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에 맞지 않게 많은 봄비가 내렸지만, 롯데 타선은 뜨겁게 타올랐다. 롯데는 4월 6일 SK와의 주중 3연전 두 번째 경기에서 타선이 대폭발하며 11 : 1로 승리했다. 선발투수 고원준의 갑작스러운 부상 교체와 많은 비로 경기가 5회말까지만 진행되는 변수가 있었지만, 경기 초반 승부를 결정지은 롯데는 봄비를 기분 좋게 즐길 수 있었다.
선발 투수의 부상으로 두 번째 투수로 2회부터 마운드에 오른 롯데 이성민은 갑작스러운 등판탓인지 3이닝 동안 사사구 4개를 내주며 제구가 흔들렸지만, 1실점으로 버텨냈고 타선의 지원 속에 시즌 첫 승에 성공했다. 시즌이 시작된 이후 득점권에서 아쉬움을 보였던 롯데 타선은 5이닝 동안 14안타를 몰아치며 상승 반전의 가능성을 보였다.
롯데는 시범경기 부진으로 개막 3연전에서 2군에 머물렀던 외야수 김문호를 1군에 콜업해 선발 좌익수 겸 2번 타순에 배치해다. 롯데는 손아섭과 김문호로 테이블 세터진에 변화를 가져오는 한 편, 테이블 세터진에 있던 정훈을 7번 타순에 배치해 상대적으로 힘이 떨어졌던 하위 타선의 무게감을 더했다. 이 변화는 결과적으로 성공적이었다.
(부진 탈출 가능성 높인 롯데 4번 타자 아두치)
손아섭과 김문호는 각각 멀티 안타를 때려내며 테이블 세터로서 기대를 충족했다. 엇박자를 보였던 중심 타선 역시 3번 황재균이 3안타 3타점으로 시작으로 4번 아두치가 3안타 2타점, 5번 최준석이 2안타 3타점으로 동반 폭발했다. 특히, 시즌 개막 후 부진했던 아두치, 최준석 두 중심 타자의 동반 활약이 반가웠던 롯데였다.
전날 타선이 득점지원 부족으로 1점 차 패배를 당했던 SK는 선발 투수 윤희상이 경기 초반 난조로 조기에 강판당했고 그를 이어 마운드에 오른 박민호, 고효준 두 불펜 투수가 모두 난타당하며 대패를 피할 수 없었다. SK는 5이닝 동안 5개의 사사구를 얻었지만, 타선이 단 1안타에 그치며 득점 기회를 자신들의 것으로 만들지 못했다. 롯데 타선이 살아난 것과는 너무나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양 팀의 3회 초 말, 공방전의 결과가 승부의 흐름을 엇갈리게 했다. 롯데는 1회 말 선두타자 손아섭의 솔로 홈런으로 앞서나갔지만, 선발 투수 고원준의 예상치 못한 조기 강판에 마운드 운영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었다. 2회 초 두 번째 투수로 급히 마운드에 올랐던 이성민은 준비가 부족했고 3회 초 큰 위기에 빠졌다
SK는 선두 김강민의 몸맞는 공과 상대 실책, 행운의 내야 안타가 더해지면 무사 만루의 기회를 잡았다. 0 : 1 한 점 차를 극복하는 건 물론이고 대량 득점도 가능한 상황이었다. 마침 비까지 내리는 날씨는 SK에 호재가 될 수 있었다. 최정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동점이 되는 순간까지 경기는 SK의 흐름으로 이어지는 듯 보였다.
하지만 SK는 더 이상의 득점을 하지 못했다. 롯데 이성민은 무사 만루에서 정의윤을 실점 없이 범타 처리한 데 이어 박정권을 병살타로 처리하며 추가 실점을 막았다. SK로서는 전 날 경기에 이어 또다시 중심 타선에서 공격 흐름이 끊어진 순간이었다.
큰 위기를 넘긴 롯데는 3회 말부터 타선이 폭풍타를 몰아치며 승리 분위기를 만들어갔다. 3회 말 황재균의 2점 홈런과 아두치, 최준석의 연속 안타로 3득점 한 롯데는 4회 말 최준석의 홈런 포함 7안타를 몰아치며 7득점의 빅이닝을 만들었다. 어느새 양 팀의 점수 차는 10점까지 차이가 났고 폭우로 바뀐 비는 양 팀의 승부를 5회 말에서 끝나게 했다.
롯데는 대승과 더불어 선발 투수의 조기 강판에 따른 불펜 소모를 최소화하는 부수 이익도 얻었다. 필승 불펜진 역시 휴식을 하며 다음 경기를 위한 힘을 비축했다. 여기에 팀 타선이 답답함을 벗고 반등할 조짐을 보였다는 점도 긍정적이었다. SK는 시즌 개막전 이후 불안감을 보였던 마운드가 무너지며 연패에 빠지고 말았다. 타선이 연 이틀 침체한 모습을 보였다는 점도 SK에게는 패배를 더 아프게 했다.
이렇게 양 팀의 시즌 첫 3연전은 그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롯데는 위닝 시리즈를 확정했고 연승 분위기까지 만들었다. SK는 투.타의 균형이 무너지며 힘겨운 시즌 초반 분위기다. 대승과 대패라는 상반된 결과와 더불어 롯데에는 봄비가 반가운 단비 같았지만, SK에게는 우울함으로 다가오는 하루였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심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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