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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짧은 순간에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아시안게임 축구에서의 4강 징크스는 연장 경기종료 10여초를 남기고 광저우에서 또 다시 재현되었습니다. 압도적인 골 점유율과 무수히 많은 찬스에도 득점에 성공하지 못했던 축구 국가대표팀은 연장 승부가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상대에게 한 차례 기회를 주었고 상대는 그 기회를 살려내면서 두 팀의 명암은 극명하게 엇갈렸습니다.

4강전 상대인 UAE는 우리팀을 예선에서 이긴 북한을 누른 팀답게 강한 전력이었고 잘 짜여진 조직력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청소년 대표때 부터 손발을 맞춘 그들의 전력은 우리 대표팀을 힘들게 했습니다. 특히, UAE의 투터운 수비는 대표팀의 무서운 공격력으로 연전연승하던 대표팀에 철옹성과 같았습니다.

경기 흐름은 우리 대표팀이 더 많은 불 점유율을 가지고 앞서가는 양상이었습니다. 하지만 공격의 실속이 없었습니다. 점유율은 높았지만 결정적인 찬스를 만드는 것에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특히, 최전방에 원톱으로 선 박주영 선수는 공격 시 계속 고립되었고 박주영 선수에게 배달되는 패스의 숫자는 이전 경기와 달리 크게 줄었습니다. 오히려 박주영 선수가 미드필드에서 공을 배급하는 양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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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영 선수가 능력을 펼치지 못한 대표팀의 공격은 결정력에서 큰 문제점을 드러냈고 공격의 패턴마저 단조롭게 진행되면서 답답한 흐름을 깨지 못했습니다. 원톱 사용시 중요한 측면 공격이 활성화되지 못하면서 공격의 돌파구를 열지 못했습니다. 공격의 답답함 속에 대표팀은 순간순간 이어지는 상대의 기습 공격에 위기를 맞으면서 긴장되는 승부를 이어갔습니다. 

UAE는 성인 대표팀 경기와 달리 탄탄한 수비를 바탕으로 그들의 의도대로 무실점으로 경기를 이끌어갔습니다. 공격은 최전방에 위치한 2~3명의 선수에 의존해 전개되었지만 좋은 개인기를 바탕으로 날카로운 공격력을 보였습니다. 특히, 기존의 중동 선수들과 달리 강한 승부근성으로 경기에 임하는 자세가 달랐습니다. UAE의 공격수들은 우리 대표팀의 수비 집중력이 떨어지면 순간적인 돌파와 중거리 슛으로 우리팀의 골문을 계속 위협하면서 만만친 않은 경기력을 보여주었습니다.

UAE와 달리 대표팀은 시간이 흐를수록 초조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8강전에서 연정 접전을 치른 탓에 체력적인 문제도 피할 수 없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양팀의 기동력은 크게 떨어졌고 결국, 전 후반 무득점 공방 후 경기는 연장으로 접어들었습니다. 연장전에서 대표팀은 기동력을 높이는 교체카드가 적중하면서 일방적인 공격흐름으로 경기를 이끌었습니다. 

하지만 수 많은 슈팅은 상대수비에 번번히 걸렸고 0의 행진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UAE의 골기퍼는 신들린 선방으로 대표팀의 파상공세를 막아내면서 대표팀의 승리 기대를 계속 무산시켰습니다. 연장전도 점점 시간이 흐르고 모두가 승부차기를 예상하는 순간 대표팀은 통한의 실점을 했고 더 이상의 반격 기회마저 갖지 못한채 1 : 0 의 패배를 당하고 말았습니다.

지난 아시안게임에서 이어져온 4강의 악몽이 또 다시 재현된 것입니다. 대표팀은 좋은 흐름에서 공격의 고삐는 더 당길 수 있는 교체카드를 투입할 수 있었지만 골키퍼 교체로 승부차기에 대비했습니다.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상대의 움직임은 우리팀 보다 더 떨어졌고 기회도 많이 생겼지만 골운이 없었습니다. 좀 더 압박한다면 시간내 승부를 낼 가능성 또한 적지 않았습니다.

대표팀 코칭스탭은 공격력의 강화대신 골이 터지지 않는 경기 흐름에 따라 선수 교체를 아끼면서 경기를 운영했습니다. 상황을 고려한 선택이었지만 골키퍼 교체 후 대표팀은 곧바로 실점을 허용했고 승부차기를 대비한 선수 기용은 대 실패로 끝나고 말았습니다. 결과론이지만 마지막 순간 골키퍼 교체는 수비진의 집중력을 떨어뜨렸고 상대는 그 틈을 놓치지 않았습니다. 선수들 마음속에 자리잡은 승부차기에 대한 생각이 큰 재앙으로 다가온 것입니다. 

이렇게 대표팀은 연장전 패배로 지난 아시안게임 때마도 되풀이 된 4강의 저주를 풀지 못하고 또 한번 눈물을 흘려야 했습니다. 우즈벡전 승리로 히로시마의 악몽은 이겨냈지만 4강의 저주는 끝내 대표팀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우리 대표팀의 아주 좋지 못한 패배공식인 일방적인 공격, 그러나 결정력 부족에 의한 무득점, 역습 한 번에 허무하게 수비가 무너지는 모습이 재현되었다는 것도 아프게 다가왔습니다. 반면 기적과도 같은 승리를 거둔 UAE는 사상 최초로 아시안게임 우승을 노리게 되었습니다.

이로서 아시안게임 24년만의 우승의 꿈을 물거품이 되었고 리그 도중 대표팀에 합류한 박주영 선수와 상무에 복무중인 김정우 선수의 간절한 바램 또한 한 순간에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이 두 선수와 함께 대표팀에 선발된 대부분 선수들의 꿈인 병역문제 해결과 이를 통한 더 높은 도약의 기회 역시 무산되고 말았습니다. 

무엇보다 예선 2차전 부터 대표팀의 안정된 경기력에 우승에 대한 큰 기대를 가졌던 많은 팬들의 실망감은 더 클 것입니다. 야구와 축구의 동반 우승을 꿈꾸었던 제 개인적인 바램도 이루어지지 못한 꿈이 되고 말았습니다.

선수기용과 작전의 아쉬움도 있었고 골 결정력의 아쉬움도 있었지만 대표팀은 최선을 다했습니다. 아시안게임의 징크스를 깨기에 조금 모자랐던 것 뿐입니다. 목표를 이루지 못한 허탈감이 크겠지만 남은 3, 4위전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고 돌아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다음 메인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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