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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초반부터 큰 기복 없이 상위권 자리를 지키고 있는 프로야구 넥센이 후반기 큰 승부수를 던졌다. 지난 시즌까지 큰 활약을 하다 올 시즌 시작 전 일본으로 떠났던 에이스 벤헤켄을 복귀시키고 제1선발 역할을 하던 피어밴드를 방출하기로 전격 결정했기 때문이다. 



넥센은 2014시즌 20승을 기록했던 리그 정상급 선발 투수를 보강하면서 선발진의 높이를 더 높였다. 나아가 포스트시즌에서 확실한 선발 카드를 확보하는 효과까지 얻었다. 더 놀라운 건 밴헤켄과의 계약이 인센티브만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넥센은 시즌 전 밴헤켄의 일본 프로야구 진출 당시 상당한 이적료까지 챙겼었다. 넥센은 그의 보유권을 유지한 탓에 외국인 선수 교체에 따른 재정적 부담까지 줄이는 효과까지 얻었다. 



2012시즌부터 넥센과 함께 한 벤헤켄은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기록하는 꾸준함을 보였고 2014시즌 정규시즌 20승의 대기록을 달성하며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지난 시즌에도 15승 8패의 에이스다운 성적으로 넥센의 선발 마운드를 굳건히 지켜냈다. 성적 외에도 밴헤켄은 2014, 2015시즌 연속으로 180이닝 이상을 책임졌고 타고투저 현상이 극심한 리그에서 3점대 방어율을 유지했다. 지난 시즌 193개의 삼진을 잡아내면서 볼넷은 67개에 불과할 정도로 제구도 정교했다. 이런 정규리그 활약과 함께 밴헤켄은 포스트시즌에서도 좋은 투구 내용을 선보이며 넥센이 상위권 팀으로 발돋움하는 데 있어 큰 역할은 절대적이었다. 








이런 밴헤켄의 일본 진출은 넥센에게는 큰 손실이었다. 가뜩이나 주력 선수들의 이적 러쉬와 부상이 이어지는 상황에도 그의 공백은 넥센을 하위권 전력으로 분류하는 결정적 요인 중 하나였다. 넥센으로서는 아쉬운 일이었지만, 이제 30대 후반에 이른 벤헤켄으로서는 더 늦기 전에 선수로서 더 좋은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 



하지만, 일본 리그에서 밴헤켄은 크게 고전했다. 직구의 구속이 떨어지면서 주 무기인 포크볼의 위력이 크게 반감됐다. 철저한 분석 야구를 하는 일본리그에도 적응하지 못했다. 밴헤켄은 올 시즌 초반 선발투수로 활약하다 이후 대부분의 시간을 2군에서 보내야 했다. 전반기가 끝나가는 시점에도 밴헤켄에게는 1군 등판의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고 방출통보를 받아야 했다. 



그가 자유의 몸이 되자 넥센이 움직였다. 이미 기량이 검증돼있고 팀과의 융화도 잘 이루고 있었던 밴헤켄이라면 전력에 상당한 보탬이 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마침 넥센은 올 시즌 기대 이상의 선전을 펼치며 상위권 자리를 굳게 지키는 상황이다. 큰 변수가 없다면 포스트 시즌 진출의 가능성 큰 넥센으로서는 정규시즌뿐만 아니라 가을야구에 대한 대비로 필요한 시점이었다. 여기에 넥센 선발진에 자리하고 있는 피어밴드, 멕그레거는 크게 부진하지는 않지만, 에이스 투수로서는 부족함이 있었다. 



문제는 밴헤켄의 일본리그에서 부진이 적응 실패에 따른 것인지 노쇠화에 따른 것인지에 대한 판단이었다. 무엇보다 직구의 구속이 크게 떨어졌다는 점은 그의 영입에 있어 큰 걸림돌이었다. 하지만 넥센은 그의 경험과 관록을 믿었다. 최근 그의 구위가 살아나고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 이미 타자 친화구장인 목동을 홈으로 쓰는 시기에도 20승, 15승을 달성했던 밴헤켄이라면 홈런에 대한 부담이 한층 줄어든 홈구장 고척돔에서 더 나은 투구가 가능하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넥센은 마지막 외국인 선수 교체카드를 사용했고 밴헤켄의 복귀는 금새 결실을 맺었다. 그와 동시에 교체될 외국인 투수 피어밴드의 웨이버 공시를 조기에 하면서 그의 새로운 팀으로의 이적 기회를 제공하는 명분도 함께 얻었다. 밴헤켄으로서도 선수생활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자신에게 익숙한 넥센이 최고의 선택지였다. 



이제 남은 건 밴헤켄이 지난 시즌과 같은 투구를 할 수 있을지 여부다. 제구가 안정되어 있고 부상만 없다면 충분히 제 몫을 다할 수 있는 밴헤켄이지만, 넥센이 기대하는 에이스의 면모를 보일 지는 지켜볼 부분이다. 우선 직구의 구위가 어느 정도인지가 관건이다. 일본 2군에서 훈련과 경기에 출전했다고는 했지만, 상당 기간 등판의 공백기가 있었다는 점도 불안요소다. 



밴헤켄은 우리 리그에서 뒤늦게 야구 인생을 꽃피웠다. 그의 극강의 주무기 포크볼도 우리 리그에서 완성됐다. 넥센은 그에게 좋은 기억을 안겨준 팀이다. 넥센도 마찬가지다. 잠깐의 이별 후 다시 돌아온 밴헤켄이 구관이 명관임을 입증하며 넥센이 기대하는 그 모습을 보일 수 있을지 넥센의 선택 결과가 주목된다. 



사진 : 넥센 히어로즈 홈페이지, 글 : 심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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