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728x90
반응형
728x170

 

세계 어느 곳이나 프로축구 리그를 운영하는 나라에는 1부리그부터 많게는 7부리까지 국내 리그의 등급을 정하고 있다. 각 리그는 개방적으로 운영되어 해당 시즌의 성적에 따라 각 리그의 하위권 팀들은 하위 리그로 강등이 되고 하위 리그 상위권 팀들이 상위 리그로 승격하는 승강제를 함께 운영하고 있다. 
 
이런 리그의 승강제는 그 나라의 프로축구 리그가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는 중요한 조건이다. 이를 위해서는 축구의 선수층이나 인프라, 팬 층 등 리그 운영과 유지를 위한 기반이 잘 갖추어져 있어야 한다. 또한, 축구가 하나의 문화로 지역사회에 뿌리를 내려야 원할한 승강제가 가능하다. 
 
하지만 우리나라 프로축구 리그는 본격적인 승강시스템을 운영한지가 얼마 되지 않았다. 그나마도 제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유는 있다.  우리나라 프로축구 리그의 시작이 1980년대 초 12.12 군사반란과 5.17 쿠데타를 거치며 집권한 신군부 세력이 주축이 된 제5공화국 정권의 필요에 의한 것이었다. 당시 정권은 프로스포츠 육성정책을 강력히 추진했다. 정통성이 떨어지는 정권의 대국민 유화책이자 우민화의 의도가 함께 하는 일이었다. 이에 프로축구 리그의 중요한 요소인 축구문화 정착 등 내실을 다질 시간도 없었다. 
 
그렇게 프로축구는 프로야구와 함께 재벌 대기업들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팀을 맡아 창단을 했고 리그가 만들어졌다. 이에 프로축구 리그 운영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승강 시스템 등을 갖추지 못했다. 프로축구 리그의 자생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기업들의 후원에 의존하는 현실에 2부나 3부리그 운영은 꿈도 꾸기 어려웠다.

 

 




프로축구 승강제 정착과 지방자치 단체 프로축구단 창단 

 
하지만 우리 축구가 1986년 이후 월드컵 본선에 연달아 진출해 아시아를 넘어 세계 축구계에 존재감을 보이고 2002 한. 일 월드컵 4강 진출을 기점으로 축구의 대중적 인기가 크게 높아지면서 프로리그 역시 활성화됐다. 새로운 구단 창단도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선진국의 축구 문화도 유입됐고 특정 팀을 응원하는 서포터즈가 만들어지고 유럽의 프로구단 모델 중 하나인 지방자치 단체가 주도하는 시민구단, 도민구단의 창단도 함께 이루어졌다. 
 
전세계적으로 가장 보편적인 구기 종목인 축구가 가지는 범용성과 세계가 하나로 연결된 축구 시장의 특성은 선수의 수급을 다변화하고 선수의 영입과 이적을 통한 수익 창출을 가능하게 한다. 즉, 기존의 구단 운영방식인 기업 후원에 의존하지 않아도 프로 축구 구단의 자생력을 확보할 수 있는 길이 있었다. 
 
여기에 지방자치가 활성화되면서 각 지방자치단체 별로 시와 도를 대표할 수 있는 프로축구 구단의 필요성이 대두됐고 축구는 지역을 대표하는 구기 종목으로 주목을 받았다. 
 
이후 전국 각지에서 시민구단과 도민구단이 생겨났다. 지방자치단체의 예산이 지속 투입돼야 하는 문제와 예산의 한계로 인한 고질적인 재정적 어려움에도 시민구단과 도민구단은 우리 프로축구의 중요한 한 축이 됐다. 늘어나는 축구 구단은 프로축구의 양적 성장을 이뤘고 자연스럽게 승강제로 가는 길을 열었다. 그 속에서 도와 광역시 단위를 넘어 기초 자치단체들의 프로축구단 창단도 많아졌다. 
 
그리고 최근 여러 이슈들의 중심이 되고 있는 수도권 도시 김포에도 시민 구단이 창단되어 운영 중이다. 김포는 우리나라 축구사에 남을 명 스트라이커 이회택의 고향이기도 하고 그와 관련한 조형물이 김포 공설운동장 한편에 자리하고 있기도 하다. 2013년 김포시민구단으로 창단한 김포 FC는 현 김포공설운동장을 홈구장으로 3부 리그 격인 K3리그 소속으로 팀을 운영했다. 

