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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3번 타자 나바로가 경기를 지배했고 이런 나바로를 막지 못한 롯데는 패배를 피할 수 없었다. 롯데는 9월 11일 삼성전에서 초반 활발한 공격력으로 앞서나갔지만, 중반 이후 삼성 타선에 불펜진이 무너지면서 7 : 9로 패했다. 롯데는 0 : 6까지 뒤지던 경기가 비로 우천 취소되는 행운을 얻은 KIA에 승차 없이 5위 자리를 유지했다. 5이닝 3실점 투구로 승리 투수 요건을 채웠던 선발 투수 이명우의 승리 역시 물거품이 됐다. 


삼성은 초반 선발투수 정인욱이 롯데 타선의 공세에 밀리며 거듭 실점하고 팀 공격이 잘 풀리지 않았지만, 3홈런이 포함된 5안타 7타점의 괴력을 뽐낸 외국인 타자 나바로의 대활약을 중심으로 타선의 집중력이 살아나며 전날 패배를 설욕했다. 삼성은 나바로 외에 박석민과 채태인의 2안타, 3안타를 때려내며 팀 타선에 힘을 불어넣었다. 


삼성 선발 정인욱은 5이닝 동안 8피안타 5실점으로 부진했지만, 타선의 지원 속에 승리 투수가 될 수 있었다. 그의 시즌 첫 승이었다. 삼성 마무리 임창용은 9회 말 롯데 클린업트리오를 가볍게 막아내며 시즌 28세이브를 수확했다. 



(빛 바랜 3안타 분전, 손아섭)



양 팀 선발투수의 면면에서 타격전이 예상되는 경기였다. 롯데는 불펜에서 선발투수로 전환한 지 얼마 안 되는 이명우가 삼성은 선발과 불펜을 오가는 스윙맨 역할을 하는 신예 정인욱이 선발투수로 나섰다. 두 투수 모두 구위로 타자들을 압도하는 투수들이 아니었다. 양 팀 타선의 최근 상승세를 고려하면 선발투수들의 어려움이 예상되는 경기였다. 


초반 경기 흐름은 롯데가 주도했고 삼성이 추격하는 모습이었다. 롯데는 1회 말 선두 손아섭의 볼넷을 시작으로 4안타를 집중하며 3 : 0을 앞서나갔다. 롯데는 이에 더해 2회 말 손아섭의 솔로 홈런과 4회 말 김문호의 솔로 홈런이 이어지며 득점을 쌓아갔다. 삼성은 2회 말 만루 기회에서 아쉬운 주루로 단 1득점 그치는 공격의 아쉬움이 있었다. 


하지만 삼성은 나바로의 홈런포로 점수 차를 줄여나갔다. 3회 초 롯데 선발 이명우를 상대로 솔로 홈런을 때려낸 나바로는 5회초 5 : 2에서 5 : 3으로 추격하는 연타석 솔로 홈런으로 물오른 타격감을 과시했다. 나바로의 5회 초 홈런은 삼성 역전의 신호탄이었다. 


6회 초 삼성은 롯데 불펜진을 상대로 빅 이닝을 만들어내며 전세를 일거에 뒤집었다. 롯데는 한계 투구 수에 다다른 선발 이명우를 내리고 6회부터 불펜진을 가동했다. 롯데의 선택은 선발 요원 박세웅이었다. 롯데로서는 주말 한화전에서 송승준, 린드블럼으로 선발투수를 예정한 상황에서 등판 공백이 길어질 박세웅을 활용하는 한편, 필승 불펜진의 부담을 덜어줄 목적으로 박세웅을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렸다. 롯데의 복잡적인 계산의 결과는 대실패였다. 


오랜만에 불펜투수로 나선 박세웅은 최근 좋은 투구내용을 보였던 선발 투수의 모습이 아니었다. 박세웅은 등판하자마자 연속 안타를 허용한 데 이어 번트 수비에 허점을 보이며 무사 만루의 위기에 몰렸다. 롯데는 급히 세 번째 투수를 마운드에 올려야 했다. 여기서 롯데는 다소 의문을 들게 하는 마운드 운영을 했다. 


