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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야구에서 1, 2번 타자, 흔히 말하는 테이블세터진의 비중이 나날이 커지고 있다. 테이블세터라는 별칭에서 나오듯 득점 기회를 만드는 역할은 기본이고 최근에는 해결사로서 공격적인 면에서 중심 타자 못지않은 역할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과거 빠른 선수들이 테이블 세터진에 주로 자리했지만, 최근에는 힘 있는 타격을 하는 선수들도 자주 테이블 세터진에 포진하는 경우도 볼 수 있다. 


같은 테이블세터진이지만, 타순의 가장 앞선에 있는 1번 타자는 팀 타선의 시작점이고 도루나 주루 플레이 등으로 팀 공격의 또 다른 옵션으로 그 역할 범위가 넓다. 이런 활약을 시즌 내내 꾸준히 할 수 있는 선수가 있다는 건 팀 타선 구성에 있어 상당한 장점이 될 수 있다. 


이 점에서 롯데는 다소 아쉬움이 있었다. 지난해 롯데는 장타력을 앞세운 공격의 팀으로 변모하는 데 성공했다. 강민호가 35, 최준석이 31홈런으로 커리어 하이를 기록했고 외국인 타자 아두치와 황재균은 각각 28, 26홈런으로 뒤를 이었다. 손아섭의 13홈런까지 더하면 롯데는 주전 라인업 중 5명이 두 자릿수 홈런을 넘게 기록했다. 이런 타선의 힘을 바탕으로 롯데는 마운드 불안에도 시즌 후반까지 순위싸움을 할 수 있었다. 





(손아섭, 2016시즌 풀 타임 1번 가능할까?)



하지만 1번 타자에 있어서는 다소 혼선이 있었다. 지난 시즌 롯데는 외국인 타자 아두치에게 1번 타자 역할을 기대했다. 영입 당시 장타력이 떨어진다는 평가에도 아두치를 영입한 배경에는 취약점이었던 외야 한 자리를 채움과 동시에 그의 도루능력에 대한 고려가 있었다. 


시즌 초반 아두치는 공,수에서 역동적인 플레이로 주목을 받았고 좋은 역할을 했다. 롯데의 오랜 고민이었던 1번 타자 문제도 해결되는 듯 보였다. 하지만 아두치가 허리 부상으로 페이스가 떨어지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부상과 더불어 그의 공격적인 타격 성향은 1번 타자와는 거리가 있었다. 시즌 초반 타격페이스가 올라왔을 때와 달리, 페이스가 떨어지는 시점에서는 1번 타자의 중요한 덕목인 출루율 면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롯데는 대안을 찾았고 애초 시즌 초반 검토했던 1번 타자 손아섭 카드가 현실이 됐다. 손아섭은 지난 시즌 초반 타격부진으로 고심했다. 롯데는 그를 하위 타선에 배치는 하는 등의 방법으로 타격감을 살리기 위해 고심했다. 손아섭이 타격감이 올라오는 시점에 아두치의 부상이 소식이 전해졌고 롯데는 손아섭을 1번 타순에 배치한 타격 라인업을 가동했다. 


손아섭 1번 타자 카드는 성공적이었다. 손아섭은 회복된 타격감으로 3할 타율을 회복했다. 공격적인 타격성향을 다소 억누르며 눈으로 하는 야구에도 어느 정도 적응하는 모습이었다. 지난 시즌 후반기 주로 1번 타자로 나선 손아섭은 0.317의 타율로 팀 내 1위를 기록하는 한편, 4할이 넘는 출루율과 0.354의 득점권 타율 등으로 이상적인 1번 타자 역할을 했다. 손아섭의 1번 타자 기용과 함께 아두치의 4번 타자 기용이 성공하면서 롯데는 후반기 공격력을 극대화할 수 있었다. 


이렇게 지난 시즌 1번 타자 손아섭, 4번 타자 아두치 라인업은 올 시즌에도 계속 가동될 가능성이 크지만, 변수가 있다. 우선 손아섭의 부상 회복 여부다. 손아섭은 동계 훈련 합류가 늦어지고 있다. 고질적인 어깨부상에 발목상태 역시 좋지 않다. 그가 뛰어난 도루 능력이 있음에도 지난 시즌 11개의 도루에 그친 것도 부상의 여파가 크게 작용했다. 


만약 손아섭이 몸 상태가 완전치 않다면 그의 1번 타자 기용은 재 검토가 필요하다. 주루에 대한 부담이 있는 1번 타자이기 때문이다. 손아섭의 1번 타자가 불발된다면 아두치의 1번 타자 복귀 가능성이 있지만, 지난 시즌 아두치는 중심 타자로서 더 나은 모습을 보였다. 


두 선수가 어렵다면 다른 대안을 찾아야 하지만, 장단점이 있다. 주전 좌익수로 유력한 김문호와 2루수 정훈이 발탁도 가능하지만, 두 선수 모두 풀 타임 1번 타자 경험이 없다. 김문호는 당장 주전 경쟁을 이겨내는 일이 시급하고 정훈은 체력적인 보완이 필요하다. 이 외에 1번 타자 경험이 있는 황재균 기용도 가능하지만, 황재균은 벌크업을 통해 장타자로 변신했다. 롯데로서는 손아섭이 완벽한 몸 상태로 시즌에 임하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라 할 수 있지만, 여의치 않다면 동계 훈련 기간 1번 타자의 또 다른 대안 모색을 고민해야 할 것을 보인다. 


올 시즌 마운드 보강으로 성적으로 기대감을 높이고 있는 롯데는 타격에서는 상대적으로 걱정이 덜했다. 지난 시즌 라인업이 유지됐고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영입된 박헌도가 팀에 부족한 외야 자원을 두껍게 해주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1번 타자 부분이 원활하게 가동되지 않는다면 공격력 극대화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 올 시즌 누가 롯데의 붙박이 1번 타자가 될지 이는 롯데의 성적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심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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