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대 NC 7월 7일] 불펜운영 실패 롯데, 끊지 못한 천적 사슬

어제는 선발진이 오늘은 불펜진이 무너졌다. 롯데가 유리한 경기 흐름을 지키지 못하고 대 NC전  패수를 더 쌓았다. 롯데는 7월 7일 NC전에서 4 : 1로 앞서던 7회 말 6실점 하는 등 경기 후반 마운드가 난조에 빠지며 4 : 8로 역전패했다. 롯데는 주중 2경기를 모두 NC에 내주며 2연패를 당한 건 물론이고 상대 전적 1승 8패의 절대 열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부상과 컨디션 난조로 긴 공백기를 가진 후 선발 등판한 롯데 송승준은 6이닝 3피안타 2사사구 5탈삼진 3실점의 퀄리티 스타트에 성공했다. 구위나 제구 변화구의 예리함 모두 과거 좋았을 때 모습을 재현하며 복귀 첫 선발 등판에서 승리투수 요건까지 갖췄지만, 불펜진이 그의 승리를 지키지 못했다. 결국, 송승준의 부활 투, 롯데 승리의 뉴스는 나올 수 없었다. 

롯데 포수 강민호는 1 : 1로 맞서던 6회 초 3점 홈런을 때려내는 등 2안타 3타점으로 공격에서 분전했지만, 그의 홈런은 결승 타점이 되지 않았다. 롯데는 강민호 외에 손아섭이 3안타로 최근 이어지고 있는 타격 부진 탈출의 가능성을 높였고 하위 타선의 문규현이 솔로 홈런을 때려는 등의 활약을 했지만, 팀 승리로는 연결되지 않았다. 

(빛 바랜 부활투, 롯데 송승준)

전날 타격감을 끌어올리며 롯데 마운드를 맹폭했던 NC는 롯데 선발 송승준의 호투에 뜨거웠던 타선의 방망이가 식은 듯 보였지만, 롯데 불펜이 본격 가동된 7회부터 타선이 다시 폭발하며 승부를 뒤집는 강팀의 저력을 보여줬다. 

특히, 7회 말 NC는 선두타자 테임즈의 안타로 시작된 기회에서 교체 선수로 경기에 나선 지석훈의 2점 홈런까지 상.하위 타선을 가리지 않고 4개의 안타를 더 추가하는 집중력을 선보였다. NC의 기세에 롯데는 마운드는 물론이고 수비까지 흔들리며 속절없이 실점했고 순식간에 경기 흐름이 변했다. 그것으로 사실상 승부는 결정됐다. 

NC 선발 이민호는 6회 초 실투 하나가 롯데 강민호의 3점 홈런과 연결되며 패전의 위기에 몰렸지만, 팀의 역전으로 고비를 넘겼다. 이민호는 비록 4실점 했지만, 5회까지 롯데 문규현에 솔로 홈런을 허용한 것 외에는 큰 위기 없이 호투하는 등 최근 경기에서의 부진함을 벗어날 가능성을 보였다. 

NC는 선발 이민호가 6회 초 추가 3실점 하자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김진성, 최금강으로 이어지는 필승 불펜진을 연이어 마운드에 올리며 추가 실점을 막는 공격적인 불펜 운영을 했다. 장맛비로 등판 공백이 길었던 불펜 투수들의 컨디션 유지와 함께 아직 승부가 끝나지 않았음을 선수들에게 인식시키는 벤치의 신호이기도 했다. 이런 NC의 불펜 운영을 결과적으로 성공적이었고 롯데로 완전히 기울 수 있는 경기 분위기를 다잡는 계기가 됐다. 

NC와 달리 롯데는 선발 투수 송승준은 조금 더 마운드에 올린 것이 패착이 됐다. 물론, 송승준의 투구 내용을 훌륭했고 투구 수도 여유가 있었다. 송승준은 그동안의 휴식으로 컨디션을 회복한 모습이었다. 직구 구위가 살아나면서 주 무기 포크볼도 위력을 더했다. 송승준은 2회 말 1실점 했지만, 이후 6회까지 단 한 명의 주자도 출루시키지 않는 완벽투로 NC 타선을 막아냈다. NC가 자랑하는 나성범, 테임즈, 이호준, 박석민의 나테이박 타선도 큰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롯데가 4 : 1로 앞서던 7회 말 투구 수 80개 안팎을 던진 송승준을 마운드에 계속 올리는 건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1군 경기에서 상당 기간 투구를 하지 않았던 송승준이었음을 고려하면 빠른 교체도 필요했다. 복귀 후 첫 1군 등판에서 투구 수 80개 전후로 힘이 급격히 떨어질 가능성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송승준은 7회 말 첫 타자 테임즈에 안타를 허용한 이후 이호준에 몸맞는공을 던지며 무사 1, 2루 위기에 몰렸다. 롯데는 이 위기에서 급히 필승 불펜 홍성민을 마운드에 올렸지만, 홍성민은 준비가 다소 부족한 모습이었다. 우려대로 홍성민은 NC 타선을 제어하지 못했고 계속되는 위기에 롯데는 가장 믿을 수 있는 불페투수 윤길현으로 마운드를 이어갔지만, 윤길현은 NC 지석훈에 2점 홈런을 허용하는 등 추가 3실점으로 팀의 계산에 한참 어긋나는 투구를 했다. 

7회 말 역전에 성공한 NC는 원종현, 마무리 임창민까지 빈틈없는 불펜 운영으로 승리를 확실히 지켰다. 이렇게 한 박자 빠른 불펜운영을 한 NC가 승부 흐름을 유지하며 승리를 가져갔다면 롯데는 한 번의 머뭇거림이 역전패의 결과를 초래했다. 결과론이지만, 불펜을 가동하고자 했다면 7회 말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시작할 필요가 있었다. 불펜 대결의 희비가 승패와 직결된 경기였다. 

롯데로서는 승리했다면 NC전 천적 관계를 벗어날 계기가 될 수 었었지만, 허망한 역전패로 그 기회를 잃고 말았다. 롯데는 주력 선발 투수들을 중위권 순위 경쟁팀인 LG와의 주말 3연전에 집중 투입하도록 했다고는 하지만, 투,타에서 NC와의 전력 차를 절감해야 하는 주중 2경기였다. 롯데는 팀 패배와 베테랑 선발 투수 송승준의 부활 투를 맞 바꾸는 것으로 만족하기에는 아쉬움이 큰 경기였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글 : 심종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