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와 두산의 시범경기 첫 만남은 경기 중 선수 교체 혼전으로 부정위 타순, 타자의 타격 순서가 2차례 뒤바뀌는 헤프닝이 함께 한가운데 9회말까지 1 : 1 무승부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이날 양 팀은 나란히 6안타로 타격에서 활발한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대신 선발, 불펜진으로 이어지는 투스들의 컨디션이 더 좋은 모습이었다.
롯데 선발 김사율과 두산 선발 볼스테드는 나란히 4이닝 무실점 투구로 제 역할을 다했다. 뒤이어 나온 불펜진 역시 약속이나 한 듯 좋은 모습이었다. 불펜투수에서 풀타임 선발투수의 변신을 꿈꾸는 김사율은 사사구 없는 안정된 투구가 돋보였다. 4안타를 허용하긴 했지만, 위기관리 능력이 살아있었다. 거구의 두산 선발 볼스테드 역시 큰 키에서 나오는 위력적인 구위로 삼진 3개를 잡아내며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사사구 3개에서 나오듯 제구의 정교함은 다듬어야 할 부분으로 보였다.
불펜진에서는 2이닝 무실점 호투를 한 롯데 홍성민과 긴 부상재활 끝에 올 시즌 마무리 투수 복귀를 노리는 두산 이용찬의 1이닝 무실점 호투가 돋보였다. 홍성민은 잠수함 투수가 많은 롯데의 불펜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보여주었고 이용찬은 부상에서 회복되었음을 보여주었다.
(시범경기 2홈런, 순조로운 거포 변신 김현수)
팽팽한 마운드 대결과 함께 주목받는 선수는 두산의 3번 타자 김현수였다. 김현수는 6회 초 팀의 0 : 1로 뒤지던 상황에서 롯데의 좌완 불펜투수 이명우를 상대로 1 : 1 동점을 만드는 솔로 홈런을 때려냈다. 넥센과의 첫 시범경기 홈런포와 함께 3경기 2홈런으로 장타력을 뽐냈다. 올 시즌 타율보다 장타와 타점에 더 주력할 것이라는 자신의 다짐이 허언이 아님을 시범경기에서 보여주고 있는 김현수다.
김현수는 2008, 2009시즌 연속으로 0.357의 고타율을 기록할 정도로 리그를 대표하는 교타자였다. 코스나 구질에 상관없이 정확하게 때려낼 수 있는 컨텍능력은 리그를 넘어 국제경기에서도 빛을 발했다. 김현수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장타자로의 변신을 계속 시도했다. 2009시즌 23개, 2010시즌 24개의 홈런으로 결실을 보는 듯 보였다.
하지만 이후 시즌에서 김현수의 홈런 개수는 점점 줄었다. 상대의 집중견제도 있었고 계속된 잔 부상도 원인이었다. 2011시즌 13개의 홈런을 기록한 김현수는 2012시즌 홈런 수가 7개로 급감했다. 타율마저 3할에 못미치면서 아쉬운 시즌을 보내야 했다. 0.291의 타율에 7홈런 65타점이라면 보통의 선수라면 수준급 성적이지만, 김현수이기에 아쉬움이 많았다.
2013시즌 김현수는 다시 3할 타자로 돌아왔다. 홈런수도 16개로 다시 늘었다. 발목 뼛조각으로 인한 통증이 시즌 내내 그를 괴롭혔지만, 김현수는 풀타임을 소화하며 팀의 중심타자로 제 역할을 다했다. 포스트시즌 징크스도 어느 정도 벗어나면서 마음속 큰 짐도 덜어낼 수 있었다. 2013시즌 성과를 바탕으로 올 시즌 김현수는 장타자로의 변신을 도모하고 있다.
외야가 넓은 잠실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는 것이 불리한 부분이지만, 김현수는 포기하지 않고 있다. 리그를 대표하는 타자가 되기 위해 홈런과 타점 생산력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타율의 가치고 물론 높지만, 팬들에게 확실하게 각인될 수 있는 부분은 역시 홈런과 타점인 것을 부인할 수 없다. 리그 MVP 선정에 있어서도 홈런과 타점을 중요한 지표가 된다.
김현수는 현재 자신의 위치를 지키기보다 보다 더욱더 발전된 자신을 만들려 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변신에 대한 우려도 있다. 자칫 타격 밸런스를 무너뜨릴 수 있고 가뜩이나 부상에 시달리는 몸을 힘들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현수는 3경기를 치렀지만, 호쾌한 장타를 때려내며 장타자 변신의 성공 가능성을 스스로 높이고 있다.
만약 김현수가 장타자로 자리한다면 두산은 김현수, 칸투, 홍성흔으로 이어지는 중심 타선의 파괴력을 더 높일 수 있다. 김현수 역시 최고 타자로서 그 가치를 더 높일 수 있다. 일단 시범경기지만 김현수의 장타자 변신은 순조롭다. 이런 김현수의 시도가 어떠한 결과물을 만들어낼지가 궁금해지는 2014시즌이다.
사진 : 두산베어스 페이스북, 글 : 심종열, 이메일 : youlsim74@naver.com
'스포츠 > 2014 프로야구'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4년 프로야구] 부상 히메네스, 롯데에 전화위복 계기 될까? (1) | 2014.03.16 |
---|---|
[2014년 프로야구] 강지광, 조상우 넥센 투.타 젊은 영웅될까? (4) | 2014.03.14 |
[2014년 프로야구] 베테랑의 반란, 롯데 더 강하게 할까? (1) | 2014.03.13 |
[2014년 프로야구] 떠난 에이스, 국내파 선발진의 더 큰 활약 필요한 LG (0) | 2014.03.11 |
[2014년 프로야구 시범경기] 타선 폭발 롯데, 불펜 불안 NC (2) | 2014.03.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