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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마지막 날, 프로야구 5경기 중 가장 관심을 끄는 경기는 단연 한화와 두산의 대결이었다. 그 경기에서 한화는 우리 프로야구 최초로 도미니카 출신 선수들로 구성된 배터리를 가동했기 때문이었다. 상상속이나 야구 게임에서나 존재할 것 같았던 일이 현실이 되자 야구팬들의 관심은 커질 수밖에 없었다.  

결과적으로 선발 투수 오간도, 포수 로사리오 배터리 조합은 성공적이었다. 도미니칸 배터리는 리그 최상급인 두산 타선을 6이닝 1실점으로 막아냈고 이는 한화 승리의 중요한 발판이 됐다. 한화는 6이닝 1실점을 호투한 선발 투수 오간도에 이어 송창식, 권혁, 정우람으로 이어지는 필승 불펜진이 남은 이닝을 실점이 없이 정리하며 초반 리드를 끝까지 지켜냈다. 

3 : 1로 승리한 한화는 4연승에 성공하며 김성근 감독 퇴진 이후 어수선했던 팀 분위기를 벗어나 상승 반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선발 투수 오간도는 시즌 5승, 마무리 정우람은 이틀 연속 세이브와 함께 시즌 8세이브를 기록했다. 중심 타자 김태균은 1회 초 두산 선발 장원준을 상대로 결승 타점이 된 2점 홈런을 때려내며 팀 승리의 또 다른 주역이 됐다. 




두산은 선발 투수 장원준이 6이닝 3실점(2자책)의 퀄리트 스타트에 성공하는 등 마운드는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팀 타선이 득점기회에서 집중력이 떨어졌고 수비마저 흔들리며 승리를 내주고 말았다. 장원준은 패전과 함께 시즌 4패째를 기록하게 됐다. 최근 상승세로 2위 NC를 추격권에 두었던 두산은 한화와이 주중 3연전 2연패로 추격이 발걸음이 조금 무디어지고 말았다. 

경기는 승패와 함께 오간도, 로사리오 배터리가 어떤 모습을 보일지가 큰 관심사였다. 두 선수는 모두 메이저리거로 많은 경기 경험을 했지만, KBO리그에서 투수와 포수로 호흡을 맞춘 건 처음이었다. 분명 어색할 수 있었지만, 메이저리로서 쌓은 경험은 이런 우려를 상쇄했다. 

특히, KBO리그에서 선발 포수로 처음 출전한 로사리오는 수비에 대한 불안을 말끔히 씻어내는 플레이를 했다. 포수 출전에 상당한 애착을 보였던 로사리오는 손에 하얀 매니큐어를 칠할 정도로 만반의 준비를 했다. 로사리오는 메어저리그에서 300경기 이상을 포수로 출전했던 경험을 살려 오간도를 잘 리드했다. 

로사리로의 공격적인 투수 리드는 오간도의 빠른 직구를 더 위력적으로 만들었고 포구나 블로킹에서도 여유가 느껴졌다. 특히, 빠른 주자 견제를 위해 원바운드 공을 블로킹하지 않고 수 차례 잡아내는 장면은 인상적이었다. 날렵한 수바 장면까지 보여준 로사이로는 그간 포수로서 수비에 약점이 있다는 평가를 무색하게 했다.

야구팬들의 보기에는 낯선 배터리 조합이었지만, 오간도, 로사리오 배터리는 의사소통이 잘 이루어진 탓인지 편안한 모습이었다. 오간도, 로사리오 배터리는 3회 초 무사 2루, 5회 초 2사 1, 2루, 2피안타 2볼넷을 허용한 6회 초 위기에서 메이저리거의 관록을 선보이며 이를 잘 극복했다. 이들 도미니칸 배터리에 두산 타선은 시원한 공격력을 보이지 못했다. 

이렇게 한화의 승리를 이끈 도미니칸 배터리 조합은 오간도가 6이닝 투구로 마운드를 물러나면서 경기장에서 사라졌다. 로사리오는 이후 주 포지션인 1루수로 돌아갔고 오간도는 벤치에서 팀 승리를 지켜봤다. 결국, 도미니칸 배터리 조합은 팀 승리와 함께 한화에는 신의 한수가 됐다. 한화에는 이 승리가 두산의 주력 선발 투수 장원준을 상대로 한 것으로 팽팽한 투수전 양상의 경기를 이겨낸 결과라는 점에서 더 큰 의미가 있었다. 

애초 이 배터리 조합은 상상에서만 존재하는 일이었다. 로사리오가 상당 기간 포수로서 경기에 나서지 않았고 수비에서 의문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투수 오간도의 바람으로 이 배터리 조합이 가시화되자 이번에는 기존 포수진과의 마찰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자칫 팀 분위기를 저해하는 일이 될 수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팀 내 이해를 구하는 과정을 거치며 오간도, 로사리오 배터리 조합은 더 힘을 받았고 마침내 현실이 됐다. 

이 배터리 조합은 당연히 5월 마지막 경기에서 뜨거운 뉴스 소재가 됐다. 도미니칸 배터리는 그들에서 쏟아진 관심을 실력으로 입증하며 한화의 선택이 옳았음을 입증했다. 이들의 플레이는 진지했고 특히, 포수 로사리오의 플레이는 기대 이상이었다. 도루 저지 능력을 완벽히 확인할 수 없었지만, 그 외 수비 능력은 큰 문제가 없었다. 포수로서의 능력에서는 의구심을 지울 수 있는 경기력을 보인 로사리오였다. 

두산전 승리를 통해 앞으로 경기에서도 오간도, 로사리오 배터리 조합을 계속 볼 가능성이 커졌다. 로사리오가 포수 출전에 열의를 보이고 있고 이번 승리로 도니미칸 배터리 조합에 대한 의구심도 상당 부분 사라졌다.

이로써 한화는 포수진 운영에 한층 더 여유를 가지게 됐다. 주전 포수 최재훈을 비롯해 허도환, 조인성 등 포수진의 거듭된 부상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한화로서는 포수 로사이로가 공격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기대 효과와 함께 현재 주전으로 나서고 있는 차일목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카드를 하나 더 확보했다. 주전 포수 최재훈이 부상에서 돌아온다면 한화의 포수진은 한층 더 두터워질 수 있다. 

한화로서는 도니미칸 배터리라는 긍정의 변수 등장과 함께 팀 연승을 이어가게 됐다. 무엇보다 외국인 선수가 까다로운 포지션이 포수 출전을 자청하고 그 과정에서 국내 선수들과 소통하며 상승세를 견인했다는 점은 한화 선수단 가기를 높이는 일이 될 수 있다.  

앞으로 계속 볼 가능성이 커진 오간도, 로사리오 배터리가 어떤 모습을 보일지 첫 번째 경기만 놓고 본다면 기대감이 더 생기는 것이 사실이다. 그 점에서 2017년 5월 31일 한화와 두산의 경기는 야구 팬들에게 두고두고 회자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 : 한화 이글스 홈페이지, 글 : 지후니(심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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