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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사구 8개, 폭투 3개, 여기에 실책 2까지 마운드, 수비에서 모두 불안감을 노출한 롯데가 사실상 승리를 헌납한 경기였다. 롯데와 삼성의 전반기 마지막 3연전 첫 경기에서 삼성은 롯데가 만들어준 승리 기회를 살려내며 8 : 4로 승리했다. 



삼성은 그들에게 너무나 낯설었던 최하위 자리를 벗어나 7위로 순위를 끌어올렸다. 삼성 선발 차우찬은 초반 불안한 투구로 투구수가 많이 늘어나며 무려 131개의 투구를 했지만, 6.2이닝 8피안타 3사사구 6탈삼진 3실점의 역투로 마운드를 지키며 시즌 4승에 성공했다. 차우찬은 개인적으로 수년간 이어진 롯데전 무패의 기록도 지켜냈다. 삼성 타선은 팀 5안타에 그쳤지만, 롯데 마운드 불안에 편승한 기회를 살려내며 3, 4, 5회 8득점으로 승리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이렇게 삼성이 편안한 승리를 가져갈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앞서 언급한 대로 롯데 마운드 난조였다. 롯데는 선발 노경은 3회부터 급격히 흔들리며 스스로 무너졌고 4회를 채 넘기지 못하고 마운드를 불펜에 넘겼다. 노경은은 공의 구위가 좋았음에도 3.1이닝 3피안타 4사사구 4실점의 투구로 시즌 5패째를 떠안았다. 롯데는 노경은이 6월 28일 삼성전 6이닝 무실점 호투의 기억을 되살리길 기대했지만, 노경은이 투구는 실망만을 안겨줬다. 





(아쉬웠던 투구 내용, 롯데 선발 노경은)




롯데는 불펜을 조기에 가동하며 박진형, 이성민을 차례로 마운드에 올렸지만, 이들마저 부진하며 경기 주도권을 완전히 내주고 말았다.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 선 박진형은 0.2이닝 투구에 사사구 3개를 선발 투수의 제구력 선발 투수의 제구 난조를 반복했고 그를 대신한 이성민마저 1이닝 동안 볼넷 2개를 허용하는 등 제구력 난조 돌림병에 걸린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들에 이어 김유영, 박시영이 3이닝 무실점 투구를 했지만, 이미 승부가 크게 기운 이후였다. 



마운드의 난조는 롯데 야수들에게도 영향을 주었다. 롯데는 1달 가까이 2군에 머물던 중심 타자 최준석을 6번 지명타자로 선발 기용하고 삼성 좌완 선발 차우찬에 대비한 선발 라인업으로 경기에 나섰다. 최근 체력적으로 힘든 기색이 역력했던 주전 외야수 김문호의 자리를 최근 깜짝 활약의 주인공 나경민이 대신했다. 



롯데의 맞춤형 라인업은 초반 적중했다. 롯데는 경기 초반 삼성 선발 차우찬이 제구에 어려움을 겪는 팀을 타 선취 3득점으로 기세를 올렸다. 그 중심에는 최준석이 있었다. 최준석은 2회 초 희생 플라이로 1타점을 기록했고 3회 초 2타점 적시 안타로 초반 팀의 3득점을 모두 책임졌다. 



삼성 선발 차우찬은 힘 있는 공을 던지면 공이 높게 형성되고 제구를 잡으려 던지는 공은 가운데 몰리면서 초반 힘겨운 모습이었다. 3회까지 그의 투구 내용은 긴 이닝을 버티기 힘들어 보였다. 하지만 차우찬은 어려운 가운데도 과감한 몸쪽 승부로 위기를 탈출하며 대량 실점을 막았다. 팀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선발 투수다운 위기관리 능력이었다. 



