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프로야구에서 치열했던 5위 경쟁이 윤곽이 드러났고 1, 3위 경쟁의 결과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해졌다. 9월 세 번째 주 주중 2경기가 만들어낸 결과다. SK와 LG의 대결로 압축됐던 5위 경쟁은 SK가 최종 승자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SK는 1위 KIA와의 2연전을 모두 승리했고 6위권과의 승차를 3.5경기 차로 늘렸다. 남은 경기 수를 고려하면 5위는 확정적이다.
SK는 9월 19일, 20일 KIA와의 원정 2연전을 모두 잡았다. 19일은 박종훈이, 20일 다이아몬드가 선발 등판해 마운드를 지켰고 승리 투수가 됐다. 불안하던 불펜진은 연 이틀 리드를 지켜냈다. 타선 역시 조화를 이뤘다. 19일 경기에서는 KIA 에이스 양현종을 상대로 집중력을 발휘하며 득점 기회를 잘 살렸다. 시즌 20승에 도전하고 있는 KIA 선발 양현종은 6이닝 9피안타 6실점(4자책)으로 부진했다.
20일 경기에서는 SK의 장점이 홈런포 2방으로 얻어낸 4득점으로 잡은 리드를 끝까지 지켜냈다. 9월 들어 무시무시한 홈런 페이스를 유지하고 있는 외국인 타자 로맥은 그의 시즌 30호 홈런을 때려내며 장타력을 뽐냈다. KIA는 안치홍의 3점 홈런으로 1점 차까지 추격을 했지만, 더는 뒷심을 발휘하지 못했다. 5위 수성을 위해 승리 하나하나가 절실했던 SK의 절실함은 1위 KIA를 상대로 한 2연승으로 보상을 받았다. SK는 9월 29일까지 비교적 편안한 휴식을 할 수 있게 됐다. 그 기간 SK는 지친 선수들의 휴식은 물론이고 포스트시즌까지 대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SK에 연패당한 KIA는 1위 지키기에 빨간불이 켜졌다. 아직 2위 두산에 1.5경기 차로 앞서고 있고 남은 경기 수도 3경기 더 많다는 유리함이 있지만, 최근 팀 분위기가 좋지 않다. 위기의 순간마다 이를 잘 극복했지만, SK와의 2연전에서는 투. 타의 조화가 무너졌다. KIA는 1승 1패면 만족할 수 있는 2연전이었지만, SK의 절실함은 이를 허락하지 않았다. 19일 경기는 에이스 양현종이 무너졌고 20일 경기는 선발 투수 임기영의 깜짝 불펜 기용 카드도 실패했다. 수비에서도 아쉬움이 드러났다.
KIA는 하루 휴식 후 2위 두산과 시즌 최종선을 치른다. 만약 이 경기마저 패한다면 두 팀의 승차는 반경기로 줄어든다. 두산의 최근 꾸준히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음을 고려하면 KIA는 다 잡은 정규리그 우승을 내줄 위험도 높아진다. KIA로서는 9월 22일 경기가 그들의 올 시즌 정규리그 우승에 있어 중요한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가장 믿을 수 있는 선발 투수 헥터가 등판한다는 점과 홈경기기의 장점이 있지만, 쫓기는 팀이 가질 수 있는 심리적 압박감을 극복하는 것이 필요한 KIA다.
KIA의 연패와 대비되는 두산의 2연승을 멀어지는 듯했던 두산의 정규리그 1위 희망을 되살렸다. 두산은 3위 경쟁팀 롯데와 NC에 모두 승리하며 이들 두 팀에 희망과 실망감을 함께 안겨주었다. 19일 경기에서 두산은 홈런포로 롯데 마운드를 무너뜨리며 완승했고 20일 경기에서는 경기 후반 뒷심을 발휘하며 역전승했다.
