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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하위 탈출을 위해 온 힘을 다하고 있는 롯데가 한 주를 기분 좋게 열었다. 롯데는 4월 24일 kt와의 원정 3연전 첫 경기에서 타선의 대폭발에 힘입어 14 : 8로 대승했다. 롯데는 홈런 4방을 포함한 팀 17안타를 때려냈고 타선의 집중력도 보여주었다. kt 역시 홈런 2방을 포함해 팀 10안타로 맞섰지만, 화력에서 밀렸고 마운드가 초반 쉽게 무너지면서 패배를 막을 수 없었다. 

롯데 선발 투수 김원중은 6이닝 5피안타 10탈삼진 3사사구 5실점했지만, 타선의 지원에 시즌 첫 승에 성공했다. 5실점한 결과는 좋지 않았지만, 실점의 대부분은 점수 차가 크게 벌어진 이후였고 10개의 탈삼진을 잡아낼 정도로 김원준의 구위는 위력적이었다. 김원중으로서는 올 시즌 부진에서 벗어날 가능성을 발견한 투수였다. 

경기는 롯데 타선이 초반 kt 선발 투수 박세진 공략에 성공하면서 롯데 쪽으로 기울어진 경기가 됐다. 롯데는 1회 초 4득점에 이어 5회 초 8득점으로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kt는 선발 투수 박세진을 3회 초 마운드에서 내리고 불펜진을 조기에 가동했지만, 불붙은 롯데 타선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상. 하위 타선이 골고루 활약한 롯데 타선에서 가장 돋보인 선수는 민병헌이었다. 민병헌은 홈런 2방을 포함해 4타수 4안타에 4타점 3득점으로 승리의 주역이 됐다. 롯데는 민병헌 외에 최근 최고의 타격감을 선보이고 있는 4번 타자 이대호가 3점 홈런 포함 2안타 3타점, 키스톤 콤비 신본기, 한동희가 각각 2안타, 1번 타자로 나선 전준우가 2안타로 활약했지만, 민병헌의 4안타 경기는 더 강렬했다. 민병헌은 경기 중 몸맞는 공으로 부상 위험도 있었지만, 끝까지 경기를 소화하는 근성도 보여주었다. 






최근 공격력이 살아난 민병헌이지만, 시즌 초반은 어려움이 있었다. 그에게는 아직 낯선 팀 분위기가 과거 두산 시절과 비교할 수 없는 이동거리, 그에 대한 롯데 팬들의 큰 기대감 등이 그에게는 부담이었다. 시즌 초반 타격감이 올라오지 않았고 부상도 있었다. 롯데의 초반 부진 속에 대형 FA 계약을 통해 영입된 민병헌의 부진도 함께 부각됐다. 무엇보다 민병헌이 롯데 중심 선수였던 강민호를 떠나보내면서 영입된 선수라는 점은 민병헌에게 또 다른 부담이었다. 

민병헌은 FA 계약 당시 수준급 외야수이긴 하지만, 롯데에 필요한 자원인가에 대한 의문이 있었다. 롯데의 외야진은 타 포지션에 비해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었고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수준급 외야수 이병규고 영입했기 때문이었다. 그에게 4년간 80억 원의 계약은 다소 오버 페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특히, 롯데가 주전 포수 강민호와의 계약에 실패하고 그의 삼성행이 결정된 지 얼마 안 돼 민병헌 영입을 발표하면서 팬 여론 무마용으로 급기 영입했다는 비판도 있었다. 

하지만 민병헌의 영입을 통해 긍정적 측면도 있었다. 민병헌은 공수주를 두루 갖춘 외야수다. 중견수로서 넓은 수비 범위는 외야 수비 강화에 적격이었다. 공격에서는 테이블 세터진과 중심 타선에서도 활약이 가능하고 장타력과 정확도를 갖춘 타격을 할 수 있는 민병헌이었다. 

민병헌에게는 두산 시절 넓은 홈구장이었던 잠실보다 타자 친화 구장인 롯데의 홈 사직구장은 그의 공격력을 더 끌어올릴 수 있는 조건이었다. 여기에 롯데에게 부족한 주자 플레이 능력도 그의 장점이었다. 롯데는 그의 영입을 통해 공격의 다양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했다. 강팀 두산에서 오랜 선수 생활을 한 노하우도 롯데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시즌 초반 이런 기대는 현실이 되지 않았다. 그에게는 적응기가 필요했다. 성급한 팬들은 롯데의 강민호 부재에 따른 포수 문제를 함께 거론하면서 민병헌 영입이 실패할 투자라는 의견을 쏟아냈다. 초반 팀 타선마저 부진하면서 당현이 팀 중심 타자인 민병헌의 책임감도 함께 커졌다. 

민병헌은 4월 들어 FA 선수로서의 가치를 입증해 나가고 있다. 민병헌은 4월 들어 0.382의 타율에 3개의 홈런 13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무안타 경기가 거의 없을 정도로 꾸준함도 보여주고 있다. 어느새 그의 시즌 타율은 0.341로 올라섰고 그의 13타점은 모두 4월에 쌓인 기록이다. 0.524의 만만치 않은 장타율로 팀 타선에 힘을 더해주고 있다. 아직 실책이 없는 외야 수비도 팀에 플러스 요소다. 성적 상승과 함께 최근에는 팀 분위기에 완전히 적응한 모습이고 플레이에 대한 자신감도 되찾았다. 

롯데는 간판타자 손아섭과 함께 민병헌을 외야 붙박이로 활용하면서 외야수  전준우, 이병규, 김문호를 상황에 따라 로테이션 기용하면서 팀 공격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후반 대타 카드에도 여유가 생겼다. 외야의 경쟁구도는 외야수 모두의 분전으로 이어지고 있다. 민병헌 영입 효과를 말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최근 롯데는 극심한 부진에서 벗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마운드 사정은 아직 완전하지 않지만, 팀 공격력이 살아나면서 승수를 쌓아가고 있다. 최하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5위권과 승차는 3경기 이내로 줄었다. 연승 분위기를 만든다면 중위권 도약이 가능한 수준에까지 도달했다. 이런 분위기 전환에 있어 민병헌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민병헌의 이대로 FA 영입 성공사례를 만들어갈 수 있을지 일단 분위기는 맑음이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지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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