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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일 막을 내린 프로축구 K 리그에서 큰 사건이 발생했다. 창단 후 단 한 번도 2부 리그로 강등되지 않았던 수원 삼성이 리그 최하위가 확정되며 다이렉트 강등이 확정됐기 때문이다. 수원 삼성은 팀 명에서 볼 수 있듯 삼성이라는 우리나라 최고 대기업을 스폰서로 하고 있고 홈구장인 수원 월드컵 경기장을 가득 메울 수 있는 관중 동원 능력과 홈 팬들의 응원 열기, 많은 우승 경력까지 가지고 있는 K리그 명문팀이었다. 

수원 삼성의 홈인 수원은 수원 삼성 외에 수원 FC까지 두 개의 K리그 구단이 공존하는 도시로 축구 도시라는 말을 들을 정도였다. 통상 야구와 축구 팀이 함께 있는 도시에서 축구의 인기는 야구에 밀리는 것이 보통이지만, 수원은 그렇지 않았다. 이 축구 도시 수원을 대표하는 수원 삼성의 2부 리그 강등은 큰 충격이라 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수원 삼성의 팬들은 충격과 함께 분노를 강하게 표출했다. 보통은 그 와중에서 선수들과 서로에게 위로를 보내고 다음을 기약하는 격려를 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수원 삼성 팬들의 선수단에 대한 태도는 비난 일색이다. 2부 리그 강등이라는 결과 외에도 최근 수년간 보여준 수원 삼성의 구단 운영 전반에 대한 불만이 폭발했다 할 수 있다. 

 

 



수원 삼성은 모기업의 지원이 축소되면서 기존의 구단 운영에 큰 변화를 맞이했다. 우수 선수의 영입이 어려워지면서 전력이 급격히 약화됐다. 수원 삼성은 이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그 와중에 수차례 감독이 교체되면서 팀 운영의 방향성이 수시로 흔들렸다. 팀 색깔을 다시 정립하고 팀 조직력을 다질 시간이 없었다.

이는 선수들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팀을 더 깊은 부진 속에 빠뜨렸다. 시즌 막바지 염기훈 감독 대행 체제로 연승을 기록하며 잔류 희망을 높였지만, 승리가 절실한 시즌 최종전에서 수비에 중점을 둔 소극적 경기 운영으로 0 : 0 무승부와 함께 허망한 강등을 맞이하고 말았다. 


수원 삼성 충격의 2부 리그 강등


수원 삼성은 그동안 K리그에서 대표적인 부자 구단이었다. 막강한 자금력으로 우수한 선수들을 다수 영입했고 강한 전력을 구축해왔다. 수원 삼성은 서울을 연고로 하는 FC 서울과 라이벌 구도를 형성했고 수원 삼성과 FC 서울의 경기는 세계 축구에서도 인지도를 가진 더비 경기로 K 리그 역사를 채워왔다. 가끔 양 팀 팬들의 응원 열기가 과격한 충돌이나 갈등으로 번지기도 했지만, 프로축구 흥행과 인지도를 높이는 차원에서 긍정적인 라이벌 구도였다.

하지만 수원 삼성과 FC 서울의 더비 경기는 내년 시즌 K 리그에서는 볼 수 없다. FA컵에서 성사될 가능성이 있지만, K리그를 대표하는 더비 경기를 볼 수 없다는 건 축구팬들에게는 큰 아쉬움이다. 또한, 같은 수원을 연고로 하는 프로 축구팀의 또 다른 더비도 당분간 보기 어렵게 됐다.

이제 수원 삼성은 내년 시즌 그 어렵다는 1부 리그 승격을 위한 투쟁을 해야 한다. 1부 리그에서 2부 리그로 강등된  팀 상당수가 쉽게 1부 리그로 복귀하기 못하는 게 현실이다. 한 번도 2부 리그를 경험하지 못한 선수단에 새롭게 동기부여를 하는 것도 쉽지 않고 주력 선수들의 이탈도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또한, 수년간 지속된 수원 삼성 구단 운영의 난맥상이 이어진다면 1부 리그 승격이 더 어려울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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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삼성의 좌절과 대조적으로 2부 리그인 K2 리그에서는 큰 이변이 일어났다. 2022 시즌 K2 리그에 진출했던 김포 FC가 1부 리그 승격과 잔류를 결정하는 승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했기 때문이다. K2 리그 3위로 플레이오프에 오른 김포 FC는 승강전 진출을 위한 플레이오프에서 경남 FC에서 2 : 1로 승리했다. 

김포 FC는 K리그 10위 팀 강원과 홈 앤 어웨이 승강전을 앞두고 있다. 만약, 김포 FC가 K리그 승격에 성공한다면 기초 지방자치단체를 연고로 하는 시민 구단 최초로 K리그에 진출한 팀이 될 수 있다. 김포 FC는 그들은 물론이고 K리그에 역사에 남을 도전을 하고 있다. 

