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프로야구 한국시리즈에서 정규리그 1위 두산이 홈에서 열린 1, 2차전에 모두 승리하며 우승으로 가는 길을 활짝 열었다. 1차전에서 연장 11회까지 가는 접전 끝에 1 : 0 승리를 가져간 두산은 이어진 2차전에서도 선발 투수의 호투와 경기 후반 타선의 집중력을 더해 5 : 1로 승리했다. 7전 4선승제 한국시리즈에서 2승을 먼저 선점한 두산은 확실한 우위를 점했다.
이런 두산의 연승을 이끈 힘은 니퍼트, 장원준으로 이어지는 좌우 선발 원투펀치의 호투였다. 1차전 선발 투수로 나선 니퍼트는 8이닝 무실점, 2차전 선발 투수로 나선 장원준은 8.2이닝 1실점으로 마운드를 지키며 스튜어트, 해커로 맞선 NC 선발 원투 펀치를 내용 면에서 압도했다. 두 선발 원투 펀치의 호투로 두산은 상대적으로 약한 것으로 평가됐던 불펜진의 부담을 줄일 수 있었다.
1차전에서 두산은 선발 니퍼트가 8이닝을 책임지면서 수적으로 부족한 필승 불펜진의 단점을 극복할 수 있었다. 반대로 NC는 선발 투수 스튜어트의 투구 수가 100개에 이르지 않은 7회부터 필승 불펜진을 가동하며 실점을 막아냈지만, 경기가 연장 11회로 넘어가면서 원종현, 이민호 두 핵심 불펜 투수들의 투구 수가 늘어나고 말았다. 결국, NC는 임창민으로 11회 말 수비에 나섰지만, 구위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임창민은 11회 말 두산의 공세를 막아내지 못했다.
(1차전 호투, 에이스의 힘 보여준 두산 니퍼트)
1차전 연장전 패배는 NC 마운드 운영에 큰 부담이 됐다. NC는 1차전과 달리 선발 투수 해커를 길게 가져가는 마운드 운영을 했다. 해커의 투구 내용도 좋았지만, 전날 불펜진 소모가 많았던 것이 불펜 가동을 고심하게 했다. NC가 투수 교체 시점을 고려하는 사이 투구 수 100개 언저리에 이른 해커는 구위가 떨어진 상태였다. 앞선 플레이오프 1, 4차전 선발 등판했던 것이 역시 부담이었다. 결국, 해커는 8회 말 실점 위기에서 급격히 무너졌다. 폭투로 실점한 해커는 두산 4번 타자 김재환에 홈런을 허용하며 마운드를 물러났다. NC는 김진성, 구창모 배재환으로 마운드를 이어갔지만, 불붙은 두산 타선을 막아내기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NC는 0 : 1로 끌려가던 경기는 8회 초 베테랑 이종욱의 적시 안타로 어렵게 동점을 이루는데 성공했지만, 그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대량 실점하며 이틀 연속 아픈 패배를 당하고 말았다. 물론 연패의 중요한 원인 중 하나는 1차전 3안타 무득점의 빈공, 2차전 10안타 1득점에 그친 집중력 부재를 함께 드러낸 타선의 부진이 컸지만, 선발 투수의 힘에서 밀린 것도 무시할 수 없었다.
두산은 1차전 니퍼트가 에이스다운 투구로 마운드를 굳건히 지킨 데 이어 2차전에서는 장원준이 관록의 투구로 좀처럼 실점하지 않는 투구를 했다. 특히 장원준은 힘으로 상대 타자를 압도한 니퍼트와 달리 8.2이닝 투구를 하면서 10안타를 허용하며 수 차례 위기를 맞이했지만, 자신의 장점이 뛰어난 위기 관리능력으로 이를 극복했다.
장원준은 전날 니퍼트와 같이 116개의 투구 수를 기록하며 강한 스태미너를 과시했다. 애초 2차전 선발 투수로 두산은 정규리그 기록에서 앞선 외국인 투수 보우덴의 등판도 고려할 수 있었지만, 두산은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 당시 니퍼트와 함께 선발 원투 펀치를 구성했던 장원준을 선택했고 장원준은 지난해와 같은 호투로 팀의 선택에 화답했다. 두산은 충분한 휴식으로 힘을 비축한 선발 투수들을 가능한 길게 투구하도록 하면서 이들에 대한 강한 신뢰를 보였다. 신뢰에 대한 결과도 좋았다.
NC의 선발 원투 펀치를 상대로 한 1, 2차전 승리로 두산은 단기간에 시리즈를 끝낼 가능성을 높였다. 3, 4차전 선발 등판이 예상되는 보우덴, 유희관의 선발 투수진의 무게감이 NC를 크게 능가하기 때문이다. NC는 3차전 최금강에 이어 4차전에서 1차전 선발 투수 스튜어트를 하루 앞당겨 마운드에 올리는 것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상황이다. 가뜩이나 열세인 선발 투수 대결이 더 힘들어진 NC다. NC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타선이 폭발이 절대적으로 필요하지만, 두산의 강력한 선발투수들에 NC 타선은 1, 2차전 고전을 면치 못했다. 1, 2차전 니퍼트, 장원준 못지않은 보우덴, 유희관을 상대로 NC 타선이 힘을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오히려 2차전에서 타선의 집중력이 살아난 두산 타선을 막아내기 버거운 NC의 처지다.
이렇게 한국시리즈 1, 2차전은 단기전에서 선발 투수의 중요성이 얼마나 큰지를 그대로 입증했다. 두산의 선발 투수들은 정규리그와 같은 위력을 선보였고 NC의 선발 투수들도 훌륭한 투구를 했지만,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타선의 지원, 플레이오프를 치르면서 힘을 소모한 것이 겹치면서 힘에서 밀리는 모습이었다. NC로서는 홈에서 열리는 3, 4, 5차전에 반전을 기대해야하지만, 두산의 철옹성 같은 선발 투수들을 넘어서기 버거워 보인다. 반대로 강력한 선발 투수진을 갖춘 두산의 한국시리즈 우승 가능성은 한층 더 커졌다.
사진 : 두산베어스 홈페이지, 글 : 심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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