 

 




이회택의 고향 김포, 그리고 김포 FC 역사의 시작 

 
초기 시민구단이 그러했듯 김포시민구단의 초창기 상황은 열악했다. 홈 구장인 김포공설운동장의 시설이 낙후된 건 물론이고 프로축구에는 필수적이라 할 수 있는 천연단지 구장이 없었고 연습 경기장 도 변변치 않았다. 선수들의 위한 라커룸이나 편의 시설도 열악했다. 샤워시설도 없어 화장실에서 고무 호수를 연결해 사용했다는 웃지 못할 일화도 있었다. 
 
그 당시 김포FC는 프로축구 구단이 아닌 프로와 아마추어 팀 사이에 있는 세미프로 구단이었고 그 정체성도 모호했다. 시의 지원도 제한적이었고 선수들의 동기부여도 클 수 없었다. 
 
하지만 2020년 고정운 감독이 새롭게 감독으로 부임하면서 김포 FC는 여러가지 면에서 긍정적 변화를 맞이했다. 기존의 새미프로팀 형태를 벗어나 프로축구 구단으로서의 비전을 제시하고 이를 위한 구체적인 작업을 했다.
 
무엇보다 화려한 프로축구 선수이자 국가대표 경력을 가지고 있는 스타플레이어 출신 고정운 감독의 역할이 컸다. 그는 미래가 불투명한 3부 리그 구단의 감독으로 부임해 선수들과 함께 김포 FC를 진정한 프로구단으로 만들어갔다.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지게 된 선수들은 한층 더 의욕을 가질 수 있게 됐고 성적도 향상됐다.
 
2021 시즌 김포 FC는 3부 리그인 K3 리그에서 우승하며 구단 역사상 최초의 우승 커리어를 만들었다. 그 여세를 몰아 김포 FC는 독립법인으로 거듭나며 명실상부한 프로축구 구단이 됐고 2022년 2부 리그인 K2 리그 소속이 됐다.
 
참고로 K2 리그는 1부 리그인 K리그와 승강 시스템의 적용을 받는다. K2리그 우승팀은 K리그로 바로 승격이 되고 2위 팀은 K리그 11위팀과 승강 플레이오프, 3, 4, 5위 팀은 승강전 진출 플레이오프를 거치고 최후 승자는 K리그 10위팀과 승강 플레이오프를 통해 K리그 승격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
 
김포 FC의 K2 리그 진입은 더 큰 꿈을 위한 시작이었다. 하지만 대기업 구단들도 다수 포함된 K2 리그에서 김포FC 상대적으로 재정적 여력이 떨어지고 그만큼 선수 수급이 쉽지 않았다. 프로축구 구단의 전력 강화를 위해 매우 중요한 외국인 선수 영입에도 제한이 있었다. 김포시의 지원이 이전보다 많아지고 천연 잔디가 깔린 축구 전용구장이 새로운 홈 경기장이 되는 등의 긍정 변화가 있었지만, 부족함이 곳곳에 있는 김포 FC였다.

 

 

반응형

 




2022 시즌 막내 구단의 돌풍 그리고 2023 시즌 승강전 진출

 
하지만 김포 FC는 2022 시즌 초반 공격 축구로 돌풍을 일으키며 K2 리그에서 주목을 받았다. 이는 김포 FC 존재에 대해 잘 모르는 김포 시민들의 프로축구 구단에 대한 관심을 이끌었다.
 
김포시민구단 시절 손가락으로 셀 수준이었던  서포터즈가 크게 늘었고 홈 경기 관중수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지역 기업들의 관심속에 스폰서도 늘어났다. 2022 시즌 부족한 선수층으로 초반 상승세를 지속하지 못했지만, 김포 FC는 신생 구단으로는 무난히 리그에 안착했고 나름 경쟁력도 보였다. 
 
2023 시즌 김포 FC는 더 강해진 전력으로 K2리그의 상위권 팀으로 거듭났다. 이전 시즌과 달리 김포 FC만의 3백을 바탕으로 한 한층 강해진 수비력을 중심으로 한 이기는 축구가 자리를 잡았다. 이번 시즌 김포 FC는 K2 리그에서 최소 실점 팀이었다.
 
이에 더해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이 매우 뛰어났다. 2023 시즌 영입한 외국인 선수 루이스와 주닝요는 김포 FC에게 부족했고 골 결정력을 한층 더 높여줬다. 루이스 선수는 K2 리그 득점왕에 오르기도 했다. 
 
