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 레이스를 앞둔 2016 프로야구, 올 시즌 가장 극적인 변화를 보인 팀은 삼성이다. 삼성은 지난 시즌 한국시리즈에서 두산에 패하긴 했지만, 5년 연속 정규리그 우승이라는 누구고 하지 못한 업적을 달성했다. 그 기간 삼성은 누구의 도전도 허락하지 않는 철옹성을 구축했다. 중간중간 전력 누수도 있었지만, 1위 팀의 위치는 견고했다.
하지만 올 시즌 삼성은 전반기 9위라는 그들에게는 너무나 낯선 위치에 자리했다. 한때 최하위까지 밀릴 정도로 삼성은 올 시즌 크게 고전하고 있다. 물론, 올 시즌 삼성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은 많았다. 베테랑 투수 트리오 윤성환, 안지만, 임차용이 좋은 않은 사건에 휘말려 전력에서 이탈했고 팀 타선에서 중추적 역할을 하던 박석민, 외국인 타자 나바로가 팀을 떠났기 때문이었다. 여기에 팀의 정신적 지주라 할 수 있는 이승엽의 40대 불혹의 선수가 됐다. 새롭게 재편된 외국인 선수 3명도 타팀에 비해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많았다.
무엇보다 이전 모 기업의 적극적인 지원이 줄어들고 자생력을 갖춘 구단으로 변모하는 과정에 따른 과도기적 충격도 선수단에는 큰 악재였다. 삼성은 5년간의 정규리그 우승 기간 외부 FA 영입은 거의 없었지만, 내부 FA 선수들을 잔류시키고 선수단 훈련시설과 재활 시설 등에 투자하면서 강한 팀의 입지를 유지했었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가 올 시즌 사라졌다는 건 큰 변화였다.
그럼에도 많은 이들은 삼성이 최소 포스트시즌에서 진출할 것으로 예상했다. 부자가 망해도 3년은 간다는 속담이 있듯이 그들의 5년간 누적된 챔피언의 노하우는 누구도 가지지 못한 무형의 전력이었기 때문이었다. 여기에 마무리 임창용을 방출하면서도 윤성환, 안지만은 많은 논란에도 팀 전력에 합류시키며 전력 누수도 크게 줄었다. 타선의 핵심이었던 박석민 나바로의 공백은 지난 시즌 기량이 급성장한 신에 구자욱과 전천후 내야수 조동찬, 새로운 외국인 타자 발디리스가 메워줄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에 대한 이런 예상은 시즌이 시작되고 경기를 치를수록 크게 빗나갔다. 우선 마운드의 부진이 심각했다. 새로운 외국인 투수 2인은 모두 기대와 달리 크게 부진하며 전력에 보탬이 되지 못했다. 선발 투수진의 한 축을 담당해야 할 장원삼은 노쇠화 현상을 보이며 힘겨운 투구를 거듭했다. 삼성으로서는 선발 투수 3자리가 모두 불안한 채 전반기를 보내야 했다. 그나마 선발진에서 고군분투하던 윤성환마저 여름이 되면서 페이스가 급격히 떨어졌다. 올 시즌 첫 선발투수로 자리한 김기태가 분전했지만, 선발진의 부진 현상을 그가 홀로 감당할 수 없었다.
불펜진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젊은 불펜 투수들은 여전히 불안했고 베테랑들도 믿음을 주지 못했다. 마무리 투수 역할을 해야 할 안지만은 지난 시즌과 완전히 다른 투수가 되며 신뢰감을 주지 않았다. 윤성환과 더불어 원정도박 파문에 휩싸이는 과정에서 동계훈련을 충실히 하지 못한 점이 문제였다. 여기에 새로운 마무리 심창민은 아직 풀타임 마무리를 맡기에는 경험에서 부족함이 있었다. 선발, 불펜진의 동반 부진은 삼성의 팀 방어율을 리그 최하위로 만들었다. 당연히 좋은 성적이 나올 수 없었다.
이런 마운드의 부진을 메워줄 타선도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 4번 타자 최형우가 주요 타격 부분 상위군에 자리하며 타선을 이끌었지만, 외로운 분전이었다. 올 시즌 기대를 모았던 신예 구자욱은 잦은 부상으로 전력에서 자주 이탈했고 삼성이 자랑하는 박해민, 배영섭, 박한이 등 외야진도 지난 시즌보다 못한 모습이었다. 내야진 역시 주전 도약을 예상됐던 조동찬이 부상과 부진으로 기대에 훨씬 못 미쳤고 유격수 김상수도 부상에 자주 시달렸다.
중심 타자로서 역할이 기대됐던 외국인 타자 나바로 역시 3루 수비는 비교적 안정적이었지만, 정작 외국인 타자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타격 능력에서 아쉬움이 많았다. 이런 악재들 속에 삼성은 강타선의 이미지가 크게 퇴색됐다. 중심 타선에 자리한 이승엽이 분전했지만, 40살을 넘긴 그가 팀의 전반적인 부진을 극복할 힘은 없었다.
이렇게 삼성은 투,타에서 전력의 난맥상을 드러냈다. 지난 5년간 많은 위기에도 이를 극복하고 1위 자리를 지켰던 그들이었지만, 올 시즌은 강팀의 이미지가 허물어져다. 새로운 현대식 구장에서 첫 시즌을 치르는 삼성이었지만, 성적 부진으로 그 기쁨을 맘껏 누릴 수도 없게 됐다. 급전직하한 성적은 5년 연속 정규리그 우승을 이끌었던 류중일 감독에 대한 지도력과 구단의 팀 운영에 전반에 대한 팬들의 비난을 불러왔다.
삼성은 전반기 삼성은 약팀으로 완벽히 추락했다. 삼성은 외국인 투수 2명의 모두 교체하며 마운드를 보강했다. 퇴출설까지 나돌던 외국인 타자 발디리스도 전반기 막판 타격감을 되살리는 모습을 보였고 부상에 부진에 시달리던 주력 선수들의 복귀도 예상돼 있다. 비록, 성적은 9위에 쳐져 있지만, 5위권과 격차가 5경기인 만큼 아직 포기할 단계도 아니다. 그들의 가지고 있는 전력을 다시 추스르고 극대화한다면 반전의 여지는 남아있다. 희망은 남아있지만, 당장 삼성은 더는 밀려서는 안 되는 위치에 있다. 과연 삼성이 후반기 반전을 이룰 수 있을지 삼성으로서는 5년간 지켜왔던 챔피언의 저력을 발휘해야 할 시점이다.
사진 : 삼성라이온즈 홈페이지, 글 : 심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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