롯데는 무사 만루의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신예 김원중을 마운드에 올려 위기 탈출의 임무를 맡겼다. 김원중의 구위가 좋다고 하지만, 분명 부담이 되는 등판이었다. 김원중은 무사 만루에서 삼성의 테이블세터진 박한이, 박해민을 범타 처리하며 위기 탈출의 가능성을 높였지만, 나바로의 벽을 넘지 못했다. 김원중은 직구로 힘대 힘의 대결을 했지만, 나바로의 힘을 이겨낼 구위가 아니었다. 나바로의 타구는 3타점 2루타로 연결됐고 삼성은 6 : 5로 경기 첫 리드를 잡았다. 


적시 안타 허용으로 힘이 빠진 김원중은 이후 계속된 위기에서 삼성 박석민에 1타점 적시안타를 허용했고 삼성은 6회 초에만 4득점 하며 7 : 5로 앞서나갔다. 순식간의 일이었다. 롯데는 젊은 두 투수들이 한 이닝 정도만 막아주길 기대했지만, 치열한 순위 경쟁을 하는 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다소 여유로운 마운드 운영이었다. 삼성은 롯데가 내준 작은 틈을 놓치지 않았다. 승기를 잡은 경기였고 뒤지고 있던 7회부터 필승 불펜 김승회를 마운드에 올린 롯데였다면 6회 초 불펜 운영을 좀 더 강하게 할 필요가 있었다. 


마운드 운영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롯데는 공격에서 반격의 기회를 수 차례 잡았지만, 공격 연결이 매끄럽지 않았다. 롯데는 6회와 7회 말 연속해서 선두 타자가 출루했고 보내기 번트 작전으로 한 점씩 추격하는 공격 전략을 펼쳤지만, 결과는 기대와 달랐다. 2점 차 뒤지는 상황에서 연이은 보내기 번트 작전은 분명 아쉬움이 있었다. 특히, 7회 말 3번 타자 정훈의 보내기 번트 작전은 너무 소극적이었다. 2차례 추격의 기회를 놓친 롯데는 8회 초 삼성 나바로에 쐐기 2점 홈런을 허용하며 사실상 승부를 접어야 했다. 



(조금 부족했던 위기관리 능력, 김원중)



롯데는 8회 말 강민호의 홈런과 이어진 황재균의 2루타로 잡은 득점 기회에서 오승택의 내야 땅볼로 9 : 7까지 추격했지만, 안지만, 임창용으로 이어지는 삼성 필승 불펜진을 상대로 더 이상의 추격은 불가능했다. 결국, 롯데는 1번타자 손아섭이 3안타 1타점, 2번 타자 김문호가 2안타 1타점, 최준석 강민호가 각각 2안타로 분전하고 손아섭, 김문호, 강민호의 홈런포 3방에도 홀로 홈런 3방을 몰아친 삼성 나바로의 원맨쇼를 막지 못했다.  


롯데는 그룹 회장이 경기장을 찾아 선수들의 격려하고 경기를 지켜보는 경기에서 승리 의지를 불태웠지만, 1위 삼성은 결코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었다. 삼성의 저력은 롯데에 연승을 허락하지 않았다. 그들은 승부처에서 강했고 승리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승리했다면 확실한 5위로 올라설 수 있었던 롯데는 이 패배로 살얼음 5위 레이스를 계속 이어가게 됐다. 


아쉬운 부분이 있었지만, 롯데로서는 1위 삼성과의 2연전 1승 1패가 나쁘지 않은 결과다. 대신 주말 한화와의 2연전이 그만큼 중요해졌다. 롯데가 아쉬운 패배를 딛고 5위 경쟁의 중요한 고비를 잘 넘어갈 수 있을지 궁금하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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