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프로야구] SK의 강해진 방패, 그들을 상위권으로 이끌까?

2017 시즌 프로야구 SK는 그들만의 팀 컬러를 확실히 만들었다. SK는 외국인 힐만 감독과 감독 출신 염경엽 단장의 색다른 조합으로 2017 시즌을 시작했고 우려와 달리 감독과 프런트가 조화를 이뤄냈다. 이와 함께 SK는 홈런 군단으로 면모하며 타고 투저의 흐름에도 돋보이는 빅 볼 야구를 전개했다. 

SK는 압도적인 팀 홈런 1위의 팀으로 거듭났고 SK의 홈런포는 홈런왕 최정을 시작으로 상. 하위 타선을 가리지 않았다. 그 과정에서 새로운 좌타 거포 한동민이 등장했고 눈에 띄는 신예들도 등장했다. 시즌 도중 영입된 외국인 타자 로맥까지 엄청난 홈런 파워를 보여주면서 SK는 홈런 군단으로서의 위용을 선보였다. SK는 장타력을 앞세운 공격야구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성과도 있었다. 좌완 에이스 김광현의 부상 공백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이 어렵다는 평가를 뒤집는 일이었다. 

하지만 SK에게 2017 시즌은 아쉬움이었다. 상대적으로 마운드의 뒷받침이 부족했고 수비에서 아쉬움이 있었다. 특히, 불펜진의 전체적인 부진은 팀 성적을 끌어올리는데 결정적 걸림돌이었다. 내야 수비의 불안도 시즌 내내 문제가 됐다. 공격에서도 화려하긴 했지만, 세밀함이 부족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득점권에서 낮은 타율과 기동력과 주루 등에서는 부족함이 있었다. 이는 시즌 막바지 순위 경쟁과 포스트시즌에서 약점이 됐다. 

2018 시즌 SK는 힐만 감독 체제가 완전히 정착했고 여전한 공격력과 함께 마운드의 높이를 더 높이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SK 마운드의 중요한 긍정 변수는 좌완 에이스 김광현의 복귀다. 김광현은 지난 시즌 내내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 후 재활에 몰두했다. SK는 김광현이 수술 예정임을 알고도 거액의 FA 계약을 체결하며 강한 믿음을 보였다. 2018 시즌 스프링캠프에 정상적으로 합류한 김광현은 건강한 몸 상태를 보였고 구위도 예전과 같았다. 아직 경기 감각이 다소 떨어지지만, 연습경기와 시범경기에서 김광현은 몸 상태에 문제가 없음을 보여주었다. 

김광현의 가세로 SK는 리그에서 상위권의 선발 로테이션 구축이 가능해졌다. 부동의 에이스 외국인 투수 캘리를 시작으로 김광현과 파이어볼러 외국인 투수 산체스, 지난 시즌 안정감 있는 선발 투수로 거듭난 언더핸드 박종훈까지 다양한 선발 투수 옵션을 갖추게 됐다. 5선발 투수는 문승원, 김태훈 등 젊은 투수들이 경쟁구도 속에서 다양하게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김광현은 부상 재활 후 첫 시즌이라는 점에서 관리가 필요하지만, 그에 대비한 선발 자원까지 확보한 상황이다. 

이와 함께 SK에 긍정적인 요소는 불펜진의 안정감이 더해졌다는 점이다. 그 핵심은 베테랑 선발 투수 윤희상의 불펜 전환이다. 윤희상은 SK의 선발 투수로 꾸준함을 보였지만, 최근 긴 이닝을 소화하는데 어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SK는 윤희상의 불펜 전환으로 그의 부담을 덜고 불펜진을 강화하려 하고 있다. 윤희상은 짧은 이닝이라면 구위 유지가 가능하고 경기 경험이 풍부하다는 점에서 불펜의 다양한 역할 수행이 가능하다. 

윤희상의 가세와 함께 SK는 지난 시즌 시행착오를 거듭했던 마무리 투수를 베테랑 불펜 투수 박정배로 고정하고 불펜진을 개편했다. 박정배는 붙박이 마무리 투수로서는 첫 풀타임 시즌 도전이지만, 그동안 불펜 투수로서 궂은일을 도맡아 하면서 신뢰를 쌓았다. 지난 시즌 흔들리는 SK 불펜진에서 박정배는 몇 안되는 믿을 맨이었다. SK 박정배를 축으로 여러 선수들의 엔트리 진입 경쟁을 통해 불펜진을 강화하려 하고 있다. 이 상황에서 오랜 기간 불펜의 핵심 자원이었던 박희수, 전유수의 1군 엔트리로 장담할 수 없다. 

SK는 지난 시즌 등판이 많았던 우완 문광은, 김주한, 백인식에 강속구 투수 서진용, 해외 유턴파 정영일에 트레이드로 영입된 선발 등판도 가능한 임준혁이 경쟁하고 좌완은 박희수를 시작으로 경험이 풍부한 불펜 투수 신재웅, 선발 투수 경쟁에도 나서고 있는 김태훈, 부상 재활을 거의 끝낸 미래가 기대되는 김택형 등이 경쟁 구도를 형성했다. 질적으로 양적으로 좌우 밸런스를 갖춘 불펜진이다. 

SK는 불펜 보직을 개편하면서 그 역할을 명확히 하고 지난 시즌 불펜진의 난맥상을 경험으로 지난해와 다른 불펜진의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불펜진이 제 역할을 한다면 SK는 상위권 팀으로 손색이 없는 전력이다. 여기에 스프링캠프 기간 수비력을 얼마나 향상시켰을지도 변수가 될 수 있다. 

타선은 주전과 백업이 충분히 확보되어 있고 거의 모든 선수가 장타력을 갖추고 있어 든든하다. 홈런왕 최정을 시작으로 베테랑 김성현과 나주환, 박정권, 최항과 박성한, 박승욱 젊은 선수들이 경쟁하는 내야는 거포로서의 가능성이 있는 최승준이 힘을 보태고 있다. 외야는 외국인 타자 로맥에 지난 시즌 새로운 좌타 거포로 등장한 한동민, 김동엽, 정진기, FA 계약으로 팀에 잔류한 정의윤, SK에 필요한 기동력 야구를 책임질 노수광까지 그 자원이 차고 넘친다. 베테랑 김강민의 자리가 애매할 정도다. 다만, SK로서는 빅 볼 야구를 뒷받침할 재능 있는 테이블 세터진 구성은 고민이 될 수 있다. 

이렇게 SK는 고민이 없는 건 아니지만, 여전히 강하고 날카로운 창과 함께 마운드 강화를 통해 헐거웠던 방패도 튼튼히 했다. 부족했던 세밀함의 야구가 얼마나 더 보완되었을지는 지켜볼 부분이지만, 눈에 보이는 지금의 전력이라면 지난 시즌 정규리그 5위 이상을 목표로 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SK가 홈런 군단을 뛰어넘어 더 실속있는 야구로 상위권 판도를 흔드는 팀이 될 수 있으지 궁금하다. 

사진 : SK와이번스 홈페이지, 글 : 지후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