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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의 한국시리즈 우승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프로야구는 스토브리그로 바로 접어들었다. FA 시장에 나온 16명의 선수에 대한 영입 경쟁이 시작되고 외국인 선수 구성 문제도 각 구단마다 고심을 하게 하는 일이다. 선수단 정리도 상당 부분 이루어졌다. 새로운 감독이 필요한 구단들도 키움을 제외하면 내년 시즌을 함께 할 감독이 정해졌다. 남은 건 전력을 극대화하는 일이다. 

지난 시즌 스토브리그에서 가장 주목받았던 구단은 롯데였다. 롯데는 공격적인 스토브리그 전략을 펼쳤다. 과감한 트레이드를 했고 예상치 못했던 안치홍과의 FA 계약을 하기도 했다. 정규리그 7위에 머물긴 했지만, 2019 시즌 무기력했던 팀 분위기를 바꾸는 데는 일정 성과가 있었다. 이번 스토브리그에서도 롯데는 다시 한번 주목받는 팀 중 하나지만, 아직은 조용한 분위기다. 

하지만 스토브리그가 열리기 전 롯데는 신인 지명에서 큰 성과를 거뒀다. 롯데는 신인 랭킹 상위권 선수 3명을 영입했다. 좌완 투수 김진욱, 내야수 나승엽, 포수 손성빈이 그들이다. 이들은 1차 지명 후보로도 거론될 만큼 고교에서 기량을 인정받은 선수들이었다. 

 

 


롯데는 1차 지명에서 하위권 팀이 가지는 특혜를 활용해 지역 연고 선수가 아닌 장충고 포수 손성빈을 지명했다. 애초 롯데는 덕수고 졸업예정인 내야수 나승엽을 1차 지명 1순위로 꼽고 있었다. 나승엽은 뛰어난 신체 조건에 3루와 1루 수비가 가능한 코너 내야수로 우투좌타의 장점에 공격과 수비를 겸비한 선수로 평가받았다. 문제는 그가 메이저리그 진출 의지가 강하다는 점이었다. 이미 특정 구단과의 계약 가능성이 크다는 소식도 있었다. 롯데는 나승엽을 지명할 경우 지명권을 그대로 날릴 수 있었다. 롯데는 고심 끝에 손성빈으로 방향을 돌렸다. 

손성빈은 고교 최고 레벨의 포수였다. 롯데는 올 시즌 한화에서 유망주 포수 지성준을 영입하고 기존의 나종덕, 김준태, 정보근과 함께 경쟁 체제를 만들었다. 롯데는 이들의 경쟁을 팀의 최대 약점 중 하나인 포수 부분의 기량 향상을 기대했다. 하지만 주전 포수 1순위 포수였던 지성준이 수비 불안을 지적받으며 개막 엔트리에서 제외됐고 나종덕이 부상을 당하면서 김준태, 정보근 체제로 시즌을 시작했다. 김준태, 정보근은 상호 보완적인 역할을 하며 지난 시즌 팬들을 한숨짓게 했던 포수 부분의 경기력을 크게 끌어올렸다. 김준태는 하위 타선에서 타격 능력까지 선보이며 주전 포수로 도약하기도 했다. 

분명 희망적인 부분이었지만, 롯데 포수진은 리그 전체 포수들과 비교하면 공격력은 물론이고 수비, 도루저지 등에서 평균 이하의 지표였다. 여전히 롯데는 공수를 겸비한 포수에 대한 갈증을 완벽하게 해결하지 못했다. 대형 포수 손성빈의 영입은 포수진을 강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롯데 유망주 포수였던 나종덕이 나균안으로 개명함과 동시에 투수로 전화하면서 포수 자원을 더 확보할 필요도 있었다. 롯데의 1차 1지명은 롯데의 포수 부분에 대한 고민이 반영된 결과였다. 

2차 지명에서 1순위 지명권을 가진 롯데는 모두의 예상대로 강릉고 좌완 김진욱을 지명했다. 김진욱은 2학년 때부터 고교 최고 투수로 주목을 받았다. 강속구는 아니지만, 좌완에 날카로운 슬라이더와 제구를 겸비한 김진욱은 안정감 있는 투구가 강점이었다. 과거 롯데의 에이스로 큰 활약을 했던 좌완 주형광을 연상하게 했다. 선발은 물론이고 불펜에서도 풀타임 시즌을 소화할 수 있는 좌완 투수가 절실했던 롯데에게 김진욱은 당연한 선택이었다. 

김진욱은 시즌 준비 과정에서 큰 문제가 없다면 내년 시즌 롯데에 1군 엔트리에 포함될 가능성이다. 롯데는 올 시즌 후 베테랑 좌완 투수 장원삼과 고효준을 방출했다. 장원삼은 대체 선발 투수와 불펜 투수로 고효준은 불펜 투수로 올 시즌 1군에서 활약했다. 2군에서 이들을 능가할 좌완 투수가 잘 보이지 않지만, 롯데는 30대 후반의 두 베테랑 투수를 과감히 정리했다. 신인 김진욱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결정이었다. 

