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텃세도 무색하게 한 와일드 카드의 존재감

20년이 넘게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목말라 있던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큰 고비를 잘 넘겼습니다. 대표팀은 16강전에서 중국을 3 : 0 으로 이기도 기분좋은 행보를 이어갔습니다. 대표팀 구성 이후 부족한 훈련시간, 기성용 선수의 공백, 박주영 선수의 합류 지연 등으로 어수선했던 대표팀은 첫 경기 북한전 마저 졸전끝에 패하면서 금메달 전전에 먹구름이 드리워지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예선 두 번째 경기 요르단전 대승 이후 대표팀은 전열을 정비하면서 좋은 내용을 이어갔고 어려움이 예상되었던 중국전 마저 낙승으로 이끌 수 있었습니다. 당초 중국의 홈 텃세와 이에 뒤 따르는 편파판정, 관중들을 광적인 응원 등 경기 외적 요인에 대한 우려가 많았지만 월등한 경기력으로 이러한 우려를 씻어내고 대승으로 8강의 문을 열었습니다.

대표팀의 승리의 선봉에는 박주영 선수가 있었습니다. 병역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라는 개인적인 절박함이 큰 대회였지만 소속팀 모나코의 차출 반대와 허용이 교차하면서 어렵게 대표팀에 합류한 탓에 대회 준비가 부족했습니다. 장거리 여행끝에 예전리그 과정에서 합류할 수 밖에 없었고 피로감을 안고 경기에 임해야 했습니다. 기존 선수들과의 호홉 문제도 예상되었습니다.

이러한 우려에도 박주영 선수는 풍부한 경험과 한 단계 높은 기량으로 상황에 적응했고 첫 경기 패배로 가라앉아 있던 팀의 분위기까지 상승시키는 리더십을 발휘했습니다. 박주영 선수가 합류한 이후 대표팀은 부진했던 공격력이 살아났고 자신감도 크게 상승한 모습이었습니다.

박주영 선수의 진가는 16강에서도 빛을 발했습니다. 홈팀 중국은 홈 잇점을 등에업고 의욕적으로 나섰지만 역부족을 절감해야 했습니다. 박주영 선수는 최전방에서 폭넓은 움직임으로 상대 수비에 혼란을 주었고 박주영 선수가 만들어낸 공간을 활용한 공격으로 초반 부터 좋은 기회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김정우 선수의 선취골 역시 빈 공간을 파고든 김정우 선수의 위치 선정과 절묘한 크로스가 조화된 결과였습니다. 우세한 경기에도 거듭된 찬스를 놓쳤던 대표팀은 리드를 잡은 이후 한결 여유있고 자신감 있는 경기를 할 수 있었습니다. 초반 중국의 기세에 부담을 가졌던 대표팀은 선취골 이후 상대가 강하게 압박하면서 생기는 빈 공간을 적절히 활용했고 패싱게임이 살아나면서 쉽게 경기를 풀어나갔습니다.

박주영 선수는 전 후반 풀타임을 소화하면서 활발한 움직임을 선보였습니다. 빠른 돌파와 골 키핑력, 날카로운 패스로 팀 공격을 이끌었습니다. 특히,중국의 공세가 강해지던 후반 초반 기록한 박주영 선수의 프리킥 추가골은 중국의 추격의지를 꺽고 팀의 승리를 사실상 굳히는 결정적인 골이었습니다. 마치 지난 월드컵 나이지리나전에서 기록한 멋진 프리킥을 연상시키는 슛이었습니다.

2 : 0 의 리드를 잡은 대표팀은 중국의 거친 플레이에 슬기롭게 대응하면서 효과적인 경기 운영으로 리드를 잘 지켜나갔습니다. 반면 중국팀은 두번째 골 허용이후 의욕이 상실된 모습이었고 체력까지 급격히 저하되면서 경기력마저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추격의 의지를 상실한 중국은 우리팀에 지속적으로 공간을 내주었고 대표팀은 날카로은 침투패스와 중거리슛으로 추가골에 대한 의지를 멈추지 않았습니다.

결국 대표님은 구자철, 지동원, 조영철 선수로 이어지는 멋진 공격플레이로 3번째 골을 완성하면서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았고 중국은 홈에서 대패를 감수해야 했습니다. 이후 우리 대표팀은 활동량이 많았던 미드플더 선수들의 체력안배까지 배려하는 경기 운영으로 8강전까지 대비하는 여유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대표팀은 경기를 거듭하면 할수록 경기력이 발전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금메달을 위한 발걸음을 가볍게 할 수 있었습니다. 어렵게 합류한 박주영 선수의 위력은 팀 분위기를 일신시켰고 선수단 전체의 사기를 높이는 결과로 나타났습니다. 고전이 예상되던 중국전 마저 기량의 차이를 확인시키면서 손쉬운 승리로 마무리 할 수 있었습니다.

공격에서 박주영 선수의 활약이 컸다면 중간 허리에서는 또 한명의 와일드카드 김정우 선수의 활약이 돋보였습니다 김정우 선수는 재치있는 선취골로 경기 흐름을 우리팀으로 가져오는데 일조했고 이후 중국 공격의 맥을 요소요소 끊어내면서 수비진의 부담을 덜어주었습니다. 김정우 선수의 끈끈한 플레이는 승리를 가져오는 또 하나의 결정적 요소였습니다. 김정우 선수의 강력한 수비는 구자철 선수의 공격력을 살려주었고 이는 팀 공격의 강화로 이어지면서 낙승의 원인이 되었습니다.

중국전 승리로 대표팀은 더 큰 자신감과 함께 같은 경기장에서 이후 경기를 임할 수 있는 유리함까지 얻었습니다. 홈 텃세를 뛰어넘은 댖가는 일정의 유리함이라는 결실로 나타났습니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흔들리는 않은 월드컵 대표 2명의 존재감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대회 초반 흔들리던 대표팀은 두명의 노련한 선수를 중심으로 조직력이 살아나면서 단단한 팀으로 거듭났습니다.

하지만 이제 한 고비를 넘겼을 뿐입니다. 아직 우승을 향한 고비는 수 차례 더 남아있습니다. 중동세의 벽과 함께 쓰라린 예전전 패배를 안겼던 북한, 조직력의 일본이 대표팀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중국전 대승으로 안심하기에는 만만치 않은 상대들을 더 높은 곳에서 만나야 함을 의미합니다. 어려운 경기의 연속이겠지만 든든한 와일카드 선수인 박주영, 김정우 선수의 존재감은 큰 힘이 될 것입니다.

16강전 승리로 상승세를 탄 대표팀이 계속 순항하기를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