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와 한화의 주중 3연전 두 번째 경기는 한화의 허술한 수비가 승패의 명암을 갈랐다. 롯데는 4월 26일 한화전에서 시즌 첫 승에 성공한 선발투수 박진형의 5이닝 4피안타 2사사구 4탈삼진 2실점 호투와 불펜진의 무실점 이어던지기, 팀 9안타 8득점 한 타선의 지원이 어울리며 8 : 2로 낙승했다.
위닝 시리즈를 확정한 롯데는 12승 10패로 3위 그룹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전 4번의 선발 등판에서 승리 투수 기회를 아쉽게 놓쳤던 박진형은 등판때마다 힘겨웠던 5회 고비를 넘기며 승리 투수가 됐다. 롯데는 박진형에 이어 필승 불펜 소모를 하지 않으면서 경기를 마무리했고 다음 경기를 위한 마운드의 힘을 비축했다.
롯데 타선은 전날 큰 활약을 했던 4번 타자 이대호가 무안타에 그쳤지만, 3번 타자 최준석이 1안타 2타점, 5번 타자 강민호가 2안타로 이대호를 대신했고 6번 타자 김문호가 2안타 2타점을 활약하며 팀 공격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테이블 세터진에 자리한 나경민은 2안타 1득점 1타점, 손아섭은 안타는 없었지만, 볼넷 2개를 골라내며 그 역할을 다해주었다. 롯데는 타선의 고른 활약 속에 필요할 때 득점을 하며 수월하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었다.
롯데가 무난한 경기를 했다면 한화는 전체적으로 부진한 경기력이었다. 마운드는 선발 투수 안영명이 불안한 투구로 믿음을 주지 못했고 경기 초반 불펜진 가동의 빌미를 주었다. 타선은 중심 타자 김태균의 부상과 결장 여파로 집중력이 떨어지는 모습이었다. 여기에 수비불안으로 쉽게 실점하며 상대에 경기 주도권을 내줬고 그 흐름을 끝내 극복하지 못했다. 한화는 테이블 세터진을 형성한 정근우가 솔로 홈런으로 1타점 1득점, 이용규가 1득점 하며 분전하고 하위 타선의 이양기가 2안타로 활약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경기 흐름이 롯데 쪽으로 급격히 기운건 4회 말 롯데 공격 때였다. 한화의 수비불안이 롯데는 도와준 이닝었다. 2 : 2로 맞서던 4회 말 롯데는 1회 말 2타점 적시타를 때려냈던 김문호의 2루타에 이어 정훈의 보내기 번트로 1사 3루 기회를 잡았다. 롯데는 한 점이라도 먼저 리드를 잡는 작전이었다. 이 작전은 2득점으로 이어졌다.
1사 3루에서 타석에 선 롯데 번즈의 타구는 내야를 약간 벗어난 외야 플라이였다. 보통이라면 2사 3루가 되어야 했지만, 번즈의 타구는 유격수, 좌익수, 중견수 누구도 잡지 못하는 곳으로 떨어졌다. 서로 타구 처리를 미룬 결과였다. 그 타구는 3루 주자의 득점과 행운의 2루타로 연결됐다. 기록되지 않았지만, 실책성 수비였다.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한화는 견제구가 실책과 연결되며 2루 주자 번즈의 3루 진루를 허용했고 이어진 희생 플라이로 번즈는 홈을 밟았다. 수비만 잘 이루어졌다면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칠 수 있는 한화였다.
한화는 4회 말 수비에서 선발 투수 안영명을 대신해 선발 투수로도 활용할 수 있는 장민재를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리며 승리 의지를 보였던 터라 수비불안에 따른 실점이 더 허탈하게 느껴질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4회 말 행운의 2득점으로 기세가 오른 롯데는 5회 말 강민호의 적시 2루타로 1득점, 6회 말 나경민, 최준석의 연속 적시타로 3득점을 추가하며 승리 흐름을 완벽하게 가져왔다. 롯데는 5회와 6회 모두 2사 이후 득점하며 뚝 떨어졌던 타선의 집중력이 되살아 날 가능성도 보였다.
이런 롯데의 질주에 의욕이 꺾인 한화는 반격하지 못했다. 한화는 부상에도 돌아온 권혁을 시범 등판시키며 컨디션을 조절토록 했고 불펜 소모를 줄이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여유를 찾은 롯데는 필승 불펜조 대신 이정민, 윤길현, 김유영으로 경기를 마무리했고 주전들에 휴식을 주며 다음 경기까지 대비할 수 있었다.
롯데는 주중 위닝시리즈 확정으로 지난주 부진을 씻어내고 재반등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타선의 공격 연결이 좋아졌고 마운드 운영도 순조로웠다. 상승 분위기 속에 지난 주말을 보냈던 한화는 전체적으로 팀 컨디션이 떨어진 모습을 노출하며 손에 잡힐 듯 했던 5할 승률에서 다시 멀어졌다.
한화로서는 제1선발 비야누에바가 선발 등판했던 주중 2연전 첫 경기에 이어 두 번째 경기 모두 수비에서 문제를 일으키며 패했다는 점이 아쉬웠다. 시즌 초반부터 한화를 괴롭히고 있는 수비불안 문제를 그대로 드러낸 한화의 두 경기였다. 한화는 의도치 않게 롯데가 부진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고 말았다.
한화의 도움(?)을 받았지만, 롯데는 떨어진 팀 분위기를 되살릴 수 있게 됐다. 롯데는 팀 연승과 함께 부진을 떨치고 선발투수로 돌아온 송승준의 재발견과 신예 선발투수 박진형이 시즌 첫 승으로 다음 경기 더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되어 마운드 운영에 있어 큰 플러스 요인을 더했다. 두 팀의 주중 3연전의 두 번의 대결은 수비의 안정이 승패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 번 느끼게 했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지후니(심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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