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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LG와의 3연전에서 2연승 후 3차전에서 주력 선수들을 대거 선발 제외하는 라인업으로 무기력한 패배를 당했던 롯데, 이 패배로 위닝시리즈는 빛이 바랬고 롯데 조원우 감독은 연승 기대감이 높았던 팬들의 강한 비판을 받아야 했다. 물론, 5위 자리를 유지했고 실제 부상 우려가 있는 선수 보호 차원의 전략적 선택이 잘못된 건 아니었지만, 치열한 순위 싸움 와중에 상승세의 흐름을 스스로 끊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큰 건 사실이었다.



하지만 이런 논란 속에서도 대체 선수 한 명의 기용은 높은 평가를 받았다. 7월 9일 경기에서 전격 1군에 콜업된 외야수 나경민이 그 선수였다. 나경민은 올 시즌을 앞두고 2차 3라운드 24순위로 지명된 신인이었다. 이채로운 건 이런 신인이 처음 1군 경기에 나서게 되면 먼저 살피게 되는 퓨처스리그 성적이 나경민에게는 없었다는 점이었다. 



퓨처스리그에서 기량이 검증되지 않은 선수의 1군 발탁과 기용은 누구도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당시 롯데는 감기 증세로 컨디션이 좋지 않은 백업 내야수 이여상을 대신할 선수를 찾았고 2군이 장거리 원정을 떠난 상황에서 가까운 상동에 있던 3군 재활군에서 급히 선수를 콜업했다. 그 과정에서 선택된 선수가 나경민이었다. 








자칫 엔트리만 채우다 말소 될수도 있었던 나경민이었다. LG와의 접전은 그에게 기회가 됐다. 롯데는 7월 9일 경기에서 대수비 요원으로 나경민을 기용해야 했다. 나경민은 이 기회에서 수비뿐만 아니라 공격에서도 큰 활약을 했다. 나경민은 연장 11회까지 이어진 경기에서 볼넷 2개와 안타 하나를 때려내며 만만치 않은 공격력을 보였다. 무엇보다 투수와의 승부에서 끈질긴 면모를 유지하며 많은 공을 던지게 하고 출루한 후에는 공격적인 주루로 상대 배터리에 부담을 주는 모습은 지금까지 롯데 선수들에게서 찾아보기 힘든 플레이였다.



이 활약을 바탕으로 나경민은 7월 10일 경기에서 전격 선발 좌익수 겸 2번 타자로 중용됐다. 교체 출전보다 더 긴장이 될 수도 있는 경기였지만, 나경민은 신인답지 않게 여전히 타석에서 침착하면서도 끈질기고 매서운 타격을 했다. 당시 롯데 타선이 LG 선발 우규민에 고전하는 와중에도 나경민은 끈질긴 볼 카운트 승부로 우규민을 괴롭히며 그를 곤혹스럽게 했다. 



나경민은 그에게 주어진 타격 기회는 2번 뿐이었고 1개의 안타와 도루 실패를 기록한 것이 전부였지만, 리그 정상급 선발투수 우규민과의 승부는 그의 능력을 다시 한 번 입증하는 계기가 됐다. 오히려 그를 득점 기회에서 대타로 교체한 것이 아쉬웠을 정도였다. 결국, 주말 3연전 2경기에서의 좋은 경기력은 엔트리조정에도 그를 1군에 머물게 했다. 행운이 함께한 1군행이었지만, 나경민은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는 것은 기회를 잡게 됐다. 



나경민은 고교시절 빠른 스피드와 남다른 타격 능력으로 유망주로 주목을 받았던 선수였다. 그의 재능은 그를 고교 졸업후 메이저리그 진출로 이끌었다. 마이너에서도 나경민은 가능성 있는 선수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부상과 적응실패가 겹치며 나경민은 국내 복귀를 선택해야 했다. 그 과정에서 군 복무와 부상 치료로 상당한 공백이 있었지만, 롯데는 신인 지명에서 그를 선택했다. 



이후 나경민은 재활 군에서 부상 치료에 전념했고 최근에서야 실전 경기에 나선 상황이었다. 이런 나경민이 갑작스러운 1군 경기 출전에도 큰 활약을 했다는 점은 그의 야구 재능이 상당함을 보여주는 일이었다. 



여기에 나경민이 더 가치있는 건 롯데에 필요한 타자의 유형이라는 점이다. 지금 롯데 라인업에는 전형적인 1번 타자가 없다는 약점이 있다. 나경민은 빠른 스피드로 다양한 공격 옵션을 갖추고 선구안으로 많은 공을 골라낼 수 있는 선수다. 현재 롯데는 손아섭이 1번 타자를 맡고 있지만, 그는 공격적 성향의 선수로 1번보다는 중심 타선이 더 어울리는 선수다. 



나경민같은 타자가 1번 배치된다면 롯데 공격력은 짜임새를 더할 수 있다. 올 시즌 4할 타율을 상당 기간 유지하며 뛰어난 활약을 하던 좌익수 김문호도 체력적인 부담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공수.주.를 두루 갖춘 외야의 대체 자원이 있다는 점은 큰 힘이 될 수 있다. 



물론, 이제 1군에서 2경기만 치른 신인 선수에게 너무 큰 기대를 하는 무리한 일이다. 아직 나경민은 경기 경험이 크게 부족하고 새로운 외국인 타자가 합류하면 그가 계속 1군에 머물 수 있을지도 알 수 없다. 하지만 나경민은 이미 그의 재능을 인정받은 선수이고 마이너리그의 어려운 환경에서 선수생활을 했던 경험이 있다. 또한, 선수로서 성공하고자 하는 강한 의지와 절실함이 있다. 이런 점은 기존 선수들에게도 큰 자극제가 될 수 있다. 



힘든 시간을 지나 다시 그라운드에 돌아온 나경민이 롯데 외야진에서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 일단 지난 2경기 활약은 그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 놓은 건 분명하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심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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