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시작 이후 교체설에 시달리던 롯데 외국인 타자 번즈의 최근 방망이가 뜨겁다. 번즈는 6월 16일 SK 전에서 8회 초 솔로 홈런을 때려내며 팀의 9 : 3 승리에 힘을 보탰다. 번즈로서는 3경기 연속 홈런포였다. 번즈가 홈런포를 날린 3경기에서 롯데 타선은 경기 결과를 떠나 무서운 폭발력을 보여주었다. 하위 타선에서 번즈가 폭발한 것이 분명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
번즈의 화약은 6월로 그 범위를 넓혀도 이전과 크게 비교된다. 6월 16일 경기까지 현재 번즈는 월간 타율 0.378, 홈런 5개가 포함된 17안타에 14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그의 치명적 약점이었던 볼넷 대비 삼진 비율도 볼넷 7개에 삼진 8개로 크게 개선됐다. 올 시즌 전체로 보았을 때 번즈가 볼넷 15개를 얻는 동안 56개의 삼진을 당한 것과 비교하면 큰 변화다.
이런 번즈의 6월 활약은 그에 대한 평가를 달리하게 하고 있다. 번즈는 지난 시즌 수준급 수비 능력을 고질적인 롯데 내야진의 수비 불안을 덜어주는 데 큰 역할을 했고 시즌 후반기 맹타로 3할 타자로서 공. 수에서 양면에서 높은 기여도를 보였다. 이에 더해 몸을 사라지 않는 허슬플레이와 높은 친화력을 팀 사기를 높이는데도 긍정 요소로 작용했다. 롯데는 번즈와 재계약하면서 리그 적응을 마친 그가 더 나은 플레이를 할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하위 타선의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시즌 초반부터 번즈의 타격감을 최악이었다. 타격의 약점은 지난 시즌보다 더 두드러졌다. 유인구를 참아내지 못했고 불리한 볼 카운트에서 삼진을 필수 코스였다. 어쩌다 장타가 나오긴 했지만, 지속력이 없었다. 타격이 침체하면서 장점인 수비도 함께 흔들렸다. 그의 수비 능력에 높은 점수를 주며 그와 계약했던 롯데였지만, 장점이 모두 사라진 외국인 타자를 선발 출전시키는 것이 전력에 도움이 되는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롯데는 타 팀 외국인 타자들이 중심 타자로서 큰 활약을 하는 와중에서 그 활약이 미약한 번즈를 신뢰하고 기회를 주었지만, 번즈의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번즈는 2군에서 한동안 조정기를 거치지도 했지만, 특정 코스 외에는 대응이 어려운 스윙 궤적, 떨어지는 선구안, 느려진 배트 스피드 문제는 여전했다. 그의 부진은 하위 타선의 부진과 맞물리면서 그의 팀 내 입지를 흔들리게 했다. 팬들의 시선도 차가워졌다.
시즌 초반 동반 부진했던 외국인 투수 듀브론트가 반등에 성공한 것과 비교되며 번즈에 대한 부정적 여론은 더 커졌다. 실제 번즈는 경기 중 대타와 교체되거나 선발 출전 명단에도 제외되기도 하면서 그 비중이 점점 줄어드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내야 자원이 부족한 팀 현실과 시즌 중 외국인 선수 교체의 어려움 등 문제가 겹치면서 번즈는 불안한 잔류를 이어갈 뿐이었다. 하지만 하위권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팀 상황에서 분위기 반전을 카드로 외국인 선수 교체가 강력하게 추진될 수 있는 상황에서 번즈는 그 대상이 될 가능성이 컸다. 번즈로서는 반전이 절실했다.
거짓말처럼 번즈는 6월 들어 반전에 성공했다. 타격에서 번즈는 완전히 달라졌다. 배트 스피드가 살아났고 자신감도 붙었다. 무엇보다 타석에서 참을성이 늘어났다. 위기에서 한층 높아진 집중력이 그를 달라지게 했다. 현재 번즈의 모습은 지난 시즌 후반기 모습을 연상하게 하고 있다. 타격이 살아나면서 수비도 안정감을 찾았고 공격적인 베이스 러닝은 팀에 또 다른 활력소가 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 그의 반전이 계속될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 타격에서 약점이 해결되었다고 볼 수 없고 워낙 분위기를 타는 선수라 언제든 지금의 타격감이 가라앉을 수 있다. 번즈로서는 지금의 타격감을 지속할 수 있을지가 중요해 보인다. 만약, 번즈가 지난 시즌 후반기 타격 능력을 보여준다면 롯데의 하위 타선 고민은 해결될 수 있다. 이는 그의 교체설을 잠재울 수 있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위기의 남자 번즈가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아직 그의 위기 극복은 진행 중이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지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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