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기를 마무리한 프로야구는 올스타전을 마치고 가을야구 진출을 위한 후반기 레이스를 앞두고 있다. 후반기는 올 시즌 최강 전력으로 여유 있는 1위를 달리고 있는 두산과 6월 높은 승률로 2위 자리를 굳건히 한 NC, 약체라는 평가를 뒤로하고 꾸준한 경기력으로 3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넥센이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을 높인 가운데 남은 2자리를 놓고 나머지 팀들이 경쟁하는 구도가 예상된다. 하위권에 자리한 팀도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상황이다.
트레이드가 쉽지 않은 현실에서 하위권 팀들은 전력 강화의 방편으로 외국인 선수 교체를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지난 시즌 활약했던 외국인 선수 3명과 재계약하며 외국인 선수 문제에서 벗아나있었던 롯데도 예외가 아니다. 롯데는 중심 타선에서 큰 역할을 했던 외국인 타자 아두치를 떠나보냈다. 성적 부진이나 부상은 아니었다. 아두치의 금지약물 복용 사실이 밝혀지고 장기간 출전금지 징계가 내려진 것이 큰 이유였다.
아두치가 경기력 강화를 위한 금지약물이 아닌 치료 목적의 약물복용이었다고는 하지만, 순위경쟁이 치열해지는 시점에 롯데는 후반기 상당 경기를 결정해야 하는 외국인 선수를 안고 갈 수 없었다. 여기에 그가 진통제를 복용해야 할 정도로 부상 정도가 심각하다는 점도 고려됐다. 여기에 아두치가 지난 시즌보다 타격면에서 성적지표가 떨어지는 것도 결정의 한 부분을 차지했다.
롯데는 아두치를 대신할 외국인 타자로 메이저리그 경력이 있는 외야수 저스틴 멕스웰을 선택했다. 외야 자원이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롯데로서는 내야 수비가 가능한 외국인 타자나 스피드가 있는 타자의 영입 가능성도 있었지만, 롯데는 아두치의 빈 자리를 메우는 것을 우선시했다.
멕스웰은 2005년 메이저리그 워싱턴에 지명을 받았고 2007시즌부터 메이저리그 경력을 쌓았다.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를 오가던 멕스웰은 2012시즌 휴스턴에서 주전으로 자리 잡으며 생애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그 해 멕스웰은 124경기에 출전해 18개의 홈런과 53타점을 기록했다. 타율은 0.229에 그쳤지만, 장타력과 타점 생산력에서 가능성을 보였다. 하지만 이후 멕스웰은 더 발전된 모습을 보이지 못했고 메이저리그에서 자신의 입지를 굳히지 못했다.
이후 몇 개의 팀을 전전하던 멕스웰은 2015시즌 샌프란시스코에서 100경기에 출전하며 반등의 기회를 잡았지만, 2할을 턱걸이라는 타율로는 그 입지를 굳힐 수 없었다. 2015시즌을 끝으로 멕스웰은 더는 메이저리그 경기에 나서지 못했고 마이너리그에 머물렀다. 30살을 훌쩍 넘긴 그의 나이와 더 발전하는 못하는 기량은 그에게 메이저승격의 가능성을 더 멀어지게 했다. 이런 그에게 롯데행은 새로운 도전이자 야구 인생의 돌파구일 수 있었다.
롯데는 멕스웰 영입을 통해 팀 타선의 파워 강화를 기대하는 것이 보인다. 롯데는 지난 시즌 팀 홈런 1위를 다투던 기억이 희미해질 정도로 장타력이 크게 떨어졌다. 전반기 롯데는 74개의 팀 홈런으로 이 부분 8위에 머물고 있다. 지난 시즌 타격 면에서 최고 시즌을 보냈던 선수들이 그에 버금가는 장타력을 기록하지 못하는 것이 큰 원인이다.
롯데의 중심 타선을 구성하고 있는 황재균, 최준석, 강민호, 손아섭 등이 모두 지난 시즌에 비해 성적 지표가 떨어졌다. 이는 롯데와 작별한 외국인 타자 아두치도 다르지 않았다. 롯데는 기동력 야구와 맞춤형 타순 구성 등 작전으로 이를 보완하고 있다. 하지만 롯데는 팀 타율 선두권을 유지하며 타선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면서도 공격에서 왠지 모를 허전함을 피할 수 없었다.
롯데로서는 장타를 때려낼 수 있는 4번 타자가 필요했다. 롯데는 그들의 외국인 선수 목록에서 멕스웰을 주목했다. 물론, 그의 기량이 내림세에 있다는 건 불안요소다. 지나치게 삼진 비율이 높다는 점은 변화구에 대한 약점을 보일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멕스웰은 그의 커리어 하이 시즌인 2012시즌에도 32개의 볼넷을 얻는 동안 무려 114개의 삼진을 기록했다. 올 시즌 마이너리그에서도 멕스웰은 61경기 25개의 볼넷에 61개의 삼진으로 볼넷, 삼진 비율에서 문제를 보였다. 자칫 공갈포가 될 우려를 가지고 있는 멕스웰이다.
이는 롯데도 분명 알고 있는 그의 약점이다. 그럼에도 롯데는 멕스웰이 아직 30대 초반이고 파워는 확실한 만큼 한 단계 낮은 레벨인 우리 리그에서 성공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비록 타율은 떨어져도 장타를 칠 수 있는 그의 존재만으로도 타선이 큰 힘이 될 수 있는 건 사실이다. 한화의 외국인 타자 로사리오가 바깥쪽 변화구에 큰 약점이 있으면서도 이를 극복하고 큰 활약을 하고 있는 점도 고려했을 수 있다. 로사리오처럼 멕스웰이 역시 자신의 코스를 제대로 공략해낸다면 공갈포에서 공포의 장타자가 될 여지는 충분하다.
롯데로서는 는 멕스웰이 4번 타자로 타선의 중심을 잡아준다면 수비부담이 큰 황재균, 강민호, 두 중심타자의 부담을 덜 수 있다. 최근 2군행 이후 심기일전한 최준석에 신예 김상호가 뒷받침하고 하위 타선에 맹위를 떨치고 있는 문규현까지 더해지면 롯데는 손아섭, 김문호 테이블 세터진까지 빈틈없는 타선 구축이 가능하다. 외야의 풍부한 자원들을 대타, 대주자 등으로 폭넓게 활용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물론, 이 모든건 멕스웰이 새로운 리그에서 잘 적응하고 자신의 역량을 잘 펼친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하지만 리그 중간 적응기가 없다는 점과 그가 주로 코너 외야수로 활약하며 그가 주로 맡아야 할 중견수 수비가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은 또 다른 불안요소다. 롯데는 이점보다는 장타를 때려낼 수 있는 거포의 가능성에 배팅했다. 그가 순조롭게 자리한다면 롯데 타선의 파워는 한층 강화될 수 있다.
롯데의 선택에 새로운 외국인 타자 멕스웰은 어떻게 응답할지, 이는 힘든 과정을 거쳐 포스트시즌 턱걸이 순위인 5위에 자리한 롯데에는 후반기 중요한 변수라 할 수 있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심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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