롯데는 김진욱이 부상만 없다면 선발은 물론이고 불펜에서 중용할 가능성이 크다. 올 시즌 KT의 선발 투수로 정규 시즌 13승에 포스트시즌에서 호투했던 소형준의 예는 롯데에 희망적이다. 고교시절 김진욱은 소형준 보다 높은 평가를 받았었다. 직구와 슬라이더에 의존하는 단조로운 투구 패턴을 보완한다면 즉시 전력감으로 손색이 없는 김진욱이다. 

롯데 신인지명에서 가장 하이라이트는 나승엽의 지명과 영입 성공이었다. 애초 롯데는 1차 1순위 지명 후보였던 나승엽을 놓고 롯데는 그의 메이저리그 진출 가능성을 고려해 지명을 포기했다. 하지만 롯데는 2차 2순위로 나승엽을 깜짝 지명했다. 과감한 결정이었다. 그가 메이저리그 팀과 계약을 한다면 상위 순위 지명권을 허공에 날릴 수 있었다. 롯데는 신인 2차 지명에서 대부분을 자리를 투수로 채웠다. 나승엽을 영입하지 못한다면 야수 부분 신인 지명은 포수 손성빈으로 끝날 수 있었다. 

여러 가지로 큰 모험과 같았던 나승엽 지명은 끈질긴 설득을 통해 계약으로 이어졌다. 롯데는 나승엽에게 1차 1순위 손성빈, 2차 1순위 김진욱보다 훨씬 많은 계약금을 안기며 큰 기대감을 보였다. 실제 나승엽은 롯데 야수진에서 필요한 부분을 채울 수 있는 자원이다. 좌타 거포의 자질이 있는 나승엽은 롯데에 필요한 좌타선을 강화할 수 있다. 3루와 1루 수비가 가능하다는 점은 이제 선수 생활의 황혼기에 접어든 이대호의 다음을 대비할 수 있다. 

올 시즌 롯데는 이대호와 함께 정훈, 이병규가 1루수로 나섰다. 이들은 모두 30살을 훌쩍 넘긴 베테랑이들이었다. 정훈과 이병규는 1루수가 본래 포지션이 아니었다. 기대 이상의 활약을 했지만, 중심 타자들이 주로 서게 되는 1루수로서는 무게감이 떨어지는 건 사실이었다. 올 시즌 후 FA 자격을 재 취득한 이대호가 잔류한다고 해도 전문 1루수로 중심 타선에 설 선수가 필요한 롯데였다. 나승엽은 훌륭한 대안이 될 선수라 할 수 있다. 

롯데 3루수는 올 시즌 기량이 크게 발전한 한동희가 주전으로 자리하고 있다. 하지만 한동희는 아직 수비에서 불안감을 완전히 지우지 못했다. 그의 타격 능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1루수로 전환도 고려할 수 있다. 3루 자리는 나승엽이 대신할 수 있다. 나승엽의 1루 기용도 가능한 시나리오다. 물론, 신인이 데뷔해에 바로 주전 자리를 차지하는 건 어려운 일이다. 

롯데는 나승엽을 통해 프로 데뷔 후 KT의 중심 타자로 이제는 리그를 대표하는 타자로 자리 잡은 강백호의 사례가 재현되길 기대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시즌 후반기 그리고 시즌 후 다수의 내야수 자원을 방출했다. 나승엽을 자리를 마련해 주기 위한 정지작업일 수도 있다. 하지만 롯데는 2군에서 경기 경험을 쌓은 내야 유망주들이 다수 존재한다. 나승엽은 내부 경쟁을 이겨내는 것이 우선이다. 그가 타격에서 기대한 만큼의 모습을 보인다면 키움의 중심 타자 이정후처럼 내야에서 외야로의 포지션 전환 가능성도 열려있다. 

이렇게 롯데의 신인 3인은 그 어느 때보다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롯데 주력 선수 상당수가 30대를 훌쩍 넘겼다는 점은 선수 육성에 대한 필요성을 더 높이고 있다. 하지만 롯데는 그동안 하위권을 전전하던 시기 다수의 우수 신인들에 우선 지명권을 가졌지만, 신인 선수들의 육성이 원활하지 않았다. 내부 육성 선수들의 1군 정착도 부진했다. 이번에 지명한 이들도 그 길을 가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생길 수 있다. 

롯데는 지난 시즌부터 팀 육성 시스템을 크게 강화했고 그에 필요한 장비과 인력을 보강했다. 바뀐 시스템 속에서 롯데는 이승헌, 최준용이라는 젊은 투수를 1군 전력으로 만드는 성과도 있었다. 신인 3인에 대한 기대감이 현실이 될 수 가능성이 클 수밖에 없다. 롯데를 이번 신인 지명에서 사실상의 승자로 만든 신인 트리오가 롯데가 원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내년 시즌 당장 전력에 보탬이 될 수 있을지 그렇게 된다면 더 높은 도약에 큰 힘을 받을 수 있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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