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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하순부터 시작된 롯데의 부진이 6월에도 계속되고 있다. 롯데는 최근 2주간 단 2승만을 추가했다. 지난주도 힘겹게 연패를 끊으며 1승 5패에 그쳤다. 최근 10경기 성적은 2승 8패에 불과하다. 좀처럼 승리하지 못하는 승리 가뭄이 계속되는 사이 롯데의 순위는 급격히 하락했다. 

6월 4일 현재 롯데는 9위에 머물러 있다. 그들 밑에 있는 NC가 창단 감독으로 팀을 상위권으로 이끌었던 김경문 감독을 경질할 정도로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음을 고려하면 최하위가 아니라는 점이 결코 위안이 안된다. 아직 중위권과의 승차가 크지 않지만, 현재의 경기력으로 상황 반전이 가능할지는 냉정히 미지수다. 

일단 롯데는 6월 3일 한화전에서 2연속 시리즈를 스윕 당할 위기를 벗어나며 연패도 끊었다. 롯데는 선발 투수 레일리가 7이닝 무실점으로 역투하고 경기 중반 이후 타선이 집중력을 발휘하며 6 : 0으로 승리했다. 최근 무서운 상승세로 2위까지 치고 올라온 한화는 분위기가 최악인 롯데를 상대로 연승을 기대했지만, 롯데 선발 레일리 공략에 실패하며 위닝 시리즈에 만족해야 했다. 하지만 한화는 꾸준히 승수를 쌓으며 그들의 현재 모습이 한때의 바람이 아니라 안정된 전력에 바탕을 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위닝 시리즈 행진을 이어가다 급격히 내림세로 돌아온 롯데와는 너무 대조적이다. 





롯데는 공격과 수비, 마운드 모두 정상적이지 않다. 타선은 집중력이 떨어지고 상. 하위 타선의 불균형이 여전하다. 외국인 타자 번즈는 최근 타격감이 살아날 조짐이지만, 만족스럽지 않다. 라인업 변경과 타순 변경이 거의 매 경기 이루어지고 있지만, 최상의 조합은 여전히 나오지 않고 있다. 여기에 수비 불안은 계속해서 롯데의 발목을 잡고 있다. 최근 패한 경기의 상당수는 실책에 그 원인이 된 경기가 많다. 

그나마 롯데를 지탱하던 마운드 상황도 좋지 않다. 선발과 불펜 할 것이 부진하다. 선발진의 버티지 못하고 있고 불펜진은 승부처에서 실점을 막지 못하고 있다. 역전패 경기는 쌓이고 이는 팀 사기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 급기야 2경기 연속 블론세이브에 패전을 기록한 마무리 손승락은 그 충격으로 2군으로 내려갔다. 

롯데의 새로운 필승조 진명호, 오현택도 시즌 초반보다 위력이 다소 떨어졌다. 지원군으로 기대됐던 불펜 투수 조정훈도 아직은 제 컨디션이 아니다. 불펜진 상황이 더 나아질 가능성도 크지 않다. 당분간 롯데는 리드하는 상황에도 불안한 마음으로 경기를 지켜봐야 할 처지다. 

이렇게 모든 면에서 부진한 롯데지만, 희망적인 시선을 둘 곳이 없는 건 아니다. 외국인 선발 투수 듀오 레일리, 듀브론트가 롯데가 기대했던 원투 펀치의 면모를 되찾았기 때문이다. 팀의 부진으로 조명 받지 못하고 있지만, 두 외국인 선발 투수들의 최근 경기에서 제 역할을 충분히 해주고 있다. 6월 3일 경기에서 롯데가 연패를 끊을 수 있었던 것도 레일리 호투가 있어 가능했다. 

시즌 초반 레일리의 페이스는 좋지 않았다. 지난 시즌 레일리는 전반기와 후반기 극과 극의 모습을 보였다. 전반기 레일리는 극도의 부진 속에 방출 위기까지 몰렸다. 다른 외국인 선수의 부진이 겹치면서 상대적으로 나은 투구를 한 레일리는 어렵게 팀에 남을 수 있었다. 이후 레일리는 달라졌다. 체인지업이 새로운 주 무기로 자리 잡으면서 투구의 위력이 더해졌다. 그의 호투는 후반기 롯데가 하위권에서 정규리그 3위까지 올라가는 데 큰 힘이 됐다. 포스트시즌에서도 그의 호투는 계속됐다. 