이렇게 공. 수의 조화를 이룬 김포 FC는 고정운 감독이 축구가 완전히 정착하면서도 어느 팀과 경기를 해도 밀리지 않는 팀이 됐다. 2023 시즌 김포 FC는 시즌 내내 선두권을 유지했고 시즌 중반 주춤하기도 했지만, 다시 페이스를 끌어올리며 K2리그 3위를 차지했다. 
 
김포 FC는 정규 시즌 3위 자격으로 승강전 플레이오프에 진출했고 경남 FC와의 승강전 진출 플레이오프를 거쳐 K리그 10위 팀 강원 FC와 승강전을 하게 됐다. 이 경기에 대한 전망은 김포 FC의 절대 열세였다. 강원 FC는 선수들의 면면이나 구단의 최근 성적 등에서 김포 FC보다 크게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프로축구 구단으로 그 역사가 얼마 안되는 김포 FC의 승리 가능성은 커 보이지 않았다. 
 
이런 평가에도 김포 FC는 홈에서 열린 1차전에서 특유의 단단한 수비로 강원 FC의 공세를 잘 막아냈고 날카로운 기습 공격으로 맞섰다. 불리할 것이라는 전망을 뒤로하고 김포 FC는 0 : 0 무승부로 1차전을 끝내며 2차전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아쉬웠던 승강전 결과, 프로축구 구단의 역사 지금부터 

 
강원 FC의 홈 구장에서 열린 2차전에서 김포 FC는 역시 강한 수비로 상대 공세를 막아내며 대등한 경기를 했다. 이런 경기 상황은 K리그 팀인 강원 FC를 더 초조하게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김포 FC는 후반전 강원 FC에 선제골을 허용하며 패색이 짙어지고 말았다. 강원 FC의 공세를 잘 막아냈던 김포 FC로서는 힘이 빠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김포 FC는 포기하지 않고 공격을 강화하며 강원 FC를 압박했다. 그리고 극적인 동점골이 터졌다. 
 
김포 FC의 기적이 연출되는 분위기였다. 여기서 예상치 못한 일이 생겼습니다. 김포 FC의 주 공격수인 외국인 선수 루이스가 퇴장을 당하면서 김포 FC는 수적 열세에 빠졌고 결국, 추가 골을 허용하고 말았다. 김포 FC는 한 명이 부족한 상황에도 분투했지만, 더는 골을 터뜨리지 못했고 아쉽게 K리그 승격 문턱에서 그 걸음을 멈추고 말았다.
 
아쉬운 결과였지만, 김포 FC 선수들은 승리한 강원 FC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원정 응원을 온 서포터즈들과 함께 서로를 격려하며 그들의 올 시즌을 함께 마무리했다.
 
비록, K리그 승격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김포 FC는 K2 리그에서도 하위권이라는 전망을 뒤 업는 결과를 만들었다. 다음을 더 기대하게 하는 2023 시즌이었다. 하지만 이런 돌풍의 지속을 위해서는 김포시의 보다 적극적인 지원이 절실하다. 보다 안정적 구단 운영과 실력있는 선수 수급과 기존 선수들의 처우 개선을 위한 재정확보도 필요하다. 자생력을 높이기 위한 마케팅 역량도 더 높여야 한다. 

당장 올 시즌 큰 활약을 한 선수들의 이탈을 최소화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 이미 그런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또한, 1부리그 구장으로 부적합 판정을 받은 홈구장 시설 개선작업도 시급히 해야 할 일이다. 올 시즌 구단에 있었던 불미스러운 사건에 대한 재발방지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 
 
분명 아직은 곳곳에 부족함이 있는 김포 FC다. 그럼에도 김포 FC는 최악의 교통난 등 부정적 뉴스가 많았던 김포시에 긍정의 에너지를 더해준 존재였다. 시민들에게도 우리 팀이라는 존재가 생겼고 김포를 대표하는 프로스포츠 구단으로 정착했다. 앞으로 김포 FC가 2023 시즌의 돌풍을 그 지속 가능한 프로축구 구단으로 발전을 위한 계기로 만들 수 있을지 궁금하다.  



사진 : 김포 FC / 픽사베이, 글 : jihuni74

728x90
반응형
그리드형
댓글
반응형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   2024/04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