이런 차우찬을 삼성 타선, 아니 롯데 마운드가 도왔다. 3회 말 삼성은 적시타 하나 없이 3득점 하는 보기 드문 장면을 연출하며 3 : 3 동점을 만들었고 선발 투수 차우찬의 부담을 덜어주었다. 초반 1, 2회를 무난히 넘긴 롯데 선발 노경은은 2사 후 수비 실책으로 실점한 이후 크게 흔들렸다. 노경은은 2사 1, 3루에서 이승엽, 최형우에 연속 볼넷을 내주는 건 물론이고 폭투까지 더하며 삼성에 너무 쉽게 동점을 허용했다. 그의 약점인 멘탈적인 문제를 그대로 드러낸 3회 말이었다. 



결국, 노경은은 4회 말 삼성 이영욱에 역전 솔로 홈런을 내주고 마운드를 물러나야 했다. 하지만 롯데 마운드의 시련은 끝이 아니었다. 5회 말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던 박진형이 첫 타자 안타 출루이후 연속 몸맞는공을 내주며 무사 만루 위기에 몰렸기 때문이었다. 



박진형으로서는 팀이 1점 차로 뒤진 상황에서 보다 투지있고 집중력 있는 투구가 필요했지만, 박진형은 타자와의 승부에서 스스로 지고 들어가는 나약함을 보였다. 롯데는 무사 만루 위기에서 이성민에게 위기 탈출 임무를 맡겼지만, 그에게 주어진 상황이 너무 힘겨웠다. 폭투로 상대에 실점을 헌납한 이성민은 4실점을 한 이후에야 가까스로 수비를 끝냈다. 사사구와 폭투로 길어진 수비 시간 탓인지 롯데는 수비에서 실책을 더하며 실점을 더 늘어나게 했다. 



이렇게 롯데의 불안한 마운드는 승부를 일찍 결정짓게 했다. 팀의 계속된 득점을 힘을 얻은 삼성 선발 차우찬은 투구 수가 늘어날수록 오히려 더 안정적인 투구를 했고 더 이상의 실점을 하지 않았다. 4회부터 차우찬은 완전히 다른 투수가 됐다. 6회까지 추가 실점 없이 마운드를 지킨 차우찬은 7회 2사까지 잡아내며 최근 불안한 삼성 불펜진이 짐도 덜어주었다. 큰 위기가 아니었음에도 스스로 무너진 롯데 선발 노경은과는 크게 대조되는 차우찬이 투구였다. 



결국, 선발 투수의 역량에 큰 차이를 보인 경기는 삼성의 초반 리드가 끝까지 이어지며 그대로 마무리됐다. 롯데는 삼성보다 2배가 더 되는 11안타를 때려내며 나름 활발한 공격을 했지만, 너무 쉽게 실점했다. 마운드의 난조로 길어진 수비시간은 타자들의 타격감을 떨어뜨렸고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타선이 침묵하도록 했다. 



롯데는 오랜만에 1군에 복귀한 중심 타자 최준석이 2안타 3타점으로 활약하고 주력 타자인 손아섭, 황재균이 2안타 경기를 하며 힘을 냈지만, 그들만의 활약에 머물고 말았다. 오히려 경기 중 주전 포수 강민호가 부상으로 교체되는 악재가 겹치며 팀을 더 우울하게 했다. 



롯데는 분명 승리 가능성이 높았던 경기였다. 삼성은 최하위로 떨어지며 최근 팀 분위기가 최악이었다. 롯데는 이미 6월 말 삼성을 상대로 3경기 연속 끝내기 승리를 하며 상대전적에서 큰 우위를 보이고 있었다. 여기에 롯데는 주말 3연전에서 주력 선수들의 체력안배까지 하면서 경기에 대비했다. 하지만 이번 홈구장인 포항에서 유독 강한 삼성의 긍정 징크스를 극복하지 못했다. 삼성은 그들에게 희망의 땅인 포항에서 경기 운까지 수차례 더해지며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 



롯데는 1승이 소중한 시기에 또다시 어려움에 처한 팀을 돕는 수호천사(?) 역할을 했다. 이런 패배의 결과도 문제였지만, 경기 내용이 너무 좋지 않았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더할 수밖에 없는 경기였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심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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