당연히 레일리는 재계약에 성공했고 올 시즌 더 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레일리는 앞당겨진 시즌 개막 일정에 따라 몸을 만들지 못했고 고전했다. 이후 호투하고도 승리를 챙기지 못하는 불운도 겹쳤다. 하지만 5월부터 레일리는 에이스 다운 투구를 하기 시작했다. 5월 23일 삼성전에서 무너지긴 했지만, 나머지 4경기에서는 퀄리티스타트 이상을 해냈다. 6월 3일 팀 연패를 끊어야 하는 압박감이 심한 경기에서도 7이닝 무실점 투구로 위기의 침을 구했다. 이미 구종이 파악된 체인지업에 슬라이더 구사 비율을 높인 것이 효과적이었다. 이제는 레일리에 대해서는 더는 걱정이 필요 없는 롯데다.

그와 원투 펀치를 구성하고 있는 듀브론트는 더 극적인 반전을 이뤄냈다. 롯데 영입 당시 화려한 메이저리그 이력 탓에 레일리 이상의 활약을 기대했던 롯데였다. 듀브론트 역시 의욕적이었다. 하지만 시즌 개막 이후 듀브론트는 기대와 거리가 멀었다. 구위나 제구 모두 부족했다. 난타 당하는 경기가 거듭되면서 자신감도 떨어졌다. 이는 볼넷을 크게 늘렸고 투구 수 증가와 이닝 소화능력에도 영향을 주었다. 

개막전 선발 투수로 시작한 시즌이었지만, 3월과 4월 듀브론트는 6번의 선발 등판에서 승리를 기록하지 못했다. 방어율도 7점대 이상이었다. 당연히 교체 가능성이 높아졌다. 과거의 명성과 KBO 리그 성공의 가능성은 비례하지 않는 점을 그가 보여주는 듯했다. 

하지만 5월 들어 듀브론트는 반등에 성공했다. 직구의 구속이 올라왔고 변화구의 각도도 좋아졌다. 이를 바탕으로 보다 공격적인 투구를 했다. 피안타율을 늘었지만, 볼넷이 크게 줄었고 투구 수와 이닝 소화능력도 크게 향상됐다. 위기관리 능력도 단연 돋보였다. 

듀브론트는 5월 5번의 선발 등판에서 4번의 퀄리티 스타를 기록했다. 한 번은 4실점이었지만, 7이닝 투구였다. 5월 방어율도 2점대로 떨어졌다. 롯데가 그를 영입하면서 기대했던 이닝이터, 에이스다운 투구 내용이었다. 6월 2일 한화전에서도 팀은 패했지만, 듀브론트는 8이닝 2실점의 호투로 돋보였다. 5월 이후 듀브론트는 오히려 레일리보다 투구 내용이 더 나은 모습이다. 리그 적응까지 완료한 상황에서 더 나은 투구도 기대된다. 

이렇게 롯데는 외국인 선발 투수들의 제 자리를 찾으면서 선발 투수진 운영에 다소 숨통이 티였다. 젊은 에이스 박세웅이 조만간 복귀 예정이고 베테랑 송승준도 돌아왔다. 기복이 있지만, 노경은, 김원중도 선발진을 두텁게 할 수 있다. 최근 불펜진의 힘이 떨어진 롯데로서는 선발투수들의 분전이 절실히 필요하다. 

결국, 외국인 선발 듀오 레일리, 듀브론트의 비중은 그만큼 더 커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가라앉을 대로 가라앉은 팀 분위기는 이들의 부담을 더 가중시킬 것으로 보인다. 과연 롯데 두 외국인 투수가 좋은 않은 변수에도 호투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지 이들마저 무너진다면 롯데의 올 시즌 희망도 함께 사라질 수 있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지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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