있는 키움인 만큼 평가가 성급하다는 평가도 있다. 다만, 키움팬들로서는 너무 일찍 시즌을 포기했다는 아쉬움이 생길 수 있다. 최원태의 선발 투수로서 존재감이 매우 크고 이번에 영입한 이주형이 LG에서 손꼽히는 유망주라 하지만, 이정후를 대신하기에는 아직 부족하다.

결국,  키움은 부인하고 있긴 하지만 포스트시즌 진출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시즌 플랜을 변경하고 그에 따른 전력보강을 한 셈이다. LG는 국내 선발 투수로 확실한 대안을 영입했고 3선발 투수 이후에 계산이 가능해졌다.

최원태는 이미 염경엽 LG 감독과 히어로즈에서 오래 기간 함께 했고 주전 포수 박동원  역시 히어로즈에서 함께 하며 호흡을 맞추는데 무리가 없다. 같은 서울 연고 구단간 이동으로 생활권 변화도 없다. 새 팀에 대한 적응력에도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최원태 역시 자신의 선수 커리어에 우승을 추가 할 수 기회가 생긴게 동기부여 요인이 될 수 있다.

두 팀의 트레이드는 메이저리그에서는 자주 볼 수 있지만, 우리 프로야구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에 대한 판단을 근거로 한 현재와 미래의 교환이다. 트레이드의 평가도 달라질 수 밖에 없다.

이제 남은 건 이번 트레이드가 LG의 29년만의 한국시리즈 진출과 우승을 가능하게 할 마지막 퍼즐이 될것인지 기정사실이 된 이정후의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 새판 짜기가 필요한 키움에게 이 트레이드가 긍정적 변화를 가져올지 여부다.

두 팀이 과감한 선택이 가져올 결과를 지켜보는 것도. 올 시즌 프로야구의 흥미를 더 할 수 있다.


사진 : 픽사베이,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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