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브리그에서 프로야구 각 구단은 새로운 선수를 영입하기도 하지만, 정들었던 선수들을 떠나보내는 작업도 함께 해야 한다. 팀별도 보유할 수 있는 선수의 제한이 있는 만큼 선수단 정리 작업이 불가피하다. 이 과정에서 일명 방출이라는 이름으로 재계약 불가통보를 받는 선수들도 나올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 대상 중 상당수는 1군에서 자리 잡지 못한 30대 선수들이 대부분이다.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롯데는 롯데 팬들에 낯익은 이름인 이인구, 정보명에게 재계약 불가 통보를 했다. 두 선수는 오랜 기간 롯데에서 활약했고 롯데가 긴 암흑기를 이겨내고 재도약하는 과정에 큰 역할을 한 선수들이었다. 하지만 이들은 어느덧 30살을 훌쩍 넘긴 중견 선수가 되었고 점점 팀 내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과정이었다. 올 시즌에는 출전기회조차 잡기 힘든 상황이었다.
냉혹한 프로의 현실은 이들에게 방출이라는 아픔으로 다가왔다. 롯데에서의 활약상은 기억 속에만 남게 되었다. 두 선수 중 정보명은 내야와 외야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선수로 타격에서만큼은 능력을 인정받았었다. 2003년 신고 선수로 롯데에 입단한 정보명은 일찌감치 상무 입대로 군 문제를 해결하고 2006시즌부터 본격적으로 롯데 1군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2007시즌 정보명은 119경기에 나서며 394타수에 111안타 타율 0.282를 기록하며 주전 3루수의 가능성을 높였다. 당시까지만 해도 하위권을 전전하던 롯데에서 정보명의 발견은 큰 수확이었다. 롯데의 3루수로 자리를 잡는 듯 보였다. 하지만 롯데의 상위권 도약은 역설적으로 정보명의 주전 자리를 더 흔들리게 했다.
2008시즌 로이스터 감독 부임 이후 롯데는 공격적인 야구로 팀 색깔을 바꾸었던 오랜 숙원이었던 가을 야구를 할 수 있었다. 롯데는 팀 공격력을 높이기 위해 이대호를 3루수로 기용했고 정보명은 백업선수로 자리를 옮겼다. 하지만 정보명의 출전기회는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정보명은 타격에서 꾸준히 제 역할을 해주었다. 대타로서 효용 가치가 높았고 수비에서는 3루수와 2루수 외야수를 소화하는 멀티플레이로 팀 기여도를 높였다. 정보명은 화려하지 않았지만, 소금과 같은 역할을 하면서 1군 멤버로 자리했다.
하지만 최근 수 년간 정보명은 침체의 늪에 빠지고 말았다. 이대호가 없는 3루수 자리는 황재균이 굳건히 자리를 지켰고 20대 젊은 선수들의 성장은 정보명의 백업 자리마저 위협했다. 당연히 정보명의 출전기회는 점점 줄었다. 1군보다 2군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다. 어렵게 잡은 1군 출전기회에서도 정보명은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한 번의 기회에서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감 속게 그의 장점인 타격도 살아나지 않았다. 그 사이 박준서라는 특급 대타가 등장하면서 정보명의 설 자리는 더 줄어들고 말았다.
올 시즌 정보명은 19타수 3안타의 성적을 남기고 시즌을 접어야 했다. 롯데는 2차 드래프트에서 내야의 백업 요원으로 이여상을 영입했고 정보명은 팀을 떠나는 운명을 맞이하고 말았다. 롯데는 수비력이 더 안정적인 백업 선수를 찾았고 타격에서 성적 지표마저 크게 떨어진 정보명은 존재 가치를 잃고 말았다. 이제 정보명은 새로운 팀에서 제 2의 야구인생을 열어야 할 상황이 되었다.
정보명은 아직 30대 초반의 나이고 성실함을 갖추고 있다. 출전 기회가 어느 정도 보장된다면 타격에서 역할을 할 가능성이 남아있는 선수다. 상위권의 수비능력을 아니지만, 내.외야를 모두 소화할 수 있다는 점은 유틸리티 플레이어로 가치가 있다. 상대적으로 적은 연봉에 공격력을 갖춘 백업 야수가 필요한 팀이라면 고려할 수 있는 자원이다. 새로운 팀에서 분위기를 바꾼다면 보여줄 것이 남아있는 정보명이다.
정보명은 프로 입단 이후 가장 추운 겨울 맞이를 하고 있다. 이대로 프로생활을 접기에는 젊은 나이다. 롯데 팬들역시 오랜 시간 롯데 선수로 활약했던 정보명에 대한 아쉬움이 클 것으로 보인다. 정보명이 롯데에서의 기억을 뒤로하고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 기존 소속팀에서 방출된 선수들의 틈에서 선택을 받을 수 있을지 아직 그에게 닥친 현실은 차갑기만 하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심종열, 이메일 : youlsim7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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