승강전의 결과를 떠나 김포 FC는 놀라움의 팀이라 할 수 있다. 세미 프로팀으로 시작한 구단 역사를 시작한 김포 FC는 여타 시민 구단과 마찬가지로 열악한 구단 인프라와 부족한 재정 문제로 구단 운영에 어려움이 항상 있었다. 하지만 점점 K 리그에서 그 레벨을 높여갔고 K3 상위 팀으로 올라섰다.


시민 구단의 놀라운 성장기, 김포 FC


2021 K3 리그 우승을 차지한 김포 FC는 2022 시즌부터 신설 구장을 개장함과 동시에 K2 리그에 진출해 본격적인 프로구단의 길을 걷게 됐다. K2 리그는 시민 구단들 외에 기업 구단이 경쟁하고 있고 1부 리그 경력 구단도 상당수 존재한다. K2 리그 신생 구단인 김포 FC에는 힘겨운 무대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김포 FC는 2022 시즌 초반 공격 축구를 앞세워 만만치 않은 경기력을 선보였고 상위권 돌풍을 일으키기도 했다. 시즌 중반 이후 부족한 선수층으로 인해 점점 순위기 하락하며 8위에 머물렀지만, 신생 구단으로서는 성공적인 첫 시즌이었다.

2023 시즌 김포 FC는 완전히 다른 팀이 됐다. 전 시즌에 수비 불안으로 많은 실점을 했던 김포 FC의 모습을 사라졌고 짠물 수비를 펼치는 안정적인 팀으로 변모했다. 김포 FC는 K2 리그에서 최소 실점 팀이었고 강력한 수비를 바탕으로 시즌 내내 안정적인 경기력을 유지했다.

 

 

 



여기에 새롭게 영입한 외국인 선수 루이스와 주닝요가 뛰어난 경기력을 공격을 주도했고 많은 득점 포인트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이에 김포 FC는 강팀인 상무와 부산 등과 함께 리그 선두 경쟁을 하기도 했다. 엷은 선수층의 한계로 선두권에서 밀렸지만, 시즌 후반 다시 힘을 내며 3위로 승강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따냈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결과였다. 김포 FC의 초반 돌풍에 한때의 바람이라는 말도 있었고 이는 올해 인구 50만 명이 된 도시 프로 축구단에 대한 편견이 그 바탕에 있었다. 하지만 김포 FC는 한층 더 발전된 경기력으로 결과로 그들의 능력을 입증했다. 

이런 김포 FC 성공의 이면에는 고정운 감독의 리더십이 있다. 고정운 감독은 김포 FC가 프로축구 팀으로 자리를 잡기전인 2019 시즌부터 김포 FC와 함께 했다. 그가 감독으로 부임했을 당시 김포 FC는 가난한 시민구단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이었다. 국가대표 선수 출신에 화려한 선수, 지도자 이력을 가진 그가 김포 FC 감독으로 부임하는 건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김포 FC 홈구장 - jihuni74

 




고정운 감독의 김포 FC, 강원 넘어 K리그까지?


고정운 감독은 김포 FC를 기초부터 다시 세우며 팀을 만들어갔다. 열악한 환경에 선수들이 지치고 동기부여가 어려울 수도 있었지만, 고정운 감독은 선수단을 하나의 목표로 뭉치게 했다. K3에서 역량을 입증한 김포 FC는 프로구단으로 새롭게 창단해 K2 리그에 진출하며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그 사이 완벽하지는 않지만, 천연 단지를 갖춘 홈구장이 만들어지고 선수들의 훈련 여건도 나아졌다. 지역 기업들의 스폰서로 나서면서 재정 여건도 나아졌다. 이는 경기력과 연결됐다. 김포 시민들의 팀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그 사이 김포 FC는 김포를 대표하는 프로축구단으로 거듭났다. 

이제 김포 FC는 K리그 진출이라는 큰 도전을 앞두고 있다. 그들이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만나는 강원은 객관적 전력에서 김포를 앞서는 팀이다. 올 시즌 부진했지만, 선수들의 면면에서 김포 FC를 앞서고 시즌 막바지 상승 반전에 성공했다. 김포 FC로서는 벅찬 상대일 수 있지만, 올 시즌 그들의 상승세와 특유의 안정된 수비력이 빛을 발한다면 강원이 쉽게 그들의 1부 리그 잔류를 자신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김포는 심각한 교통난과 열악한 지하철, 정치권에서 제기된 서울 편입 이슈 등으로 뉴스에 오르내렸다. 그 내용은 대부분 긍정적이지 않았다. 김포 FC의 선전은 김포에 대한 긍정 이미지를 만다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힘든 여건에도 팀을 운영하고 있는 여타 시민구단들에게도 희망을 주는 일이다. 김포 FC가 K리그 진출이라는 큰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 


사진 : 김포 FC,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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