19일 선발 등판한 유희관은 시즌 10승에 성공했고 20일 선발 등판한 외국인 투구 보우덴도 6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다. 20일 경기에서는 선발 투수인 함덕주의 불펜 기용이 성공하며 역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었다. 두산은 선발 원투 펀치 니퍼트, 장원준 없이 연승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컸다. 두산은 9월 22일 KIA 전에서 꾸준함의 대명사 좌완 선발 투수 장원준을 내세워 선두 추격의 가능성을 더 높이려 할 것으로 보인다. 원정경기가 이어진다는 점이 부담이지만, 최근 두산은 원정경기 연승 중이다. 팀의 투. 타 조화도 잘 이루어지고 있다.
이런 두산에 각각 패배한 롯데와 NC는 3위 경쟁을 계속 이어가게 됐다. 롯데는 두산과의 9월 19일 경기에서 선발 투수 김원중의 부진과 타선의 부진 속에 완패했다. 승리했다면 롯데는 NC와의 승차를 없앨 수 있었지만, 경기는 그들의 바람대로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그나마 NC가 두산에 패하면서 반 경기 차로 유지되고 있다는 점에 롯데는 다행스러운 일이다.
롯데는 9월 들어 다소 상승세에 제동이 걸린 모습이다. 팀 타선이 기복을 보이고 있고 불펜진도 다소 비거덕 거리고 있다. 경기 일정이 띄엄띄엄 이어지면서 팀을 정비할 시간이 있다는 점은 다행스럽다. 롯데는 이번 두 한화, 넥센과 2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한화는 하위권에 있지만, 최근 경기력인 만만치 않고 롯데전에는 상당한 집중력을 보였다. 넥센은 5위 경쟁에서 멀어졌지만, 마지막 희망을 지키려 온 힘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로서는 3위를 기대한다면 좀 더 집중할 필요가 있다.
롯데의 추격을 받고 있는 NC는 모처럼 마운드가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타선의 부진으로 승리를 놓쳤다. 승리했다면 NC는 3위 수성에 여유를 가질 수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여전히 반경기 차 아슬아슬한 3위다. NC는 이틀 휴식 후 LG와 주말 2연전을 하는 일정이다. LG가 5위 경쟁에서 멀어지는 상황이지만, 희망까지 버리지는 않았다. LG도 마지막 힘을 다 짜낼 것으로 보인다. LG 타선이 약하다는 것이 NC에 다행스럽지만, 마운드가 지난주와 같은 부진에 빠진다면 알 수 없는 경기가 될 수 있다.
7위로 추락한 LG는 5위 추격이 더 힘들어졌다. 이번 주 6경기를 치르면서 반전을 기대했지만, kt, 한화 두 하위권 팀에 연패당하면서 가능성은 더 희박해졌다. 월등히 많은 잔여 경기 일정이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였던 LG였지만, 상승 분위기를 만들지 못하면서 더 부담이 되고 있다. 투. 타의 조화가 무너지면서 타선이 살아나면 마운드가 무너지고 마운드가 호투하면 타선이 침묵하는 좋은 흐름이 이번 주 2경기에서 계속됐다. LG는 이번 주 삼성, NC와 원정 4경기를 해야 한다. LG는 원거리 이동에 따른 피로감과 함께 이길 수 있는 이겨야 하는 경기를 연달아 놓친데 따른 상실감이 그들을 괴롭힐 가능성이 크다. LG가 가물거리는 5위 자리에 다가설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렇게 프로야구 순위 경쟁구도는 가장 치열할 것 같았던 5위 경쟁이 정리되고 정리되는 듯 보였던 1위 경쟁이 다시 뜨거워질 가능성이 커졌다. 3위 경쟁도 시즌 마지막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수위 경쟁 팀들은 순위를 지키고 끌어올리는 것에도 집중해야 하지만, 다가올 포스트시즌에도 대비할 필요가 있다. 각 팀 코칭스태프의 전략과 팀 운영이 중요해졌다. 이번 주까지 순위표가 어느 정도 정리될 수 궁금하다.
사진, 글 : 지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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